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따라 흔들리면 안 돼…‘경기도만의 성평등 정책’ 지속 추진해야”

2022.05.26 06:00:00 10면

경기도여성가족재단 ‘새로운 미래, 민선8기 경기도 성평등 정책은?’ 좌담회

現 윤석열 정부 여가부 폐지 논란 등
미래 성평등 정책 예측 어려운 시기
기존 성과 퇴행 않게 하는 것이 관건

민선7기서 道 성평등지수 상승했으나
2020년 코로나19 겪으며 한단계 하락
경제활동참가율·의사결정 등 개선 필요

민선7기 성과 이어받고 한계는 넘어야
생애주기·고용형태·지역별 정책 세분화
단계적으로 확산하면서 사업 추진을

경기도여성가족재단(이하 재단)이 지난 23일 ‘새로운 미래, 민선8기 경기도 성평등 정책은?’을 주제로 좌담회를 열었다. 민선7기 경기도가 펼친 성평등 정책의 성과를 살피고, 앞으로 민선8기가 추진해야 할 과제는 무엇인지를 논하는 자리였다.

 

진행은 정정옥 재단 대표이사가 맡았다. 정혜원 재단 정책연구실장의 발제 후 김희은 재단 이사장, 신필균 복지국가여성연대 대표, 홍미영 전 국회의원, 이정아 경기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의 토론이 이어졌다.

 

참석자들은 “선출직에 따라 경기도의 성평등 정책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면서, “다양화 시대에 걸맞게 계층·도시 유형·생애주기별로 정책이 더욱 촘촘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편집자 주]

 

 

 

◆ “예측 어려운 대변혁의 시대…당당하고 의연하게 가자”

 

좌담회 시작 전 참석자들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았다. 오랜만에 얼굴을 마주하는 것일 텐데, 반갑게 인사를 나누지도 않았다. 조금 과장을 보태 ‘무거운’ 분위기였다.


이유가 있었다. 국무총리를 포함해 19명 국무위원 중 여성은 3명, 부처 차관과 차관급 인사 41명 중 여성은 2명. 심지어 여성정책을 담당하는 여성가족부 장관으로 여가부 폐지에 동의한다는 사람을 임명했다. 그러면서도 ‘여성의 기회를 보장하겠다’고 말하는 대통령.

 

이런 상황 속에 윤석열 정부의 성평등 정책이 어떻게 펼쳐질지, 또한 이것이 민선8기 경기도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예측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발제 직후 김희은 재단 이사장은 “그동안 잘해온 여성운동의 성과가 그대로 이어질지, 아니면 퇴행할지 모르겠다. 분명한 건 대변혁의 시대가 될 것이다”면서 “지금까지 해온 성과가 퇴행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관건이다”는 말로 현재와 앞으로 상황을 정리했다.

 

이에 정정옥 대표이사는 “국가는 국가고, 경기도는 경기도다. 당당하고 의연하게 목소리를 잘 정돈해서 제안하는 것이 우리 재단의 의미와 임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 경기도 성평등 수준, 하위권→중상위권→중하위권

 

발제를 맡은 정혜원 재단 정책연구실장은 민선7기 경기도 성평등 정책의 성과를 살피기 위해 ▲지역 성평등 지수 ▲성평등 중장기 계획 및 공약사업 이행 점검 ▲주요 성평등 이슈(텔레그램 성착취, 코로나19)에 대한 정책 대응 등 크게 3가지를 살폈다.

 

먼저 경기도의 지역 성평등 지수는 민선7기에서 전반적으로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 실장이 여성가족부의 ‘2021년 지역 성평등 보고서’를 재구성한 내용에 따르면, 경기도의 지역 성평등 지수는 2017년 하위권이었으나, 민선7기 출범 이후인 2018년부터 중상위권으로 진입하여 유지되다 2020년 중하위권으로 한 단계 하락했다.

 

세부적으로는 교육·직업훈련 분야가 상대적으로 상위권에 있으나, 경제활동참가율·의사결정·공적연금가입자 비율은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상위권을 유지하다 중하위권으로 한 단계 하락한 이유에 대해 정 실장은 “코로나19로 인해 도내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이 악화되고, 이에 따라 스트레스 인지율이 높아진 탓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 민선7기 ‘양성평등기본계획’ 수립하고 다양한 사업 추진

 

민선7기는 ‘제1차 경기도 양성평등기본계획’(2018~2022)을 수립하고, 여성가족분야 공약을 지키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 실장은 이를 크게 ▲여성 대표성 제고 및 성평등 실현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 ▲여성 일자리 보장 ▲일·생활 균형 기반 구축 및 돌봄 ▲젠더폭력 방지 ▲성평등 의식과 문화 확산 등 5개 범주로 나누어 성과를 분석했다.

