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사색] 북한의 현대식 주택 건설에 대한 단상

2022.04.22 06:00:00 13면

 

북한은 4월 13일 평양 보통강 강안 다락식 주택구 준공식을 김정은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한 영상을 공개하였다. 김일성과 김정일 사망 시 중대보도를 낭독했던 리춘히 방송원에게 배정된 주택에 김정은이 방문해서 주택 내부를 살펴보았다. 79세의 리춘히는 연신 기쁘고 행복한 모습을 보였고 김정은은 앞으로도 방송 활동을 잘해줄 것을 당부했다고 한다. 이번에 준공된 보통강 강안 다락식 주택구는 북한이 2021년 8차 당대회에서 제시한 평양 5만 세대 건설과는 별도로 북한 주요 부문 공로자들을 위해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가 나서서 조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을 움직여 나가는 핵심 인물들에 대한 보상이자 지속적인 충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인 셈이다. 

 

보통강 강안 다락식 주택구 지역은 김일성이 ‘금수산 태양궁전’으로 70년대에 가기 이전까지 거주했던 사저인 ‘5호 댁’이 있던 부지로, ‘백두혈통’을 강조하는 북한에게는 매우 상징적 장소이다. 그런데 김정은은 이러한 ‘혁명사적지’를 보존하는 대신 과감하게 헐어서 현대식 강변 테라스 고급주택을 지어 충성심 강한 인물들에게 선사하였다. 김정은은 아마도 자신이 내세우는 ‘인민대중 제일주의’와 ‘애민정신’을 보여주고 싶었을 것이다. 그러나 평양시민이 아닌 함경도와 자강도 등 대북제재와 코로나로 힘든 생활을 하고 있는 여타 북한 주민들의 느낌은 어떠했을까? 북한 지도부는 북한 주민들이 언젠가는 저런 집에서 살 수 있겠지 하는 대리만족과 함께 북한 지도자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휘황찬 성과를 내는 걸출한 지도자이니 절대 숭모하고 어떤 지시든 무조건 따라야겠다고 생각하기를 기대할 것이다.

 

북한은 ‘금수산 태양궁전’ 부근을 ‘화성 구역’으로 지정하고 현대적인 시가지 조성 노력도 하고 있다. 평양 5만 세대 건설, 검덕지구 1만 5000세대 건설, 현대적인 사회주의 농촌 건설 등 건설 부분은 대북 제재하에서 유일하게 자체적으로 성과를 낼 수 있는 분야라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혁명 열기로 일궈 세워진’ 건물 안에 무엇을 채워 넣느냐가 중요하다. 2년 전 김정은이 직접 참석한 평양현대식종합병원은 아직까지 완공되었다는 소식이 없다. 병원 건물은 지을 수 있지만 첨단 의료 기자재와 내부시설은 북한이 말하는 ‘자력갱생’의 정신으로, 북한 지도자의 ‘애민정신’으로만 채워질 수는 없다. 

 

김정은은 경제 민생 행보와 함께 ‘신형전술유도무기 시험발사’에 참관해서 전술핵 운용의 효과성 강화 등 군사적 도발 행보도 병행하고 있다. 우리 및 미국의 양보를 얻기 위한 행보이든 아니면 우크라이나 전쟁과 정권교체기로 어수선한 틈을 이용한 군사력 강화 의도이든 분명한 것은 북한이 핵을 내려놓고 변화하지 않으면 북한이 원하는 상황은 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김형석
저작권자 © 경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흥덕4로 15번길 3-11 (영덕동 1111-2) 경기신문사 | 대표전화 : 031) 268-8114 | 팩스 : 031) 268-8393 | 청소년보호책임자 : 엄순엽 법인명 : ㈜경기신문사 | 제호 : 경기신문 | 등록번호 : 경기 가 00006 | 등록일 : 2002-04-06 | 발행일 : 2002-04-06 | 발행인·편집인 : 김대훈 | ISSN 2635-9790 경기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2020 경기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kg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