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분당서울대병원 SMART 시뮬레이션센터 개소

2023.01.25 06:00:00 16면

시뮬레이션 기기와 소프트웨어 활용 실제 동일한 환경과 조건에서 학습
인공지능, 가상현실(VR), 메타버스 등 첨단 IT 기술이 결합돼 더욱 효과적인 교육과 훈련가능
조유환 센터장 "의료인의 ‘평생의학교육 체계 구축’이 목표"

 

실제와 똑같이 구현된 병동에 마네킹 환자가 누워있다. 마네킹 환자의 어깨를 두드리며 의식을 확인해 보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고, 맥박이 촉진되지 않는 상태. 실습생 A는 심정지 환자로 판단하고 전문소생술팀을 호출한 뒤 처치를 시작한다.
 
조정실 안에서 상황을 지켜보던 담당 교수는 실제 현장에서 경험했던 돌발적인 상황을 떠올리며 환자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조정한다. 실습생 A는 당황했지만 환자의 가슴을 압박하고, 실시간으로 변하는 환자의 심전도를 분석해 제세동기를 사용하면서 환자의 상태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한다. 참관이 주가 되었던 실습 교육에서 벗어나 의료 현장을 직접 경험하면서 배울 수 있는 곳, 바로 시뮬레이션센터다.
 


의료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면서 의료 교육 현장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시뮬레이션 교육은 시뮬레이션 기기와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실제와 동일한 환경과 조건에서 학습할 수 있도록 구성된 교육 방식으로, 최근에는 인공지능, 가상현실(VR), 메타버스 등 첨단 IT 기술이 결합돼 더욱 효과적인 교육과 훈련이 가능해졌다.
 
올해 1월 25일 개소한 분당서울대학교병원 ‘SMART 시뮬레이션센터’는 이러한 기술적 혁신이 집약된 결정체다.
 


의무 기록 작성까지 동일하게… 임상 현장 그대로 반영
 
분당서울대학교병원 헬스케어혁신파크 지하 1층에 1009㎡(306평) 규모로 조성된 SMART 시뮬레이션센터는 실제 임상 현장을 그대로 구현했다.
▲시뮬레이션룸 ▲교육실 ▲병실·중환자실 ▲수술실 ▲OSCE/CPX(객관구조화진료시험/진료수행능력시험)실 ▲회의실 ▲실습실 등 교육장에는 고성능 시뮬레이터를 비롯한 첨단 훈련 장비를 도입했다. 임상에서 사용하는 환자 모니터를 비롯한 의료장비와 PDA, 라벨 프린터, 교육용 전자의무기록시스템(EMR)까지 모두 실제와 동일한 환경을 구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특히, SMART 시뮬레이션센터는 국내 최초로 교육용 EMR을 개발하고 교육 현장에 도입했다. 교육이지만 EMR을 사용하면서 환자에 대한 의무기록을 작성하고, 검사 결과를 조회하는 등 임상 현장과 동일하게 시뮬레이션해보며 병원 환경에 익숙해질 수 있도록 만들었다.
 
안전문제로 실습 어려운 케이스, 시뮬레이션 교육으로 해결
 

시뮬레이션룸에 배치된 환자 시뮬레이터는 환자 모니터, 인공호흡기 등 다양한 실제 의료장비와 호환되어 실시간으로 심박수, 호흡음, 입술 색, 동공 반사 등 생체 신호를 확인할 수 있다. 조종실에서는 환자 시뮬레이터의 상태를 시시각각 조정하고, 조종실의 마이크를 통해 환자의 말소리까지 구현하며 의료진과 환자 시뮬레이터 간 양방향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이처럼 시뮬레이션룸에서는 병실 환경을 똑같이 재현하고, 실제 상황처럼 구현한 시뮬레이션 교육을 진행한다.

 

 
의료진들은 이곳에서 심폐소생술 교육 등 가장 기본적인 교육부터 기도가 좁아진 중환자 기도 관리 교육, 과민성 쇼크 환자 교육 등 실제 사례에 기반한 다양한 임상 실습을 할 수 있다. 특히, 환자 인권과 안전의 중요성으로 실습할 수 없는 임상 상황과 경험할 수 없는 위급 환자 케이스를 시나리오로 구성해 실제 임상에서 발생 시 의료진들이 정확하고 신속한 임상 판단 및 수행을 할 수 있도록 한다.
 
특히, 분당서울대병원은 메르스, 신종플루, 코로나 등 감염병에 대응해 온 역량을 인정받아 지난 해 수도권 감염병전문병원으로 최종 선정됐다. 이에 감염병 대응과 호흡기 질환 치료에 대한 역량을 확장하고자 호흡기 환자의 진료와 간호 교육에 최적화된 교육 환경을 조성했다. 전실(anteroom)이 있는 시뮬레이션룸과 호흡기 환자 시뮬레이터를 마련해 추후 발생할 수 있는 호흡기 전염병 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안전한 진료 환경을 만드는 데 역할을 할 예정이다.
 

실제 수술장 그대로 옮겨와 ‘가상 수술’ 가능한 환경 구축
 
복강경, 흉강경, 뇌혈관, 로봇 수술 등 난이도 높은 어려운 수술에 탁월한 성과를 보유하고 이를 바탕으로 비약적인 성장을 이뤄온 분당서울대병원은 미래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센터 내 수술 교육실과 교육 과정에 특별히 공을 들였다.
 
환자의 안전과 직결돼 있는 수술 현장의 특성상 전공의와 간호사 등 교육생들은 사실상 집도의를 보조하거나 참관이 주를 이루는 것이 현실이지만, 실제 수술 현장과 동일한 환경에서 수술기법을 익힐 수 있도록 수술실을 그대로 옮겨 놓았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가상의 복강 내부에서 각종 술기와 수술을 연습할 수 있는 복강경 시뮬레이터다. 모니터에는 복강 내부 환경을 보여주고 수술과 동일한 무게감, 떨림 등 실제와 같은 감각을 느낄 수 있어 직접 수술을 하고 있는 듯 실감나게 교육과 훈련이 가능하다.
 

 
또한, 기존에 연습할 공간이 부족했던 전공의들을 위해 실습실을 마련했다. 특히, 미세수술 술기를 연습할 수 있도록 현미경과 미세수술 기구를 제공해 각 수술법에 필요한 기구 사용법과 술기를 반복적으로 익히고, 자율적으로 연습할 수 있도록 최적의 환경을 구현했다. 환자의 안전에 대한 위험 부담 없이 훈련하면서 숙련도를 향상시킬 수 있는 것이 최대 장점이다.
 
의료인의 ‘평생의학교육 체계 구축’이 목표
 
SMART 시뮬레이션센터의 궁극적인 목표는 시뮬레이션 교육 과정의 개발과 운영 과정을 체계화하고, 나아가 의료인의 평생의학교육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추후 지속적으로 교육 콘텐츠와 교육 대상을 확대하며 교육의 장으로서, 원내 구성원을 넘어 지역 사회의 많은 의료인들을 위한 교육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조유환 SMART 시뮬레이션센터장은 "환자의 진료, 간호, 수술까지 치료의 전 과정을 경험할 수 있도록 최적화된 인프라를 구축했다"며 "SMART 시뮬레이션센터는 앞으로도 체계적인 임상 교육과 훈련의 장으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고 밝혔다.

 

[ 경기신문 = 김대성 기자 ]

김대성 기자 sd1919@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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