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기획>민선8기 인천시장에 바란다…⑦경인주물공단사업협동조합

2022.08.07 11:36:07 15면

인천 뿌리산업의 근간 ‘주물’, 제조산업의 생산 기반으로 우뚝
공동사업으로 옛 명성 되찾는 중…토종 산업 발전‧유지 위해 민선8기 지원 절실

 

주물은 뿌리산업의 대표 분야로 각종 부품을 완제품으로 생산하는 기초공정이다. 지난 1983년 주물공업의 건전한 발전과 업계의 경제적 지위향상을 목적으로 ‘경인주물공단사업협동조합’이 본격 설립됐다. 조합은 국가 산업기반의 기초가 되는 선철, 고철 등 주물 원부자재 공동구매 사업을 추진하며 조합의 수익 창출의 모델이 되기도 했다. 인천시 서구 서부산단의 모태였던 조합은 인천 뿌리산업의 경쟁력을 견인하며 새로운 발전방향을 모색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인천 뿌리산업의 근간 주물협동조합 설립

기계, 자동차, 선박, 농기계 등 기초 부품으로 사용하기 위해 선철과 고철을 녹여 형틀로 제작하는 것이 주물공정이다. 주조나 용접에 비해 복잡한 형상의 것을 간단하게 대량 생산할 수 있는 특징을 갖고 있어 예전부터 뿌리산업으로 각광을 받아왔다. 그야말로 제조산업의 생산 기반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같은 주물업체들이 서울, 경기도, 인천에 흩어져 있던 것이 1983년부터 현 서부산단에 44개 업체가 집단으로 형성돼 공장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중소규모의 주물업체들의 권익보호와 토종산업의 근간을 유지‧발전시키기 위해 조합을 설립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이곳은 당시 군사보호지역으로 국방부의 영업 허가를 받아야 했고, 철새도래지로 환경단체 등과 협의를 해야 하는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1988년 올림픽 개최로 정부의 적극적인 권장에 따라 부지 매입이 가능해지며 수도권 일대에 있던 주물업체들이 한곳으로 모이는 계기가 됐다.

 

특히 단지 주변에 변변한 기반시설조차 없어 차량통행도 불편했지만 주물 특화단지의 클러스터화를 위한 조합 설립과 함께 인천의 1호 허가이면서 국내 첫 주물전용단지로 조성됐다.

 

1999년 인천서부지방산업단지로 이름이 바뀌어 현재 서부산단으로 거듭났으며, 경인주물공단사업협동조합은 인천을 포함한 경기, 부산, 대구 등 4개 주물조합의 모태격으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조합이기도 하다.

 

한마음으로 시련 이겨내고 새로운 전진 모색

제조산업은 1970년대부터 1990년대 말까지 한국의 경제발전을 이끌어온 산업이다. 주물은 제조산업의 기초가 되는 토종 뿌리산업으로서 그 중심에 있었다.

 

 

하지만 2008년까지 원자재인 고철값이 190% 선철도 120%가 폭등함에도 정작 주물제품은 고작 20~30% 수준에 그쳤고, 특히 대기업들이 납품가격 인상폭을 10%대로 유지하는 등 불공정 하도급 관행은 주물업계 침체의 상활을 촉발했다.

 

조합은 이같은 현상을 타계하기 위해 납품단가 인상을 주도하고자 대기업 납품을 중단하는 조치를 취하며, 원부자재 인상에 따른 가격 반영, 대‧중소기업 간 상생체제 협력기구 구축, 고철 업계의 가격담합과 매점매석 엄중단속 등을 요구했다.

 

이후 극적으로 납품가격이 타결돼 일단락 됐지만 일명 ‘주물 파동’이라는 기록을 남겼고, 조합은 이처럼 조합원들의 권익과 주물업계 전체의 업권보호를 위해 산업 일선에서 앞장서 역할을 하며 인천을 넘어 전국 주물업체를 하나로 연결하는데 기여했다.

 

2000년대 들어 국가 경제가 제조산업 기반에서 서비스,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급변하면서 주물업계는 또 한번의 시련을 맞았다.

 

한때 공동매출 800억 원대를 기록했지만 현재는 240억 원으로 70% 이상 감소했다. 더구나 3D업종으로 분류돼 심각한 인력난을 겪게 됐고, 여기에 더해 공해유발산업이라는 오명까지 쓰며 외면을 받는 수난이 연속됐다.

