[경기시론] 이재명 후보 앞에 놓인 난제

2022.01.28 06:00:00 13면

 

 

이재명 후보 측과 민주당은 현재 상황을 비상 상황으로 인식하는 것 같다. 이재명 후보는 눈물로 읍소하고, 민주당은 대선과 같은 시기에 치러지는 국회의원 보궐선거 지역 중, 종로와 안성 그리고 청주 상당에 후보를 내지 않기로 했다.

 

과거 민주당은 자신의 말을 뒤집는 행위를 드물지 않게 했다. 지난 총선에서는 자기부정을 하며 위성정당을 만들었고, 서울과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는 자신들 스스로가 만든 룰을 뒤집어가며 후보를 냈다.

 

그런데 이번에는 갑자기 규칙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지금 여권 전체를 이토록 초조하게 만드는 원인은, 아마도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 정체일 것이다.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을 볼 때, 좋게 말하면 매우 “안정적”이라고 할 수 있지만, 부정적으로 말하면 “요지부동”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반면 윤석열 후보의 지지율은 춤을 춘다. 안철수 후보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불안정”하다. 이렇듯 지지율 유형이 다른 이유 중의 하나로, 각 후보들의 중도층 흡수 정도가 상이하다는 점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중도층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스윙보터라는 점이다. 스윙보터는 특정 정당 혹은 특정 정치인에 대한 충성도가 매우 낮다. 그렇기 때문에 후보에 대한 지지와 지지 철회를 손쉽게 한다. 이런 이유에서 중도적 유권자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후보들일수록, 지지율은 안정적이지 못하다.

 

반대로 진영을 지지하기 때문에 해당 진영의 후보를 지지하는 유권자들이나 후보 개인에 대한 선호로 해당 후보를 지지하는 유권자들이 많이 모인 진영의 후보 지지율은 안정적이지만, 확장성은 없다.

 

지금까지의 지지율 추세를 보면 윤석열, 안철수 후보는 전자의 유형, 이재명 후보는 후자의 유형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이렇듯 이재명 후보에게 중도층의 지지가 상대적으로 적게 몰리는 이유로, 2017년 탄핵 때 형성됐던 중도와 진보 진영 연합의 와해를 들 수 있다.

 

연대가 와해된 가장 큰 이유는, 문재인 정권의 실정(失政)때문이다. 부동산 실정, 그리고 소득주도성장과 코로나로 인한 경제 분야에서의 실정, 정치적으로 선과 악의 이분법적 균열 구조를 만든 점 등등 때문에, 중도와 진보 진영의 연합이 깨졌다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보자면 이재명 후보는 문재인 정권 실정의 피해자라고 할 수도 있다. 또 다른 이유로 후보 본인을 둘러싼 다양한 의혹 혹은 논란의 존재를 들 수 있다.

 

하지만 윤석열 후보 역시 다양한 의혹과 논란이 제기되고 있음을 감안하면, 이런 점이 큰 역할을 못 한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재명 후보에 대해 제기되고 있는 의혹 중 대장동 의혹과 같은 것은, 국민들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부동산 관련 문제이기 때문에, 그 영향력 또한 크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어쨌든 이재명 후보가 이런 난제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대선 승리 여부와 직결될 것임은 확실하다. 설 민심이 어떻게 움직일지 지켜봐야 하는 이유다.

신 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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