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대의 미디어산책] 세대별 프로그램 취향

2023.04.21 06:00:00 13면

 

추어탕집에 갔다. 돈까스 메뉴가 있다. 돈까스가 별미여서가 아니라 안먹는 사람들에 대한 배려다. 이 세상을 같이 살지만 참 다른게 세상살이다. 요즘처럼 디지털화가 급진전한 때에는 그 다름이 예전보다 훨씬 더 클 수밖에 없다. 내 선택이 보장되는 편리한 환경이 조성됐기 때문이다. TV 앞에서 가족이 공시청하던건 20년전 일이다. 미디어는 개인화되었고 결과적으로 세대별 프로그램 시청패턴은 엄청난 차이를 보이고 있다.

 

2022년 연간 프로그램 평균 시청율을 닐슨데이타로 분석해보았다. 베이비부머와 M세대, Z세대간의 비교를 주로 하였다. 교양 프로그램의 경우 인간극장이 베이비부머 세대 1위 M 세대 6위 Z세대 35위다.생로병사의비밀은 베이비부머 9위 M세대, Z세대 공히 26위다. 의외인 것은 생생정보가 베이비부머 13위, M세대 14위, Z세대가 4위다.

 

세 집단에 공통적으로 시청율 상위에 포진한 프로그램이 있다. 순간포착(각세대별 2,3,2 위),생활의달인(각세대별 7,4,3 위), 실화탐사대(각세대별 6,5,7위)다. 인간극장과 비교해보면 프로그램의 성격차이가 나타난다. M세대 Z세대 공히 1위는 “꼬리에꼬리를무는이야기”인데 베이비부머 세대에선 15위다. 휴먼다큐적 터치와 아날로그적 스토리텔링이 M,Z 세대에게 소구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으로 해석된다. 시청율로 추론해보면 그냥 재미있는 이야기를 펼쳐 보여주는 것을 선호한다. 가르치려 드는 프로그램이 싫은 것이다.

 

드라마에선 M,Z세대의 비지상파 선호가 눈에 띈다. 시청률 20위 안에 비지상파 드라마가 베이비부머에겐 5개 타이틀, M세대에겐 8개, Z세대엔 10개다. 앞으로 세월이 더 흐르면 지상파의 포지셔닝은 어떨지 그냥 보인다. Z세대 시청률 1위는 “이상한변호사우영우” 2위는 “스물다섯스물하나”. 이상한변호사우영우의 베이비부머 시청률은 11위 M세에선 4위,스물다섯스물하나는 베이비부머 27위,M세대는 5위다. M세대의 연령이 80년대초일수록 X세대와 비슷하고 90년대생일수록 Z세대와 유사하다. 그나마 주말연속극은 공시청이 가능한 스토리 구조라 M,Z세대도 어느정도 시청량을 보이고 있지만 일일연속극은 전혀 다르다. 베이비부머 6위인 국가대표와이프가 Z세대 50위,M세대 24위다. 일일연속극은 대부분 이런 패턴에서 벗어나지 못한다.가족드라마를 표방하지만 결코 가족이 보진 않는다. 베이비부머의 절대적인 시청량이 많아 통상 시청률 상위권을 지상파방송의 주말극이 차지하지만 TV화제성지수는 전혀 다르다. 그만큼 M,Z세대는 기존 TV 이외의 OTT 시청량이 많다는 것을 반증한다. 현재의 시청률조사 시스템은 국민의 전체적 시청현상을 대표하지 못하고 있다.

 

2017년 지상파 연간평균시청율은 6.87%, 2022년은 4.64% 다. 32%가 줄었다. 베이비부머는 11.2%에서 7.3%로 줄었지만 Z세대는 1.97%에서 0.86%로 반토막났다. M세대,Z세대의 TV이탈율이 높다.디바이스론 모바일이,미디어론 OTT시청률이 급증한 탓이다. 세대간 분절 현상은 오락프로그램에서 더하다. 1박2일,TV동물농장,미운우리새끼 등은 공히 선호도가 높지만 놀면뭐하니,나혼자산다,런닝맨 등은 베이비부머와M,Z세대간의 시청선호도가 확 갈라진다. 베이비부머시청 순위가 많이 떨어진다. 전국노래자랑,불후의명곡,가요무대는 M,Z세대가 아예 안보는 프로그램이다. 오락프로그램의 속성상 출연자에 따라 시청률이 등락하기 때문에 세대간 시청률 패턴의 차이가 극명히 다른 것은 당연하다. 2022년 지상파,종편의 메인뉴스 연간 평균시청률을 봤다. 베이비부머가 22.2% M세대가 5.3%, Z세대는 2.2% 였다. 베이비부머와 Z세대가 10배의 차이가 난다. Z세대는TV 를 통해서 뉴스를 안본다. 신문 안보는 것은 당연하고.

 

각 세대 내에서 총시청량을 장르별 기준으로 구분해보자. 교양을 1로 볼 때 예능,드라마 비중은 베이비부머가 1: 2: 3.3, M세대가 1: 2.9: 3.7, Z세대는 1 : 3.2 : 6.5 다. 교양프로그램은 젊은 세대로 갈수록 외면받는다. 가뜩이나 M,Z세대로 갈수록 OTT등의 영향으로 TV시청량이 적은데 교양의 비중이 세대별로 더 감소되는 것은 고탄수화물 식사 같은 느낌이 든다. 삶은 드라마고 예능버라이어티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또한 베이비부머의 기우인지 모르겠지만.

김현대
저작권자 © 경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흥덕4로 15번길 3-11 (영덕동 1111-2) 경기신문사 | 대표전화 : 031) 268-8114 | 팩스 : 031) 268-8393 | 청소년보호책임자 : 엄순엽 법인명 : ㈜경기신문사 | 제호 : 경기신문 | 등록번호 : 경기 가 00006 | 등록일 : 2002-04-06 | 발행일 : 2002-04-06 | 발행인·편집인 : 김대훈 | ISSN 2635-9790 경기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2020 경기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kg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