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나무 감싸는 뜨개옷, 누가 만들고 어떻게 처리하나?

2022.11.29 15:38:26 14면

뜨개옷 만든 뒤 처리까지 동 주민자치위원회 등에서 담당
지푸라기처럼 잠복소 역할은 못해

 

최근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털실로 짠 뜨개 옷을 입은 가로수들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이 뜨개 옷은 누가 어떻게 만들며, 겨울이 지난 뒤 처리는 어떻게 하는 걸까.

 

29일 인천 남동구 일대에 알록달록한 그림이 수놓인 뜨개 옷을 입은 나무들이 가득하다.

 

나무에 뜨개 옷을 입히는 이유는 추운 날씨로부터 나무를 보호하고, 거리를 지나는 시민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이런 뜨개 옷들은 보통 동 주민차지위원회에서 만들어 입힌다. 올해 남동구 만수4동 주민자치위는 지역 나무 40그루에 옷을 입혔다.

 

동에서 모집한 자원봉사자 10~15명과 주민자치위원회가 모여 각 나무들의 둘레를 재고 거기에 맞게 옷을 제작했다.

 

나무들은 대략 11월 말부터 내년 2~3월까지 뜨개 옷을 입고 있을 예정이다.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면 마침내 옷을 벗는데, 소각 대신 내년을 위해 보관한다. 세탁과 재활용이 가능해 언제든 다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잠복소 역할을 해주지는 못한다. 잠복소는 따뜻한 곳을 찾는 해충의 특성을 이용해 벌레를 유인하는 것을 말한다.

 

잠복소는 구에서 설치한다.

 

인천의 10 군·구는 해마다 11월 말이 되면 추위에 약한 배롱나무나 식재된 지 얼마 안 된 수목 등에 지푸라기를 감싼다. 뜨개 옷처럼 도시 미관이 가장 큰 목적이지만 잠복소 역할도 겸한다.

 

겨울이 지난 뒤 사용이 끝난 지푸라기는 소각되는데, 구에서 사용하는 임목폐기물장이 따로 있어 그곳으로 보내 처리한다.

 

남동구 관계자는 “뜨개 옷은 봉사활동 개념이다”며 “예산 편성 외에 뜨개 옷 만드는 과정부터 처리까지는 구에서 관여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뜨개 옷은 물론 잠복소가 해충 제거에 효과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립산림과학원 조사에 따르면 잠복소에서 해충보다 해충의의 천적인 거미류 등 절지동물이 더 많이 발견됐다. 거미류가 잠복소와 함께 폐기되면 봄철 늘어나는 해충의 밀도를 제어하지 못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립산림과학원 관계자는 “잠복소는 해충 방제에 권장하지 않는 방법”이라며 “잠복소를 폐기할 때 산불의 위험도 있다. 설치를 자제해달라”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박지현 기자 ]

박지현 기자 smy202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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