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 지나 갑자기 보이는 신호등…인천 수산동 도로 '아찔'

2022.07.02 10:05:18

"사고 나기 딱 좋은 구간이에요."

 

2일 인천시 남동구 수산동 남동체육관 인근 교차로. 외관상 일반 도로와 별반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동네 주민들에게는 교통사고 위험성이 큰 구간으로 악명이 높다.

 

인근 액화석유가스(LPG) 충전소 직원들은 근무 중에 종종 굉음이 들려오면 어김없이 파손된 차량이 도로에 세워져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 3월 22일 도로를 달리던 흰색 승용차가 주유소 앞 전봇대를 들이받고 멈춰 섰고, 지난해 9월 2일에는 소형차가 주유소 쪽으로 돌진해 진공청소기가 완전히 파손됐다.

 

한 충전소 직원은 "바로 앞 도로에서는 수시로 사고가 발생한다"며 "LPG를 취급하다 보니 교통사고가 나면 폭발로 이어질 위험이 있어 항상 불안하다"고 말했다.

 

이곳에는 제2경인고속도로가 지나는 굴다리를 경계로 130m 거리 안에 삼거리 신호등과 사거리 신호등이 잇따라 나온다.

 

이 때문에 첫 번째 신호등의 파란불을 보고 속도를 내던 운전자들은 굴다리를 지나 불과 50∼60m 지점에 있는 두 번째 신호등에서 갑자기 빨간불이 보이면 크게 당황할 수밖에 없다.

 

미처 멈추지 못하고 직진을 하다 보면 맞은편에서 오는 좌회전·유턴 차량과 추돌하는 사고가 적지 않게 발생하는 실정이다.

 

실제로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을 때도 두 번째 신호등이 파란불이었다가, 좌회전만 할 수 있는 신호로 바뀌어도 속도를 이기지 못하고 신호를 위반한 채 계속 직진하는 차량이 다수 있었다.

 

50대 주민 박모씨는 "아차 싶을 땐 이미 늦어서 그대로 통과하다가 맞은편에서 좌회전 신호를 받는 차량과 사고가 나는 것"이라며 "이 길을 모르는 사람은 당황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현재 이 도로 구간에는 사고 예방과 감속을 유도하는 안전 표지판이나 경보등 등 보조 시설물이 전혀 설치돼 있지 않다.

 

주민들과 충전소 직원들은 추가 신호등을 설치해야 한다며 민원을 제기하고 있지만, 까다로운 신호등 설치 기준을 충족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신호등은 설치 간격이 300m 이상으로 인접 신호등과의 연동 효과를 기대할 수 없을 때 중간 지점에 설치할 수 있다.

 

또 교통사고가 연간 5회 이상 발생한 장소에서 신규 신호등으로 사고를 방지할 수 있다고 인정될 때 설치한다.

 

이에 경찰 관계자는 "신호등을 설치하려면 경찰 내부 심의를 거쳐야 하지만, 표지판이나 경보등 등 안전 시설물은 필요에 따라 규제 없이 지자체에서 설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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