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라지는 어린이집·유치원…긴급 대책 세워 보완해야

2024.02.02 06:00:00 13면

4년 뒤 경기 30%·인천 34% 증발, 인구 소멸 악영향 우려도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 저출산 현상으로 인해 4년 뒤 경기도 내 어린이집·유치원 10곳 중 3곳이 사라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때 우후죽순 건립돼 과포화 상태를 이뤘던 어린이집·유치원이 수요 감소에 따른 급격한 폐업 도미노에 의해 눈 깜짝할 사이에 먼저 소멸 위기로 치닫는 셈이다. 지금은 수용할 아동이 없어서 문을 닫지만, 가르치고 키울 공간이 없어서 출산 기피를 더욱 부추기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인다. 정밀한 대책이 긴급한 상황이다. 


어린이집·유치원 소멸 문제는 육아정책연구를 수행하는 국책연구기관인 육아정책연구소(KICCE)의 ‘육아정책포럼’ 최근 호에 실린 ‘저출생시대 어린이집·유치원 인프라 공급 진단’(이재희 연구위원)에서 드러났다. 통계청의 장래인구 추계(저위 추계)를 활용한 결과 어린이집·유치원 취원율과 정원 충족률이 지금과 동일한 수준을 유지할 경우, 오는 2028년 전국 어린이집·유치원 수는 2만 6637곳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2022년 기준 전국의 어린이집과 유치원이 3만 923곳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6년 만에 1만 2416곳(31.8%)이 사라지는 셈이다. 지역별 분석 결과, 경기도에서는 2022년 1만 1519곳이던 어린이집·유치원이 4년 뒤인 2028년에 8189곳으로 29.9% 감소할 것으로 추산됐다. 연도별로는 내년에 9087곳으로 줄어든 뒤 2026년 8802곳, 2027년 8417곳 등으로 축소될 전망이다. 


예상되는 감소율은 부산(39.4%), 서울(37.3%), 대구(37.3%) 등 대도시에서 특히 컸다. 인천의 경우 2022년 2085곳에서 2025년 1620곳, 2026년 1497곳, 2027년 1419곳으로 계속 감소한 뒤 2028년 1376곳으로 같은 기간 경기도보다 많은 34.0%나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육아정책연구소 연구진은 “앞으로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폐원 문제가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며 “이로 인해 영유아 인구가 부족한 지역의 인구 소멸이 더욱 가속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머지않아 어린이집·유치원의 태부족 현상이 가뜩이나 아이를 낳지 않는 저출산 풍조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는 얘기다. 


지금도 어린이집 자리가 없어서 대기하는 부모들이 많은데, 인프라가 급격히 줄어들면 악순환은 더욱 심화할 개연성이 높다. 대도시뿐만이 아니라, 아무래도 인구 유출이 심각한 읍·면 지역의 경우는 순식간에 엄청난 혼란을 겪게 되는 일도 생길 수 있다. 전문가들은 최소한의 어린이집과 유치원 인프라가 유지될 수 있도록 즉각 지원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병설 유치원이 있는 초등학교·읍면 행정복지센터·마을회관 등의 유휴 공간을 개조해 돌봄이 가능한 공간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도 과학적인 방법을 활용한 어린이집·유치원 수급 계획 및 정책을 개발하고 육아 인프라 취약지역에 대한 지원 강화가 시급하다. 결국에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인프라를 비롯한 육아와 교육 전반을 모두 책임지는 시스템을 서둘러 구축하지 않을 수 없으리라는 전망이다. 코앞에 닥친 ‘인구 소멸’ 문제야말로 열일 젖혀놓고 총력을 기울여 해법을 모색해야 할 으뜸 과제다. 더 이상 머뭇거릴 여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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