 

여성 대표성 제고와 관련해 정 실장은 “대상과 목표가 명확했던 만큼 유의미한 결과를 보였다”고 말했다. 도의 5급 이상 관리직 여성 공무원 및 각종 위원회 위촉직 여성위원 비율은 59.3%로 확대됐다. 또한 도는 전국 최초로 전 공공기관 성평등위원회(26개소)를 설치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다.

 

아울러 도는 여성 일자리 보장을 위해 생애 주기별 수요 맞춤형 여성고용서비스 지원을 강화했고, 경력단절 여성의 재도약을 돕는 취업지원금을 월 30만 원씩 3개월 동안 지원하기도 했다.

 

성평등한 일·생활 균형 지원 플랫폼 ‘워라밸 링크’를 운영해 맞춤형 정보를 제공했으며, 가족친화 일하기 좋은 기업 인증(30개사)을 통해 기업의 가족친화 경영 문화를 확산하려 했다. 돌봄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지역 돌봄 거점인 아동돌봄센터도 4개소를 설치·운영했다.

 

젠더폭력 방지 부문에서는 광역 최초로 ‘디지털성범죄 피해자 원스톱지원센터’를 지난해 초 설치한 것이 눈에 띄었다. 이는 n번방 성착취 사태 등이 벌어졌을 때 재빠른 정책 대응을 펼친 것으로 평가받았다. 광역 최초로 자치경찰과 가정폭력·성폭력 공동대응체계를 구축한 것 역시 민선7기의 성과 중 하나였다.

 

또한 코로나19라는 얘기하지 못한 환경변화에도 도는 능동적으로 대응했다. 재단과 ‘포스트코로나 시대 여성가족정책 변화와 미래정책 방향에 대한 조사연구’를 진행하는 등 수요에 맞는 미래 정책을 연구하고 제안하게 했다.

 

◆ 앞으로 성평등 정책은 더 촘촘해지고, 경기도 특성 고려해야

 

민선7기가 다양한 사업을 추진한 것은 긍정적 성과이나 한계도 드러났다. 정 실장은 “대상과 목표가 명확할 때 성과가 뚜렷한 경향을 보였다”면서 “다양한 도민을 포함할 수 있도록 타깃과 범위를 촘촘히 하여 단계적으로 사업을 확산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코로나19 이후 그동안 직면하지 못한 성불평등 위기가 찾아왔다”며 “대안으로 새로운 형태의 기획과 내용이 필요하며 경기도의 특성을 고려한 포괄적 해결 방법이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일하는 시민에 대한 성평등 전략 ▲돌봄의 사회적 가치 제고 ▲모든 형태의 젠더폭력 감소 및 대응전략 내실화 ▲성평등 책무성 및 자율성 강화 전략 등 4개 부분의 정책과제를 제안했다.

 

이날 참석자들도 생애주기·계층·고용형태·도시별로 촘촘히 세분화하면서도, 경기도라는 지역의 특성을 고려한 정책이 필요하다는 데에 의견을 같이했다.

 

김희은 이사장은 “재단이 도 여성가족정책에 대한 연구와 성평등 사업을 잘해왔지만, 달라진 시대에 맞게 틀거리를 바꿔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대남·이대녀’ 문제나 ‘페미코인’이란 용어, ‘역차별 주장’ 등을 고려할 때 성평등 교육의 방식이나 내용이 연령·성별·대상 등에 따라 달라야 한다”는 의견을 전했다.

 

신필균 대표는 경기도 특성에 맞는 연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노동시장에서 제도권 밖으로 밀려나는 여성들에 대한 연구를 하더라도 중앙보다 경기도가 오히려 깊게 파헤치고 정책 전략 면에서 유리한 점이 있다”며 “경기도 안에서라도 관련 과거 데이터 수집과 통계를 심층적으로 쌓아가야 지속가능성 있는 정책 방향들이 나올 것이다”고 조언했다.

 

홍미영 전 의원은 “경기도에 인구 100만이 넘는 특례시를 비롯해 소도시, 농촌 등 다양한 기초단위 정부들이 있는 만큼, 각 지역의 특성에 맞는 정책을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이정아 경기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는 “디지털성폭력의 경우 재단에서 경기도 디지털성범죄피해자원스톱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지만, 현장에서 느끼는 것은 재단 뿐만 아니라 지역별로 협력해 경기도가 플랫폼 콘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그림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참석자들의 이야기를 들은 정정옥 대표는 “말씀 주신 과제들이 실효성이 있으려면 관련 연구들을 미리 추진해 놓고, 이 내용을 도의회와 협조해서 조례 등으로 실현되도록 할 필요가 있다”며 “행정부서와도 장단기 과제를 구분해서 현재 실행하고 있는 것도 있고 실행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도 있는데, 앞으로도 계속해서 정책과제들을 점검하겠다”고 했다.

 

제공=경기도여성가족재단

[ 경기신문 = 유연석 기자 ]

유연석 기자 ccbbk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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