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 발달장애(지적·자폐성) 인구 10명 중 3명 꼴로 일을 하고 있고, 그렇지 않은 발달장애인 절반이 취업을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한국장애인고용공단에 따르면 고용노동부와 장애인고용공단 고용개발원은 지난해 6월 17일부터 9월 30일까지 약 4개월 동안 15세 이상 발달장애인 3000가구(발달장애인 당사자 2149명·보호자 3000명)를 대상으로 ‘2024년 발달장애인 일과 삶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지난해 6월 기준 15세 이상 발달장애 인구는 22만 3772명 중 6만 8230명(30.5%)이 취업을 했고, 나머지 15만 5542명(69.5%)은 미취업 상태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발달장애인 취업자가 근무하는 직장의 유형을 살펴보면, 일반 민간사업체(민간회사·개인사업체)가 40.1%(2만 7335명)로 가장 많았다.
또 장애인 직업재활시설(보호작업장·근로사업장 등) 22.6%(1만 5400명), 장애인 표준사업장·자회사형 표준사업장 13.5%(9179명), 정부재정지원 일자리(공공근로·복지일자리 등) 13.4%(9130명)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각 직업 유형은 단순노무 종사자(67.5%·4만 6048명)가 가장 많았고, 서비스 종사자 16.0%(1만 951명), 사무 종사자 4.7%(3190명), 기능원·관련 기능 종사자 4.1%(2811명), 농림어업 숙련 종사자 2.5%(1698명) 순이었다.
발달장애인 취업자의 평균 근속기간은 5년이며, 근속연수가 10년 이상인 사람은 15.6%(1만 616명)에 불과했다.
취업자 중 49.3%(3만 3628명)는 부모와 가족이 일을 하기로 결심한 데 가장 큰 영향을 줬다고 답했다.
이밖에 취업에 영향을 준 사람으로 장애인 당사자(28.9%·1만 9727명), 복지관·시설 등 종사자(10.9%·7467명), 학교 교사(4.6%·3169명) 등이 뒤를 이었다.
취업 과정에서의 애로사항을 묻는 질문에는 34.3%(2만 2138명)가 ‘특별히 없었다’, 27.3%(1만 7638명)가 ‘발달장애인을 채용하는 사업체 자체가 없거나 부족했다’, 13.8%(8914명)가 ‘발달장애인 채용정보나 사업체의 특성 정보를 알기 어려웠다’, 7.5%(4870명)가 ‘장애인 당사자의 취업의지가 적다’고 각각 답했다.
직업을 갖지 못한 발달장애인 50.7%(4만 571명)는 취업을 희망, 47.9%(3만 8374명)는 취업을 희망하지 않았고, 나머지 1.4%(1096명)는 모른다고 답하거나 응답하지 않았다.
취업 희망자 중에서도 45.5%(1만 8458명)는 내일부터 일할 의향이 있다고 밝힌 반면, 54.5%(2만 2113명)는 당장 일할 의향이 없다고 답했다.
미취업 발달장애인 보호자들은 자녀의 취업 희망 여부를 묻는 질문에 67.4%(10만 4840명)가 ‘일하기를 원하지 않는다’, 27.6%(4만 3007명)가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언젠가 일하기를 원한다’, 4.9%(7694명)가 ‘지금 당장 일하기를 원한다’고 했다.
이들이 자녀의 취업 희망하는 이유를 살펴보면, ‘당당히 사회에 참여하길 원해서’가 39.8%(2만 185명)로 가장 많았다.
또 ‘자립을 준비하기 위해서’가 28.5%(1만 4472명), ‘생계에 도움이 됐으면 해서’가 18.9%(9571명), ‘낮시간을 보내게 하려고(돌봄의 일환)’가 7.7%(3910명)로 조사됐다.
반대로 보호자가 자녀의 취업을 희망하지 이유는 ‘장애로 인해 취업이 어렵다고 생각해서’가 46.1%(4만 8369명)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이어 ‘본인이 일하기를 원하지 않아서’(24.4%·2만 5607명), ‘자녀의 건강문제 등 개인적 이유로’(14.0%·1만 4664명), ‘발달장애인이 일할 만한 일자리·업무가 없어서’(7.7%·8027명)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취업 경험은 있지만 현재 일자리가 없는 발달장애인들은 자신이 직장을 그만두게 된 주된 이유로 ‘계약기간 만료’(5517명·17.7%), ‘업무 자체가 힘들고 어려움’(4264명·13.7%), ‘장애상태, 건강 등의 악화’(3731명·12.0%)를 꼽았다.
한편 이번 조사는 발달장애인의 특성과 환경을 반영한 국가승인통계로 2020년부터 매년 시행되고 있다. 조사 결과는 발달장애인 고용·복지정책 설계와 종합적인 지원방안 도출을 위한 근거자료로 활용된다.
아울러 조사를 주관한 장애인고용공단은 장애인 훈련생의 직업능력 향상과 고용기회 확대를 위해 지역별 발달장애인훈련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 경기신문 = 나규항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