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주희의 와인살롱] 골프 매너만큼 중요한 와인 매너 

2022.09.21 13:49:42

“매너와 방법 알고 마시면 더욱 즐거워”

 

얼마 전 라운딩이 있었다. 필자는 골프를 이제 막 시작한 골린이(골프의 어린이)이다. 골프는 매너가 정말 중요한 스포츠 중 하나이다.

 

시간 약속, 라운딩 동안 동반자들과의 대화, 라운딩에 임하는 자세, 골프웨어 등 이 모든 것들이 플레이어의 매너를 결정하는 척도가 되기 때문에 라운딩에 나가기 전에 반드시 골프 매너를 충분히 숙지하고 나가야 한다.

 

예를 들어 라운딩 1시간 전에 골프장에 도착하여 환복을 마치고, 티 오프(Tee Off) 시간 20분 전에는 나가서 스트레칭하고 대기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골프를 잘 치는 것보다 상대방을 불편하게 하는 언행을 삼가고, 되도록 앞뒤 팀 상황을 파악해 경기는 집중해서 하되 운동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신속한 움직임을 가져가 주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게 센스있게 움직여 준다면 경기 보조원, 함께 라운딩하는 동반자 모두가 즐겁게 라운딩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와인은 어떨까? 와인에도 몇 가지 꼭 지켜야 하는 기본적인 매너가 있다. 와인을 보다 즐겁게 마시기 위해서는 상대방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행동들이 동반돼야 한다. 오늘 그중에서 문화적인 차이로 한국 사람들이 하는 3가지 실수에 관해 이야기하려고 한다.

 

첫째, 와인은 각 와인 종류마다 적당한 온도로 마시는 타이밍이 모두 다르다. 같은 와인이라도 온도와 와인잔에 따라 와인의 맛이 다르게 느껴질 수 있으므로 일반 냉장고에 와인을 너무 차갑게 보관하여 마시거나 너무 일찍 서빙해서 아직 열리지 않은 와인을 원샷으로 마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또 와인잔을 감싸는 행동들은 와인의 온도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제대로 와인 맛을 보기 위해서 와인의 다리(Wine legs)를 잡는 것이 좋다.

 

둘째, 와인을 받을 때 많은 한국 사람들은 와인잔을 습관적으로 든다. 하지만 소믈리에는 숙어진 잔에 와인을 따르다 흘리기도 하고 정량을 지켜 주기도 어렵다. 잔은 테이블에 두거나 예의를 표하고 싶다면 와인잔의 베이스에 손을 살포시 올려 두면 좋다.

 

셋째, 와인은 첨잔을 하는 술이다. 잔을 비우기 전에 와인을 따라주는 것이 예의다. 그러나 내가 와인을 더 원하지 않을 때는 가벼운 눈인사 또는 말로 “저는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정중히 얘기하면 된다. 하지만 이후에 상대방의 와인잔은 잘 채워주길 바란다. 와인은 이미 따라진 와인과 새롭게 열린 와인이 만나 하모니를 이루며 잔이 채워질 때마다 새로운 느낌으로 더 맛있게 마실 수 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당부하겠다. 와인을 조금 안다고 잘난 척을 하거나 잘 모른다고 뒤로 빠 져 있을 필요 없다. 함께 즐겁게 마시기 위해 모인 자리에 와인으로 허세를 부리면 함께 와인을 마시는 사람이 즐거울 리 만무하다.


골프에서도 이 부분은 주의하자. 필자는 골프 초보라서 라운딩에 가면 모두가 한마디씩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그래서 많이 배웠지만, 반면 그 조언과 격한 가르침으로 마음이 상해서 멀어진 관계도 있다. 경험에 따라 감히 조언하자면 와인은 골프만큼 기술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고 상대방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려고 노력한다면 와인을 더욱 즐겁고 맛있게 마실 수 있는 시간을 만들 수 있다. 골프와 와인은 매너와 방법을 조금 더 알고 마시면 더욱 즐겁기 때문이다.

 

임주희 크로스비 소믈리에 limjuhee02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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