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의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에서 갱생을 희망하는 소년원 출소 청소년들이 센터의 교육에 적응하지 못하고 중도 포기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규칙적인 학교 생활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이들을 위한 교육이 필요하지만 별다른 대책이 없어 센터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경기신문 취재 결과 최근 수원시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를 찾은 10여 명의 고위기 청소년들이 사회 적응 교육 부재로 인해 센터를 떠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대부분 불우한 가정환경이나 경제적 어려움으로 학교를 중퇴하거나 일부는 소년원 등을 거쳐 센터를 찾았지만, 규칙적인 학습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검정고시 준비를 포기했다. 고위기 청소년은 소년원을 출소했거나, 현재 보호관찰소를 다니는 등 학교밖 청소년을 일컫는다.
센터의 교육을 포기한 한 청소년 A군은 "(우리 같은) 고위기 청소년은 중학교조차 다니지 못했고, 규칙적인 학교 생활이나 공부 경험이 없어 오전 9시부터 시작되는 수업에 적응하기 어렵다"며 "검정고시로 새출발을 꿈꿨지만 첫 단계부터 난관에 부딪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청소년 B군은 "자퇴했지만 다시 공부하고 싶어 센터를 찾았는데, 규칙적인 수업 시간을 따라가지 못하자 센터에서 소외감을 느꼈다"고 털어놨다.
문제는 센터의 교육 방식에 있다. 검정고시 합격을 위한 학습 중심으로 교육이 이뤄지면서, 학교 밖 청소년들의 사회성과 인성 함양을 위한 교육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매년 20여 명의 청소년이 센터에서 검정고시를 준비하지만, 10여 명은 적응하지 못하고 중도 포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이들을 교육하고 있는 구자송 전국교육희망네트워크 대표는 "학교 생활과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 이들의 어려움은 일반인과 학교를 잘 다닌 학생들은 이해할 수 없다"며 "규칙적으로 생활하도록 습관을 몸에 익힌 후 공부를 시작하는 적응 과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는 학교 밖 청소년을 지원하는 것이 아닌, 정규과목을 가르치는 학원처럼 검정고시 시험만 교육하는 상황"이라며 "학교 밖 청소년이 적응하지 못하는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는 교육 체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관계자는 "센터에는 검정고시 외에도 직업교육 등 다양한 교육을 받기 위해 수 많은 청소년들이 방문한다"며 "센터의 취지에 따라 일부 수업을 따라가기 어려운 청소년 모두까지 관리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센터는 학교 밖 청소년들이 센터 활동에 적응하고 각종 교육과정을 이수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할 계획이다"며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소년들을 위한 교육 방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 경기신문 = 박진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