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선일의 오지랖] 정치인의 자격

2022.10.04 06:00:00 13면

 

 

 

플라톤은 그의 저서 ‘국가’에서 이상 국가의 실현을 위해서는 진리와 선을 아는 소수의 철학자가 정치를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현대 민주주의는 대의 민주주의를 채택함으로써 시민의 대표자 다수가 정치를 하고 있다. 하지만 어떤 정치인은 사회와 역사에 대한 고민을 해 본 적이 없는 듯한 막말과 저급함으로 인해 우리에게 실망감을 안겨 주고 있다. 사실, 정치인의 막말과 시정잡배 같은 행태는 종종 목격되었으며 이로 인해 시민들은 정치 자체에 대한 무관심과 혐오를 경험하기도 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한 책임은 아무도 지지 않았으며 다음 선거를 기다린 후 투표를 통해 개인의 불만을 표시하는 것이 유권자가 할 수 있는 최대치의 의사 표시였다.

 

이쯤에서, 이러한 정치무관심과 혐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어떤 사람이 정치를 해야 할까라는 환원론적 관심이 생겨난다. 우리가 알고 있는 정치인의 대부분은 좋은 학벌과 명석한 두뇌를 바탕으로 한 사회의 지도자가 되었다고 알고 있다. 그런데 이처럼 훌륭한 사람들이 정치를 함에도 불구하고 왜 우리는 무관심과 불신을 가지게 되었을까? 이러한 명제를 바꾸어 생각해보면 명석한 두뇌와 훌륭한 학벌은 좋은 정치인의 덕목에 반드시 필요한 조건은 아니라는 말이 된다. 다시 말해, 정치는 외형적인 조건을 갖춘 사람보다는 다른 무엇인가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이러한 문제와 관련한 나의 개인적인 견해는 정치를 왜 해야 하는가를 완벽하게 이해하는 사람만이 정치인의 길을 걸었으면 좋겠다. 정치의 목표와 목적을 이해하는 사람은 자기만의 고유한 철학이 분명한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 자기만의 철학과 사회와 역사를 바라보는 태도가 정립된 사람만이 시민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소양을 갖추었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높은 학력과 대중적인 인지도가 높다는 이유만으로 정치라는 직업을 선택하지 말아야 한다. 만약 대중적 인지도와 품격 없는 학벌을 내세워 정치를 업으로 삼으려 하는 사람이 있다면 단호히 거부하고 배격해야 하는 것이 시민의 의무이다.

 

2022년에 2400년 전의 플라톤을 소환한 이유가 이것이다. 비록 현대의 정치철학과 잘 맞지 않는 부분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철인에 의한 정치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철학적 품격이 가득 찬 정치인이 많은 대한민국을 소망한다. 그래야 나 같은 소시민이 행복해질 수 있는 가능성이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임선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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