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의 후보 단일화와 관련해 김 후보와 당 지도부가 7일 또 엇박자를 내며 강하게 충돌했다.
김 후보는 이날 오후 한 후보와 가진 후보 단일화 만찬 회동에서 특별한 합의 사항 없이 헤어진 후 입장문을 내고 “단일화 불씨를 이어가기 위해 한 후보에게 8일 오후 4시에 뵙자고 직접 연락을 드렸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 지도부는 이날 오후 의원총회를 개최한 뒤 ‘8일 TV토론 후 후보 단일화 여론조사 진행’의 로드맵을 양 후보에게 전격 제안했다.
신동욱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의원총회 종료 후 브리핑을 통해 “당원 (후보단일화 찬반) 여론조사를 통해 단일화해야 한다는 당원들의 총의가 확인됐다”며 “(로드맵 상) 8일 원래 예정했던 TV 토론과 이후 양자 여론조사를 후보들에게 제안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 수석대변인은 “오늘 두 후보가 만났는데 성과가 없었고 내일(8일) 또 만나기로 했는데, 두 후보 사이의 협상만 지켜보며 그냥 있을 수는 없다”면서 “애초 마련한 후보 단일화 로드맵에 따라 진행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당 지도부는 의원총회에서 이 같은 로드맵을 의원들에게 설명했다”면서 “(두 후보가 제안을) 받을지 안 받을지는 지금으로선 알 수 없지만 적어도 내일(8일) TV토론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물론 그 과정에서 후보들 사이에서 협의를 통해 원만하게 단일화 원칙이 타결된다면 그때부턴 다른 국면으로 갈 수 있다”며 “TV토론도 후보가 응하지 않으면 못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여론조사 방식에 대해서는 “경선에서 해왔던 룰대로 50%(당원투표) 대 50%(일반 국민 여론조사)”라고 설명했다.
신 수석대변인은 이 같은 지도부 결정 사항이 ‘당헌 74조 2항의 특례를 발동한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것에 따라 진행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당헌 74조 2항은 ‘대통령 후보자 선출 규정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사유‘가 있을 때는 대통령 후보자 선출에 관한 사항은 선관위가 심의하고, 최고위원회의(비상대책위원회)의 의결로 정한다’는 특례 규정을 담고 있다.
당 지도부는 후보 단일화를 원하는 당원들의 여론이 특례를 적용할 ‘상당한 사유’에 해당한다는 주장이나 나경원·윤상현(인천 동미추홀을) 의원 일부 중진 의원들은 이같은 지도부의 로드맵 제시에 상당한 우려를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후보 캠프 이정현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김 후보자가 8일 오후 4시 회동을 제안해온데 이어 국민의힘이 한 후보자와 김 후보자를 대상으로 8일 오후 6시 토론을 제안해왔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이어 “저희들은 단일화 방식과 절차를 국민의힘 후보자를 포함한 국민의힘에 일임하겠다고 이미 말씀드린 바 있다”며 “한 후보자는 8일 오후 6시 국민의힘 토론회에 참여한 뒤 김 후보자를 만나겠다”고 말했다.
또 “다음 일정이 없는 시간대인만큼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진지하게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변인은 “만약 김 후보자 제안대로 토론에 앞서 오후 4시에 김 후보자를 먼저 만나고 오후 6시에 국민의힘 토론회에 참여하기를 국민의힘 후보자를 포함한 국민의힘이 희망한다면 그 또한 일정을 조정해 성실히 응하겠다”고 강조했다.
[ 경기신문 = 김재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