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환율·물가 ‘들썩’, 경제위기 충격 대비에 집중을

2022.09.21 06:00:00 13면

‘쌍둥이 적자’ 경고음까지…여야 힘 합쳐 극복방안 마련해야

우려하던 경제위기 비상벨이 사방에서 울리기 시작했다. 외환시장의 원-달러 환율이 1400원 선을 위협받으면서 외환 당국이 초긴장 상태에 돌입했다. 원가 상승 압력을 견디지 못한 식품업계가 일제히 가격을 올리고 있다. 더욱이 경상·재정수지 ‘쌍둥이 적자’ 경고음까지 요란하게 울리면서 한 마디로 총체적 경제위기가 현실화하고 있다. 정부는 물론 여야가 힘을 합쳐 충격 대비책을 마련하고 상황을 반전시킬 계기를 만들어내야 한다.

 

치솟는 원-달러 환율이 1400원 선마저 위협하자 지난주 정부는 강한 구두 개입에 나서는 한편 외환보유액을 풀어 환율을 방어한 것으로 알려졌다. 환율 급등으로 나타난 수입 물가 상승, 무역적자 확대에 대응 강도를 높인 것이다. 하지만 외환시장에서는 조만간 환율 마지노선이 깨지고 1천450원까지 오를 것이란 비관적인 전망이 우세하다.

 

국민 식생활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식품 가격들이 줄줄이 오르고 있다. 농심 신라면, 팔도 비빔면 등 라면 가격이 평균 10% 이상 단번에 올랐다. 오리온 초코파이와 포카칩 등 과자 가격도 12%가량 인상됐다. 우유와 야쿠르트, 컵밥, 제과·제빵, 치즈, 커피, 아이스크림 등도 줄줄이 가격 인상을 예고한 상태다. 치킨, 햄버거, 피자 등 외식상품 가격도 모두 상승세다. 식품은 물론 배추와 무 등 농산물 가격까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한국의 올해 물가상승률을 24년 만에 가장 높은 5%대로 예측했다. OECD는 19일 발표한 ‘2022 한국경제 보고서’에서 올해 한국의 물가상승률을 5.2%로 전망했다. 이는 OECD가 지난 6월 경제전망 때 발표한 4.8%보다 0.4%포인트나 높은 수치다. 또한 1998년 외환위기(7.5%)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OECD는 코로나19 영향에 우크라이나 전쟁까지 겹치면서 물가상승률이 더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발등에 떨어진 불’인 물가 관리에 나섰다. 추 부총리는 19일 “정부 차원에서 일일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담합 등 불공정행위를 공정거래위원회와 소관 부처를 통해 합동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모든 정책 수단을 동원해 물가 폭등부터 막아내야 한다.

 

‘경제는 심리’라는 말이 있다. 적어도 정부가 철저히 물가상승에 대비하고 있다는 신호를 분명하게 보내어 불안심리를 안정시키는 일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그런 차원에서 추 부총리가 물가 여건이 점차 개선될 것이라며 연일 ‘10월 정점론’을 피력하는 속내가 이해는 된다. 그러나 수치로 정확하게 나타나는 경제전망을 놓고 지나치게 기획 마인드로만 접근하는 것은 오히려 위험할 수도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정치권의 협치가 더없이 중요한 시점이다. ‘남탓’ 관성에 무한정 빠져 ‘경제위기’마저도 정쟁의 먹잇감으로 삼으려고 해서는 안 된다. 작금 밀어닥치고 있는 경제 먹구름을 해결하지 못하면 지도자들을 섬길 국민도 사라질 것이다. 경제난 타개를 위한 광폭의 협치 정신이 절박한 시점이다. 여야가 한 테이블에 앉아서 사상 유례없는 복합 경제위기를 타개할 대책을 허심탄회하게 숙의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지금이 바로 그래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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