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민의힘, 지난 야당 5년 벌써 잊었나

2022.06.17 06:00:00 13면

당 결속‧쇄신으로 국정운영 힘 보태야

국민의힘이 불안 불안하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4·7 재보선을 시작으로 올해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연승하며 어엿한 집권여당으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최근 당내 불협화음을 잇따라 노출하며 집권당으로서의 막중한 책임을 잊어버린 것 같다. 

 

지방선거가 끝나자 당내 공부 모임이라는 ‘민들레’가 추진돼 때아닌 ‘친윤(친윤석열)’ 세력화의 계파 논쟁을 일으켰다. 당 안팎의 차가운 시선에 주춤하고 있지만 모임의 공동간사를 맡은 이용호 의원은 “소나기는 오래가지 않는다”며 재추진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내부 결속을 통해 거대야당을 상대해도 모자랄판에 당내 분열을 자초하고 있다. 민들레 모임은 이쯤에서 멈춰야 한다. 아무리 순수한 동기에서 출발했다 하더라도 다수로부터 또 외부로부터 그렇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모임의 동력이나 명분은 상실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임을 강행하려 한다면 윤석열 대통령에게 정말 도움이 될지 냉정하게 판단해보라. 

 

또 이준석 대표의 우크라이나 방문과 혁신위원회 구성을 둘러싼 당내 갈등도 국민들 입장에서는 매우 불편하다. 이 사안이 당 대표와 5선 중진의원이 난타전을 벌인 문제인가. 특히 친윤계로 분류되는 배현진 최고위원이 혁신위에 대해 “자잘한 사조직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고 한 대목에서는 귀를 의심케 한다. 이 대표가 최재형 의원을 위원장으로 내세운 혁신위 출범 과정에서 2024년 총선 공천 등 의제를 둘러싸고 입장 차이를 보일 수 있다. 그렇지만 혁신위 자체를 사조직 프레임으로 몰아가려는 인식에는 놀라울 따름이다. 

 

여기에 국민의힘과 합당한 국민의당 최고위원 몫을 놓고 이 대표와 안철수 의원 사이에 표출된 갈등도 우려스럽다. 안 의원이 국민의당 출신이 아닌 친윤계의 국민의힘 정점식 의원을 추천하면서 안 의원의 ‘이 대표 흔들기’ 등 다양한 해석이 분출하고 있다. 특히 이 대표의 성접대 의혹을 다룰 윤리위가 이달 말로 예정돼 있다. 지방선거 이후 민들레 모임과 혁신위 구성 등과 관련한 여권내 총체적 난기류는 민생과는 거리가 멀다. 차기 총선 공천과 이에 앞선 당권 등 자신들의 눈높이, 주도권 쟁탈전이다. 그래서 당 대표와 원내대표, 윤핵관에다 안 의원까지 주요 인사들이 대거 링위로 출전한 것이다. 

 

새집권세력이 된 국민의힘은 중앙과 지방정부까지 파이가 커졌다. 힘이 비대해지면 원심력이 작용한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쓰나미가 국가와 서민경제를 덮치고 있다. 윤 정부가 출범한 지 40여일이 지났지만 21대 국회 후반기 원구성이 늦어지고 사회부총리(교육부 장관)‧보건복지부 장관은 아직 공석이다. 이준석 대표는 최근 기자회견 등을 통해 “새누리당은 여당으로 안주하고 독주하는 오만한 집단이었기 때문에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이르렀다”“이겼다고 자만하는 게 아니라 더 혁신하고 개혁해 윤 정부의 성공을 위해 뛰겠다”고 말했다. 

 

현시점에서 여당의 할 일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 여야 협치와 정치력으로 국회를 정상 가동시켜야 한다. 둘째 공천 개혁 등 정당혁신을 주도해 국정동력의 분위기를 띄워줘야 한다. 이것을 외면한 집권당에게는 오만과 무능이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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