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불매운동 3년…국내 경제 주권 찾아

2022.08.13 06:00:41 5면

국내 식음료·패션·소부장 등 국내화 성과...일본 의존도↓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 "일본 불매를 넘어 국산화 애용이 필요한 시점"

 

일본산 불매(NO재팬 운동) 3년 동안 일본 기업들이 축소되고 국내 기업 입지가 확대되고 있다.

 

2019년 시작된 일본 제품 불매운동으로 유니클로, 도요타 등 국내에 들어온 일본 굴지 기업들이 맥을 추지 못하고 하나둘 정리되는 모습을 보였다.

 

2022년 8월 15일. 해방 77주년, 일본산 불매운동의 긍정적 효과와 국산화 성과가 가시화됐다.

 

일본산 맥주가 주를 이뤘던 주(酒)류 시장은 국산 수제 맥주가 연달아 출시되며 재빠르게 판도 변화가 발생했다.

 

한국수제맥주협회에 따르면 일본 불매운동이 시작된 2019년 7월 국내 수제 맥주 시장 매출 신장률은 전년 대비 159.6% 성장했다.

 

이후 2020년 전년 대비 48% 성장한 1180억원을 기록했으며 2021년 1520억원으로 28.8% 성장하는 등 오름세를 유지했다.

 

한국수제맥주협회는 "일본산 거부 이후로 큰 폭으로 성장했다가 2020년 코로나19 발발 이후 집에서 먹는 일명 홈술족이 늘어나며 소비자 판매 비율이 증가해 규모의 성장을 이뤄냈다. 다만 생맥주 시장이 줄어들다 보니 2021년도 성장 퍼센티지가 조금 줄어들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본격적인 수제 맥주 성장세에 국내 맥주 판매 업계는 한강 맥주, 여수 맥주 등 지역의 특색을 살린 캔맥주들을 선보였으며 감수성까지 자극해 큰 사랑을 받게 됐다.

 

대한제분 곰표에서 판매한 밀맥주는 아사히, 기린이찌방 등 일본 브랜드를 제치고 편의점 캔맥주 매출 1위를 달성했다.

 

수제 맥주 기업 제주맥주도 2020년 비약적인 성장을 이루면서 맥주 업계 최초 코스닥 상장 기업이 됐다. 2020년 제주맥주 총판매매출은 335억원으로, 연평균 148%의 성장률을 보였다.

식음료 외 유니클로가 꽉 잡고 있던 SPA 패션업계에서도 국내 기업이 성장 궤도를 달리며 일본 기업 유니클로를 밀어냈다.

 

신성통상이 운영하는 탑텐의 지난해 매출은 유니클로 매출을 뛰어넘었다. 2019년 2800억원이던 매출은 2020년 4300억원, 지난해 5850억원으로 증가했다.

 

매장 수 역시 2019년 6월 269개에서 2020년 367개로 1년 만에 36% 증가했다. 이후 2020년 말 425개, 2021년 493개로 증가한 뒤 올 1분기 530개로 늘어나며 오프라인 점포 500개점을 돌파했다.

 

반면 유니클로는 국내 매장을 최근 2년여 사이에 50개 이상 줄였다. 유니클로 신세계 강남점 폐업에 앞서 명동점과 롯데마트 잠실점 등이 폐점했다.

 

이와 더불어 일본의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3개 품목에 대한 한국 수출 규제에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소재·부품·장비 분야도 국내 자립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통상자원부 소부장넷에 따르면 올 상반기 한국 소재·부품 누적 수입액은 1299억 6300만달러였으며 이중 일본 제품은 200억 2200만달러로, 15% 수준에 그쳤다.

 

일본 소재·부품 수입 비중은 2014년 18.2%를 기록한 후 2019년 15.9%로 떨어지기 시작해 올해 비슷한 의존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액체 불화수소, 초고순도 기체 불화수소 등 대일 제품들이 직접 개발로 국산화가 가능해지면서 산업의 일본 의존도가 급격하게 낮아졌다.

 

SK머티리얼즈는 2019년 말 초고순도 불화수소 가스 시제품 개발에 성공한 이후 초고순도(순도 99.999%) 불화수소(HF) 가스 양산에 들어갔다. 초고순도 불화수소 가스는 반도체 제조에 쓰이는 세정 가스로 해외 의존도가 100%에 달하는 제품이었지만, 이번 양산을 통해 2023년까지 국산화율을 7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LG디스플레이도 같은 해 10월 디스플레이 생산용 액체 불화수소를 전부 국산 제품으로 대체 투입했다.

 

한편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3년이 넘은 일본 불매운동은 강요가 될 수 없는, 개인이 선택해야 하는 문제였다. 그러나 우리 국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한 것이 사실이었고 성과로 비치는 상황"이라며 "이젠 불매운동에서 한 단계 발전한 국산품 애용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큰 메시지를 줬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이지민 기자 ]

이지민 기자 jiminl9017@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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