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사색] 중러의 북한 뒷배 역할, 그리고 북한의 선택

2022.06.03 06:00:00 15면

 

최근 유엔 안보리에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등 북한의 도발행위에 대한 추가 대북제재 결의안이 유엔 안보리 이사국의 압도적 찬성에도 불구하고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채택되지 못했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무기력한 대응에 이어 이번 북한의 유엔 결의 위반행위에 대해서도 효과적인 제재를 하지 못함에 따라 ‘무용론’과 함께 상임이사국 비토권 거부 등 안보리 의사결정 변화 요구가 강하게 제기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문제에 대해 중국과 러시아가 보여준 입장은 북한의 안전 우려에 미국 등 상대국가가 적절한 고려와 상응 조치를 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입장은 북한 도발에 따른 동북아 지역과 세계인들의 불안은 등한시한 체 같은 진영의 북한만 감싸고 도는 ‘편파적 입장’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지금의 한반도 정세가 갈등과 대결에서 평화와 협력, 번영으로 가기위해서 일부에서는 남북한과 미국이 2018년으로 돌아가면 된다고 하지만 2018년과 2022년은 상황이 다르다. 코로나 19라는 팬데믹이 있고 2018년의 탐색적 대화가 북한 핵문제 해결과 적대관계라는 근본문제 진전이 없이는 의미있는 성과를 낼 수 없고 그 여파로 남북관계는 한발짝도 나아갈 수 없으며 오히려 퇴보한다는 불편한 진실을 마주하고 있다.

 

현재 바이든 정부와 윤석열 정부는 북한의 핵과 도발에는 엄정하게 대응하되, 대화의 문은 열어두고 외교적 방법으로 문제를 풀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북한이 말한 ‘강대강’과 ‘선대선’ 중 ‘선대선’에 중점을 두면서 북한이 조건없이 대화의 무대로 나와 자신들의 요구 사항을 설명하면 된다는 것이다. 현재 북한은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불공정한 기준’과 ‘대북적대시 정책’ 폐기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용어 자체가 개념적이어서 무엇을 말하는지 구체성과 명확성이 결여되어 있고, 대화의 무대에 나와서 요구할 수 있다고 하는데도 굳이 대화에 나서지 않고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삼고 있는 모습이 자연스럽지 못하다. 상호 갈등이 있는 관계에서 소통이 되지 않으면 상대에 대한 불신과 오해가 누적되고 원치 않은 상황에 봉착할 수 있다. 지금의 한반도 정세가 그렇다. 우리와 미국, 그리고 북한은 나름대로 입장을 명확히 했다고 하지만 각자가 상대방 입장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점검이 필요하다. 대화의 무대가 바로 이러한 점검을 가능하게 할 것이며 현 시점에서 대화가 필요한 이유이다.

 

현재 상황에서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북한이 아무런 조건없이 활짝 열린 문을 통해 대화의 무대에 나오는 것이 우선이다. 북한 지도부는 한국과 미국이 내미는 대화의 손길을 잡고 2022년의 변화된 환경에 맞게 새롭게 적응해 나오기를 기대한다. 

김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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