 

당시 44개 업체에서 현재 25개 업체만 남아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실정으로 점차 업계를 이탈하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합은 남아있는 조합원사들과 합심, 단결로 불의와 불신에 맞서며 산업변화에 기민하게 대처하는 등 주물단지의 새로운 도약과 업계 발전을 도모하며 다양한 사업을 추진해 나가고 있다.

 

뿌리산업의 미래 견인하는 공동사업 추진

조합의 대표적 활동은 원자재 공동구매사업의 운영에 있다. 시시각각 변하는 주물 원자재의 가격변동을 파악하고 공동구매를 통해 합리적인 가격의 원재료를 조합원들에게 공급하고 있다.

 

선철, 고철을 비롯 금속 용해를 위한 부자재까지 다양한 품목의 원자재들을 공동구매하기 위해 조합 집행부가 시시각각 조사를 하며 저렴하고 품질 좋은 재료확보에 나서고 있다.

 

 

국내 수급이 어려운 상황에는 해외에서 수입도 마다하지 않았고, 원자재 파동을 대비해 조달청과 수입처를 통해 선구매를 하는 등 가격 안정화를 꾀하는 역할을 주도하며 조합원들의 든든한 버팀목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를 통해 조합의 운영비를 충당할 수 있었고, 전국 주물조합에서도 표본으로  삼아 기준을 따를 정도가 됐다.

 

근래 주물산업의 불황속에 코로나19 확산의 장기화는 전체 제조업계의 큰 타격으로 다가와 생존의 기로에 처한 상황이다. 하지만 조합은 공동구매 사업을 비롯 인력난 해소를 위한 중장년 재교육 시행에 적극 나서고 있다.

 

주물업계에 종사자들은 ‘기술자’라는 자부심에 역경에도 버텨왔다. ‘세계 최고의 부품을 내손으로 만든다’는 신념 하나로 국가 경제를 이끌어간다는 생각이 고된 일도 마다하지 않는 원동력으로 삼고 있다.

 

주물산업은 아무리 시대적 변화와 최첨단 기계화가 진행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한국 제조업의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게 하는 뿌리산업의 국가적 기반산업임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양태석 경인주물공단사업협동조합 이사장

 

 

조합이 설립된지 현재 40년이 지났다. 공동구매사업으로 주물단지 성업을 이끌었다. 원자재 파동, 고철 파동 등 각고의 위기 속에서 조합원들의 단합으로 어려움을 견뎌왔다.

 

전국에 흩어져 있던 중소 주물업체들이 이곳 단지에 모여 집단화를 이루었고 하나로 뭉치면서 한때 왕성한 전성기를 맞기도 했다.

 

조합원사들의 대표격인 조합이 앞장서 대기업을 상대로 원자재 구매협상 및 애로사항을 해결하는데 주도하며 업계의 권익을 보호하는데 기여했다.

 

올해는 코로나19 확산이 장기화 되면서 불황을 맞고 있는데 조합 이사장을 4년 연임하게 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그간 성공적으로 운영해 온 공동구매사업에 대해 보다 안정적이고 원할한 공급.수급이 가능하도록 대비하고, 또한 대기업과의 불공정 하도급 관행 개선에도 적극적으로 힘을 쏟을 계획이다.

 

현재 주물업계의 당면 과제는 사회 전반적인 인식과 관행이다. 뿌리산업은 말 그대로 국내 제조업의 기초산업이다. 뿌리산업 관한 법률에도 ‘국가는 뿌리산업의 진흥에 필요한 종합시책을 수립 시행하고, 재원 확보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조항이 명시돼 있다.

 

주물산업이 마치 공해유발산업으로 오해를 받고, 열악한 작업환경은 3D업종으로 분류되는 등 갈수록 차별대우를 받는 불이익속에 업계가 힘든 상황이다.

 

내부적으로 경인공업지역에 기계산업 관련 업체들이 울산과 창원 공단지역으로 이전하고 심지어 해외공장이 설립되어 흩어지다 보니 물량은 감소되고 조합원사도 점차 줄어들었다. 남아 있는 조합원사들이 고민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몰리고 있어 안타까운 현실이다.

 

조합은 산업자원부 산업단지 리뉴얼 사업을 통해 뿌리산업 특화단지로서의 노력과 함께 협동조합 설립의 공동 목적인 조합원들의 업권보호와 상생을 지향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데 힘을 기울일 계획이다.

 

민선8기 인천시에서도 인천 토종의 뿌리산업 발전과 유지를 위한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을 기대한다.

 

[ 경기신문 / 인천 = 박영재 기자 ]

박영재 기자 kgpak@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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