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해양경찰청, 서해 피살 공무원 장례식 앞두고 ‘해경의 날’ 잔치

2022.09.15 17:44:58 인천 1면

유명 가수·MC 초청 공연, 점심 값으로 1억 5000만 원
일반 시민 없이 해경 관계자만 450명…행사 업체 선정도 석연찮아

 

해양경찰청이 서해 피살 공무원 고(故) 이대준 씨의 장례를 일주일 앞두고 유명 가수 등을 불러 내부 행사를 벌여 빈축을 사고 있다.

 

15일 경기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해경은 이날 인천 연수구 본청에서 열린 ‘69주년 해경의 날’ 행사를 위해 사업비 1억 4700만 원을 썼다. 지난해 행사비 4900만 원 대비 3배에 달하는 돈이다.

 

행사를 위한 용역 업체 선정 과정도 석연찮다. 해경은 지난달 해당 행사를 위해 경쟁입찰 공고를 냈으나 1개 업체만 참여해 유찰됐다. 하지만 재공고 없이 해당 업체와 단독으로 계약을 진행했다. 해경은 수의계약을 진행한 업체명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날 해경의 날 행사에는 유명 가수 그룹인 스윗소로우가 초청됐다. 또 아나운서 출신의 오정연 씨가 사회를 맡았고, 피날레 공연은 지난 5월 해경의 홍보대사가 된 성악가 정경 씨가 진행했다.

 

오전 9시부터 진행된 행사에는 해경 전·현직 관계자 450여 명이 참석했다. 일반 시민은 없었다. 오후 1시까지 4시간 가량 진행된 행사에서 가수 등 출연료로만 수 천만 원이 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일주일 뒤인 오는 22일 해수부 서해어업관리단 소속 공무원 이 씨의 장례가 해양수산부장(葬)으로 치러진다는 점이다. 이 씨는 지난 2020년 9월 22일 연안 어선 단속 과정에서 표류해 북한군에 의해 피살됐다.

 

당시 해경은 사건 발생 일주일 만에 ‘이 씨가 북한 측에 월북 의사를 표명했다’고 발표했지만, 새 정부가 출범한 후인 지난 6월 ‘피살 공무원의 자진 월북을 단정지을 수 없다’며 입장을 번복했다.

 

정봉훈 해경청장은 부실 수사에 대한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한 이후 사의를 표명했고, 대통령실은 감사원 감사가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수용하지 않았다.

 

정 청장은 이 씨가 피살됐을 당시 해경청에서 경비국장을 맡았다.

 

해경 관계자는 “행사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아 용역에 대한 재입찰을 할 여유가 없었다”며 “코로나19 상황에서는 업체가 단독으로 응찰해도 재입찰 없이 계약이 가능하다. 업체명은 기업정보라 알려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때문에 2년 전 해경의 날 행사가 없었다. 지난해에도 49명으로 인원을 제한해 소규모로 행사를 진행했다”며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첫 해경의 날 행사인 만큼 직원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평소보다 크게 행사를 준비했다”고 덧붙였다.

 

[ 경기신문 / 인천 = 조경욱 기자 ]

조경욱 기자 imjay@kaka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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