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훈’ 할머니의 기구한 삶… 연극 ‘망각의 강’

2022.06.27 06:00:00 10면

경기문화재단 ‘2022년 일제 잔재 청산 및 항일 추천작’
일본군 위안부 ‘훈’ 할머니의 실화 바탕
7월 2~3일, 오정아트홀, 전석 무료

 

우리나라가 일제를 벗어나 광복을 맞은 1945년으로부터 77년이 지났다. 일제강점기, 일본이 우리 민족에게 저지른 악행들을 잊지 않고 다시 한 번 상기시켜 반드시 지켜내자는 연극이 있다.

 

올해로 33주년을 맞이한 극단 ‘원미동 사람들’은 특별 공연 ‘망각의 강’을 오는 7월 2일부터 3일까지 오정아트홀 무대에 올린다.

 

작품은 일제강점기 일본군에 끌려가 파란만장한 삶과 굴곡진 인생을 겪었던 ‘훈’ 할머니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1943년, 꿈 많은 열여섯 살 ‘이남이’는 일본군에 의해 위안부로 끌려갔다. 일본이 점령한 싱가포르에서 그는 ‘하나코'라 불리며 수많은 일본군의 희생양이 됐다. 한 달의 시간이 흐르고, 캄보디아 프놈펜으로 끌려간 남이는 위안소에서 감당하기 힘든 일들을 겪는다. 이후 일본이 퇴각하면서 그는 일본군 장교의 딸을 낳고 캄보디아에 홀로 남겨졌다. 딸은 1994년에 사망한다.

 

 

남이는 살기 위해 자신이 위안부였던 사실과 신분을 숨긴 채, 캄보디아 남자와 재혼해서 1남 2녀를 낳고 가정을 꾸렸다. 시간이 흘러 소녀였던 남이는 이제 캄보디아의 훈 할머니가 됐다.

 

1996년 남이의 손녀는 우연히 만난 한국인 사업가에게 남이의 사연을 털어 놓고, 그렇게 남이는 1997년 위안부로 끌려간 지 무려 55년 만에 고국인 한국에 돌아온다.

 

남이는 수소문 끝에 여동생인 이순이 씨와 올케 조선애 씨를 극적으로 만나고, 한국 국민으로 영구 귀국하기로 마음먹지만 말이 통하지 않아 외로운 나날을 보낸다.

 

쓸쓸함을 견디지 못해 캄보디아에 있는 20여 명의 가족들이 그리워 돌아간 남이는, 다음 해 따뜻한 봄날 다시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못하고 타국에서 운명을 달리한다.

 

작품은 남이의 기구한 삶을 통해 우리민족이 다시 찾아야 할 정체성과 미래를 향한 올바른 가치관은 무엇인지를 살핀다.

 

 

‘망각의 강’의 이기석 연출은 “기꺼이 목숨을 내놓은 순국선열들의 숭고한 희생을 생각해서라도 일제 잔재 청산 및 항일 정신은 잊어서는 안 될 우리 민족의 지표이자 진정한 조국애일 것이다”고 작품의 의의를 설명했다.

 

이어 “역사적 아픔은 지워버리고 싶은 망각의 강이 아니라 다시 한 번 상기시켜 우리가 반드시 회복시키고 지켜야 할 '기억의 강'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고 전했다.

 

한편, ‘망각의 강’은 ‘2022년 일제 잔재 청산 및 항일 추천작’으로 선정돼 경기문화재단의 후원을 받아 공연된다. 전석 무료로 네이버 예약 시스템을 통해 예매하면 된다.

 

[ 경기신문 = 정경아 기자 ]

정경아 기자 ccbbk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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