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노인도 러시아군 탱크에 맞서…우크라 인도적 지원 절실"

2022.03.01 10:05:20

키예프 탈출한 강현창 씨…"산모들도 대피소에 있어"
"마을 주민 100여명, 맨손으로 탱크 막아서니 탱크 돌아가"

 

 

"우크라이나가 정말 아름다운 나라거든요. 사람들도 굉장히 좋고요. 그런데 전쟁을 경험하고 다시 돌아갈 수 있을지…"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예프에서 10년간 거주했다는 강현창(41) 씨. 우크라이나 국영 가스회사인 나프토가즈의 가스투자 담당 임원인 그는 우여곡절 끝에 지난 27일(현지시간) 헝가리로 피신하는 데 성공했다.

 

강씨는 "25일부터 머리 위로 전투기가 지나가고 폭격을 받은 건물이 불타는 모습을 봤다"며 "이후 3일간 거의 잠을 자지 않고 27일 새벽 헝가리에 도착했다"고 전했다.

 

그는 "키예프에서 20시간 넘게 차로 이동해 도착한 서부 지역 도시 리비우에서 특별 기차를 탈 예정이었는데 결국 취소돼 타지 못했다"며 "폴란드로 향하는 육로도 거의 마비돼 대사관 측에서 헝가리로 향하는 경로를 짰다"고 말했다.

 

이어 "전면전 태세로 접어들면서 상황이 악화해 차량 행렬이 거의 3일 치 밀려 있었다"며 "우크라이나 국경 수비대 등과 협의한 제한 시간 내에 이동하지 못할 위기였지만 오중근 공사의 노력으로 도착할 수 있었다"고 감사를 전했다.

 

강씨는 키예프에 남아있는 다른 가족과 지인들을 통해 현지 상황을 전해 듣고 있다고 했다. 특히 러시아군과 우크라이나군을 외관상 구분하기 힘들다는 점을 우려했다.

 

강씨는 "러시아 공수부대 작전 중 하나로, 일반인 또는 우크라이나 현지 경찰 복장을 하고 테러를 하는 경우가 있다"며 "특수부대원이 아닌 젊은 여성이나 중년 여성들이 폭격 목표물을 형광 물질 등으로 표식할 때도 많아서 미리 알아채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계엄령 발표 이후에는 허용된 시간 이외에 길에 돌아다니는 일반인은 무조건 즉각 사살하라는 명령이 나왔다"며 "실제 러시아 스파이인지는 모르겠지만, 길에 돌아다니던 사람이 사살당하는 장면이 담긴 영상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 대부분이 시가전과 탱크를 이용한 전차전"이라며 "시체가 바닥에 널브러질 정도로 교전이 심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엄혹한 상황이지만 우크라이나 현지 민간인들은 적극적으로 맞서고 있다고 강씨는 전했다.

 

강씨는 "여성들이 매복해 있다가 러시아 탱크가 나오는 지점에 화염병 20∼30개를 던져 전소시키고, 할아버지와 할머니들이 탱크 부대 앞에서 '돌아가라'고 막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그는 "가장 감동적인 것은 마을 주민 100∼200명 정도가 무기를 하나도 들지 않은 채 탱크를 막아서니 탱크가 돌아가는 장면이었다"며 "이런 일들 때문에 러시아가 예상보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소셜 네트워크도 한 가지 큰 변수"라며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수도를 버리고 도망갔다' 등 흑색선전이나 교란, 거짓 정보를 실시간으로 팩트 체크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지에서도 통신과 전기, 수도, 가스, 은행 등 주요 시설은 정상적으로 운영 중"이라며 "만약 통신이 끊겼다면 우크라이나가 전선을 유지하지 못하고 이른 시일 내에 러시아가 계획했던 대로 무너졌을 것"이라고 했다.

 

또 "키예프 북쪽에 있는 큰 댐이 폭파되면 키예프가 반 이상 잠기게 되는데 그쪽에서도 교전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면서 "러시아가 정밀 타격 첫날 체르노빌 원전이나 그 댐을 파괴할 수도 있었는데 그럴 의도까지는 없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강씨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인도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강씨는 "아프거나 수술한 사람, 산모들도 다 그냥 대피소에 있고 그 와중에 숨진 사람들도 있을 것"이라며 "식료품과 의약품도 매우 부족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전쟁이 소강상태에 접어든 뒤보다 지금 지원이 필요하다"며 "전 세계적으로 우크라이나에 관심을 가지고 구제 금융을 하고 있는데 한국도 한 발 더 앞서서 인도적 차원에서 구조 물품이나 금융 지원을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변 국가들과의 관계뿐 아니라 문화적 측면에서도 한국은 우크라이나와 비슷한 점이 많고 배울 점도 있다"며 "저도 도울 수 있는 부분은 나서서 돕고 싶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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