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보약] 마약 그리고 크리스마스의 지드래곤

2023.12.27 06:00:00 13면

 

마약에 관한 기사가 심심찮게 보도되는 연말이다. 대중에게 큰 인기와 신뢰를 얻었던 연예인들의 이름이 마약과 함께 뉴스에 오르내렸다. 유아인은 프로포폴의 상습투여로 수사가 의뢰되었고 그의 모발에서는 포로포폴뿐만 아니라 4종류의 약이 확인되었다, 이선균은 유흥업소 여실장 자택에서 수차례 마약을 투약한 혐의로 수사 중이다. 여실장의 진술로만 수사선상에 올랐고 연일 언론에 보도되었던 지드래곤은 최근 ‘혐의 없음으로 불송치 결정이 되었다. 그는 누명을 벗자마자 사회적인 약자를 돕는 재단을 설립을 발표했다.

 

의료인으로서 약물에 중독되어 있는 환자분들을 종종 만나며 마약성 약물의 심각성을 경험한다. 수년간 섬유근통을 앓고 있던 한 환자는 중추감작의 통증인 섬유근통에 마약성진통제인 옥시코돈을 3년째 복용하고 있었다. 그는 일시적인 진통 외에 남아있는 여전히 극심한 통증으로 내원했다. 15년 이상의 장기간의 스테로이드와 진통제 투여로 신장기능이 11%밖에 남아있지 않다고 말했던 75세의 한 여성환자분은 발가락의 괴저로 인한 극심한 통증으로 독성에도 불구하고 10가지의 약물과 함께 마약성 진통제 패치를 사용했다. 지난한 병력을 말하면서 의사가 처방한 약이니까 복용해도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삶에서 노력 없이 쉽게 빨리 고통을 덜 수 있는 것들 중에 부작용이 없는 것들이 있던가. 중독성이 있는 향정신성약물, 마약성 진통제의 복용은 어떤 것보다 고통을 덜어주고 행복감을 일시적으로 가져다주어 빠르게 고통스러운 몸과 마음을 누그러뜨린다. 중증의 질환 혹은 위급할 때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 있지만 고려해야 할 것은 뇌의 기능을 변화를 비롯한 전신적인 부작용의 가능성이다. 약물에만 의지하면 시간이 지날수록 끊기가 어렵다. 수년간 혹은 십수 년간 마약성약물복용 후에 내원한 환자분들에게 한의원에서 만나게 될 때 가능한 다양한 치료들에 대해 말씀드린다. 침과 약침, 한약 등을 포함한 통합한방치료를 포함해서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하는 다양한 치료방법이 있다. 조금 더 일찍 알았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그들의 말을 들으면 안타깝다.

 

어떤 병도 만성으로 오래되어 진행된 상태는 시간과 비용도 많이 들고 치료가 쉽지 않다. 마약류의 물질사용장애는 더욱 그렇다. 개인의 의지와 조건이 한계가 있어 예방과 치료 그리고 재활할 수 있는 사회적 지원이 필요하다. 특히 최근 5년 동안 44% 증가했다는 10대와 20대 마약중독환자들의 숫자에는 우려가 더욱 커진다.

 

25일 지드래곤은 소속사를 통해 재단설립과 함께 3억 원을 기부한다고 발표하며 '마약 퇴치 및 중독 청소년 치료를 위한 활동'을 예고했다. "나는 문제가 아니라 문제의 답이에요"라는 그의 노래가사처럼 대중의 확증편향으로 겪었을 고통을 그렇게 넘어선다. 사회적인 마약문제를 인지하고 ‘사회적 낙인으로 고통받는 이들’을 돕는 것으로 의미를 확장한다. 그의 행보자체가 치유적이다. 따뜻한 크리스마스였다.

배은주
저작권자 © 경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흥덕4로 15번길 3-11 (영덕동 1111-2) 경기신문사 | 대표전화 : 031) 268-8114 | 팩스 : 031) 268-8393 | 청소년보호책임자 : 엄순엽 법인명 : ㈜경기신문사 | 제호 : 경기신문 | 등록번호 : 경기 가 00006 | 등록일 : 2002-04-06 | 발행일 : 2002-04-06 | 발행인·편집인 : 김대훈 | ISSN 2635-9790 경기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2020 경기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kg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