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이 살린 경기도종합체육대회

2022.04.14 19:00:00 1면

용인시 보조경기장 건립, 미흡한 준비로 ‘공사 지연’
도민체전 개최 위해 당초 11월 마무리 → 4월말까지 밀려
아스팔트 물고임 현상 등 시설 미비로 육상연맹으로부터 '지적'
이창식 용인시의원 “미리부터 충분한 예산과 시간 확보했어야”

 

2022년 경기도종합체육대회가 개최지 용인시의 준비 부족으로 취소될 위기에 놓일 뻔 했지만 코로나19 확산 덕분에 대회가 연기돼 위기를 모면하게 됐다.


용인시는 당초 4월 14일 제68회 경기도체육대회 개막을 시작으로 5개 도내 종합대회를 치를 예정이었지만 지난 2월 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대회 연기를 발표했고 최근 8월 25일부터 10월 말사이에 대회를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문제는 용인시가 대회 주경기장으로 사용할 미르스타디움의 보조경기장 공사가 지연되면서 경기도체육대회를 치르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육상 경기장 공인을 아직까지 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용인시는 2022년 경기도종합체육대회 유치를 위해 지난 2020년 10월 미르스타디움 육상경기장을 제2종 공인 경기장으로 승인받기로 하고 보조경기장 조성 등 시설 정비를 추진한다고 발표한 데 이어 지난 해 4월에는 2021년 11월까지 보조경기장 건립 및 제2종 공인육상경기장 승인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6레인의 육상장과 다목적구장, 부대시설이 들어서는 보조경기장 건립에만 40억원의 예산을 투입한 용인시는 지난 해 7월 경기장 공인을 위한 대한육상연맹의 자문을 받은 데 이어 9월에는 보조경기장 공사업체로 선정했고 육상 트랙 설치와 인조잔디구장 공사를 위한 별도의 업체 선정도 마무리 했다.


이후 10월 20일 본격적인 기초공사가 시작됐지만 미르스타디움 인근 주민들이 비산먼지 발생 등을 우려해 민원을 제기하면서 공사가 중단됐다가 재개되는 가하면 겨울철에 공사를 진행하면서 날씨 등의 영향으로 공사 진행에 차질이 빚어졌다.

 

 

우여곡절 끝에 기초공사를 마친 용인시는 보조경기장 육상 트랙 우레탄 작업을 위해 지난 2월과 3월 각각 한 차례씩 대한육상연맹에 아스팔트 포설 자문을 요청했지만 모두 시설미비로 퇴짜를 맞았다.


대한육상연맹은 아스팔트 레벨 및 평탄성 자문결과, 전체적으로 ‘물고임 현상’에 대한 보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인 지적 내용은 ▲직선주로 스포츠캐빈 설치 예정 위치부터 배수구까지 레벨이 높음 ▲반원구역의 아스팔트와 잔디 사이에 설치된 경계부분이 높음 ▲1500m 출발지점 아스팔트 평탄성이 맞지 않음 등으로 이에 따른 아스팔트 절삭 또는 평탄작업을 요구했다.


대한육상연맹 관계자는 “운동장이 크다보니 토목하시는 분들이 작업하기 굉장히 까다롭다”면서 “특히 겨울공사가 변수가 많다. 준비가 많이 필요하고 날씨 영향이 크다. 아스팔트 깔아놓고도 그 이후에 침하작용이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잘잘못을 따지려는 것이 아니라 최대한 운동장을 잘 만들기 위해 위원들이 현장에 나가고 (아스팔트 위에) 우레탄을 덮어버리면 끝이기 때문에 대충 볼 수 없다. 기초를 잘 다져야 한다. 대회를 앞두고 빨리빨리 진행하다보면 더 큰 하자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용인시가 미비된 사항을 보완되는 대로 재점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용인시는 현재 대한육상연맹에 아스팔트 포설 관련 점검을 다시 요청했고 15일 재점검이 진행될 예정이다.


대한육상연맹이 아스파트 포설에 대해 추가 보완을 요청하지 않으면 19일 우레탄 자재가 들어와 본격적인 레인설치 작업이 시작된다.


용인시는 오는 22일까지 아스팔트 포설을 포함해 적어도 열흘 안에는 마감을 짓는다는 계획이지만 이미 공사 및 경기장 공인 일정이 꼬일대로 꼬인 상황에서 계획대로 공사가 마무리 될 지는 미지수다.


공사 관계자는 “아스팔트 포설 관련해서 계속 보수 작업 중이다. 겨울에 다짐 작업을 하다보니 지반이 침하되고 물이 고이는 구간이 있다”면서 “공사 기간을 앞당기기 위해 눈이 오고 흙이 언 상태에서도 동절기 작업을 추진했다. 올해 4월에 무조건 대회를 연다고 해서 무리하게 진행한 면이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오히려 동절기 전에 더 빨리 발주했으면 진작 공사가 끝났을 텐데 예산 탓에 공사 발주도 늦었다고 하더라”고 덧붙였다.


용인시의회 이창식 의원은 “시설문제는 단순히 보조경기장 뿐만이 아니다. 누구를 위한 행정인지 알 수 없다. 용인시가 도민체전을 처음 치르는데 준비가 부족했다. 오로지 대회유치만을 위해 용인 시민이 매를 맞은 격”이라면서 “중장기적인 비전과 계획 없이 졸속으로 하다 보니 예산집행 문제부터 대회 이후의 활용 계획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체육계에서도 지난 해 3월 2022년 경기도종합체육대회 유치를 확정한 용인시가 경기장 공인 등에 대회 개최 준비에 보다 철저하게 준비했다면 벌어지지 않았을 일이라며 코로나19 확산으로 대회가 연기된 것을 오히려 다행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용인시 관계자는 “연맹 공인이 늦어지고 있다. 공사 특성상 비가 오면 작업을 못하는데 물고임 현상이 여전히 해결이 안 돼 그 작업만 반복하고 있다. 다른 쪽 공사도 지연되고 있다. 보완요청이 계속 내려와 끝나려면 적어도 4월말까지 걸린다. 아무래도 시기에 맞춰 진행하다보니 여러 변수를 고려하지 못했다. 언제까지 공인받는다고 확답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경기신문 = 김세영 기자 ]

김세영 기자 youngbird@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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