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보약] 공감 그리고 자비심 연습

2022.06.22 06:00:00 13면

 

최근 달라이 라마의 영어 통역자로 활동했고 스탠퍼드 대학 자비명상 프로그램의 개발자인 툽텐 진파 박사의 “공감과 자비의 과학”으로 워크숍이 있었다. 그는 달라이 라마의 말을 통역하듯이 불교수행에서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점을 재구성해서 세상에 알리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었다고 한다, 근본적 의문이 들었다, 공감과 자비의 훈련이 왜 필요할까?

 

공감은 타인의 감정을 느끼고 이해하는 것이다. 장자의 『인간세(人間世)』에서 ‘귀로 듣지 말고 마음으로 들어라, 마음으로 듣지 말고 기로 들어라, 귀는 듣는 것에 머물고 마음은 상징에 머문다, 기라는 것은 텅 비어 있으면서 외물을 맞이 하는 것이다,’ 라고 한 것과 유사하다. 사람은 타인이 행동하는 것을 보고 있거나 말하는 것만 듣고 있어도 거울 뉴런이 실제 자신이 그 행동을 하는 것처럼 활성화 된다, 공감을 통해 우리는 타인과 연결 될 수 있다,

 

자비심은 넓은 의미에서 타인의 고통을 마주했을 때 일어나는 것으로 타인의 고통이 사라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자비심의 근간에는 인간의 취약성과 보편성에 대한 이해가 있다. 영원한 것은 없다, 우리 모두는 지구상에 살고 있는 유한한 인간으로 예기치 않은 사건으로 고통받을 수 있고 모두 언젠가 병들고 죽기 마련이다, 내가 그렇듯이 다른 사람들도 고통을 피하고 싶고 건강하고 행복하기를 바란다. 툽텐진파는 책 (두려움 없는 마음)에서 ‘자비심이 일어나면 먼저 알아차리고 무의식적으로 그 상황이 나아지기를 바라고, 고통당하고 있는 사람을 돕고 싶다는 마음을 행동으로 옮긴다“고 한다. 공감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최근 국제명상엑스포에서 독일의 신경과학자이자 심리학자인 타니아 싱어는 흥미로운 연구를 발표했다. 연구 중 티벳승려들을 대상으로 아이들의 굶주리고 고통을 받고 있는 장면을 비디오로 보여주며 뇌자기공명영상을 촬영하였는데 공감은 자비와 뇌가 활성화되는 부위가 다르다는 것을 발견했다. 공감할 때는 고통과 관련 부위가 활성화되고 자비심은 뇌의 긍정적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부위가 활성화되었다. 고통에 대한 지속적 공감은 소진을 불러오지만 자비심은 그렇지 않다. 공감을 넘어선다. 그녀는 9개월의 자비심 훈련 과정 후에 주의력이 향상되고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솔 호르몬의 분비가 유의하게 감소했다고 보고한다. 자비심 훈련은 주관적 스트레스 느낌과 별개로 스트레스 호르몬이 감소해 몸의 건강에 직접 도움이 된다.

 

자비는 자신에게도 향하는 것이 조화롭다. ‘내 이웃을 내 몸같이 사랑하기’ 위해서도 그렇다.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익숙해진 수치심과 자기비난때문일까? 많은 이들이-한 연구는 무려 78%이다- 타인에 대한 자비를 보내는 것이 자기에 보내는 것 보다 쉽다고 한다.

 

자기자비는 자신에게 친절을 보내고 마음챙김으로 자신을 돌본다. 지금 여기에서 내가 겪는 고통은 나 혼자만의 것이 아닌 인간이 보편적으로 겪는 큰 맥락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통찰한다.

 

배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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