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보약] 말하지 못해 아픈 이들-대화가 필요해

2022.09.22 06:00:00 13면

 

여성의 생애주기 중 갱년기에 대해서 정의해보자면 다음과 같다. 연령면에서 볼 때는 대개 45세에서 55세 무렵의 폐경을 전후한 시기를 말한다. 폐경이 가까워지고 나이가 들면서 난소의 기능이 저하되어 에스트로겐(Estrogen)이라는 호르몬의 감소되면 이로 인하여 정신적 육체적 변화가 나타나게 되는데, 이러한 변화가 심하게 나타나는 기간을 갱년기라고 한다. 이 시기에는 열이 오르고 땀이 많이 나는 증상과 함께 질 건조증과 위축이 동반되기도 한다. 

 

부부관계 후 자궁출혈이 많아서 한동안 고생했고 이어지는 만성방광염으로 양약 치료받다가 호전이 없어 내원한 갱년기에 접어든 그녀는 말한다. “남편은 쉬고 와서 혈기가 넘쳐서 시작하는데 저는 너무 피곤하기도 하고 안 하고 싶었어요.” “힘들다고 말을 꺼냈으면 어땠을까요? ” “그러게요, 그 말을 하기가 어려웠어요.” 

 

그런가 하면 어떤 60대 남자 환자는 묻는다. “저는 몸 관리도 잘하고 해서 하고 싶은 욕구가 강한데 집사람은 안 그래서 고민돼요. 저번에도 사정사정해서 몇 달 만에 겨우 했네요.” 한다. “물어보세요. 이유가 있을 거예요.“ “몰라요. 그냥 하고 싶지 않다고 하네요.”

 

한 보도자료에 의하면 기혼자 743명 중 성관계가 월 1회 이하이거나 없다고 대답한 비율이 36.1%였다. 50대 이상 기혼자의 43.9%가 1년간 부부관계가 1회 미만이었다.. 그리고 한의원에서 만나는 그녀들도 1년의 1회 미만의 부부관계를 할 때 성교통, 출혈, 방광염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증상에 대해서는 한약과 침 치료 등의 통합 한방치료는 갱년기 몸의 변화에 적응하게 하고 면역을 개선시키는데 효과적이다. 더해서 치료와 함께 재발 방지를 위한 활동의 필요성을 느낀다. 

 

성은 인류의 역사와 함께하는 오래된 이야기이다. 인간의 기본적 욕구이고 말할 필요도 없이 결혼생활 부부관계 기저의 핵심 욕구이다. 시몬느 드 보부아르는 1949년 책 (제2의 성)에서 당시까지의 성의 역사에 대해서 고찰하며 사회적으로 요구되어 여성에게 내면화된 성역할, 즉, 남자가 능동적으로 자기를 소비하는 동안 여자는 수동적으로 참고 받아들이는 현실을 기술하였다. 시간이 많이 흘렀지만 건강한 결혼생활을 위해서는 여전히 의식의 변화가 요청된다. 

 

상담을 좀 더 하다면 이런 상황이 발생하게 된 기저에는 해결되지 않은 큰 부부갈등이 있어 화병에 근접한 몸과 마음의 상태일 때가 많다. 몸과 마음은 하나와 같기에 해결되지 않은 갈등은 당연히 부부관계에도 영향을 미친다. 

 

전 세계 70여 개국에서 교육되며 많은 이들의 갈등 중재에 기여하고 있는 비폭력 대화를 창시한 마셜 로젠버그는 대화할 때 쓰는 말과 대화방법이 이를 위해 얼마나 중요한지를 말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잘 소통하려는 좋은 의도이다. 자기 이해와 공감을 훈련하고 그 바탕 위에 상대방의 욕구를 이해하고 자신을 표현한다. 충고, 조언, 평가, 판단이 아닌 관찰하고 느끼고 욕구를 이해하기 위해 자신에게 또, 타인에게 묻고 요청한다.

배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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