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도 팔자 나름”…푸바오는 ‘명예시민’, 반달가슴곰은 ‘쓸개착취’

2024.04.19 17:24:06 1면

곰 사육 금지법 시행 앞두고 사육곰 300마리 거취 문제 대두
동물단체 “푸바오만큼 반달가슴곰도 관심 및 논의 대상 돼야”

 

 

‘푸바오’가 연일 화제성을 띄는 가운데 토종곰인 ‘반달가슴곰’의 거취 문제는 여전히 답보상태에 놓여있어 정부와 국민 차원의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오는 2026년 곰 사육금지법이 전면 시행되며 국내 남은 300여 마리 사육곰에 대한 처리 문제가 동물단체만의 ‘숙제’로 남아있어 해결을 위한 각계각층의 논의 및 지원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18일 경기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에버랜드에서 태어난 판다 ‘푸바오’는 용인시에서 ‘명예시민증’까지 받는 등 개인을 넘어 지자체 차원의 열렬한 애정을 받고 지난 3일 중국으로 송환됐다.

 

송환된 이후인 지난 17일에도 서울시에서는 ‘서울대공원에 푸바오를 임대해오자’는 민원까지 들어오기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 판다인 ‘푸바오’가 열띤 유명세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 토종곰인 반달가슴곰 300여 마리는 2026년 곰 사육금지법이 전면 시행되면 갈 곳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전국 농가 21곳에서 곰 322마리가 사육되고 있다. 이 중 웅담 채취 목적의 사육곰은 284마리, 개인 전시용 사육곰이 38마리다.

 

사육곰의 대부분은 반달가슴곰으로, 한국 천연기념물 제329호이며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으로 지정돼 있다.

 

문제는 곰사육이 전면 금지되기 이전에 곰들을 보호시설로 옮기기 위해선 미리 매입을 해야 하는데, 곰 농가들이 지속적으로 곰 매입비용을 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정부 보호시설은 최대 120마리까지만 수용할 수 있어 남은 곰들은 대부분 도살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동물단체의 설명이다.

 

이에 동물단체들은 푸바오 말고도 반달가슴곰에게도 범국민적 후원 및 관심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곰보금자리네트워크 관계자는 “현재 푸바오는 영화 제작까지 계획되는 등 전국민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는 반면 반달가슴곰에 대한 관심은 거의 0%에 가깝다”며 “같은 용인 하늘 아래에서도 푸바오는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반달가슴곰은 웅담을 채취당하며 열악한 환경에 놓여있다”고 말했다.

 

이어 “같은 곰이지만 동물을 귀여움으로만 소비하고 대상화하면 다른 결과가 나타난다”며 “푸바오가 관심을 받는 만큼 우리나라 토종곰인 반달가슴곰의 거취 문제에도 범국민적인 관심과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제언했다.

 

동물자유연대 관계자는 “푸바오에 대한 관심이 사육곰 등 다른 동물들의 복지까지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으면 좋겠다”며 “또 동물복지 등은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기 때문에 곰들에 대한 구조 문제에 대해서는 정부도 일정 부분 협의를 이어나가야 한다고 본다”고 전했다.

 

한편 ‘푸바오 고향’인 용인에서는 지난 2021년 웅담 채취 목적으로 사육되던 반달가슴곰이 탈출해 사살된 바 있으며 해당 사육장은 현재까지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경기신문 = 이보현 기자 ]

이보현 기자 lbh7264@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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