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장애인만 있는 관광 공약…80억 사업 성공키 쥘 자격 의문

2025.05.27 20:00:00 3면

‘韓 캐시카우’ 관광산업, 문화보다 경제 공약으로
문화취약계층 장애인 관광 대책은 ‘찬밥’ 신세
장애인편의시설, 설치만 해놓고 ‘알아서 가세요’
문체부, 3년간 무장애 시설-서비스 연계에 80억

 

한국인의 해외 관광 소비가 외국인으로부터 벌어들인 국내 관광 수익을 역전한 것으로 나타나자 대선 후보들이 앞다퉈 지역별 관광 산업을 공약하고 있다.

 

후보들은 궁극적으로 관광객들이 다양한 문화생활을 향유케 한다는 복안인데, 내수 성장에 치중한 탓에 문화생활 사각지대인 장애인 관광 인프라는 이번 대선에서도 관심 밖으로 밀렸다.

 

정부가 올해부터 새로운 무장애 관광 상품 모델을 개발하고 나선 가운데 해당 사업의 성공키를 쥘 차기 대통령의 관심이 요구된다.

 

27일 경기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올해 1분기 국내 거주자의 카드 해외 사용금액은 53억 5000만 달러, 외국인 등 비거주자의 국내 카드 사용액은 27억 4500만 달러로 나타났다.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보다 해외로 나간 내국인이 많은 탓인데, 결국 들어오는 돈은 없는데 있던 돈조차 해외에서 돌면서 내수부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민의힘 정책총괄본부는 이날 “현재 대한민국 관광산업 GDP 기여율은 3%에 불과해 주요국 51개 중 최하위”라며 ‘국토 판갈이: 방방곡곡 핫플 KOREA’ 공약을 발표했다.

 

해당 공약집에는 K팝 시티 조성, 바가지요금 근절, 입국비자 간소화, 간편결제 활성화, 에어비앤비 합법화 등 내용이 담겼다.

 

또 경기북부·강원도 접경지대 DMZ 평화생태벨트, 서해안·충청·호남 문화낙조관광벨트, 남해안 블루링크 벨트, 서울 도심 속 산 등 지역별 특화 산업 공약을 제시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도 전국 곳곳에 관광 인프라를 조성하는 한편 지자체-기업 매칭 워케이션 등 노동자 휴가지원을 통해 관광산업과 내수를 동시 활성화한다는 복안이다.

 

전국을 돌아다니며 유세 중인 이 후보는 지금까지 강원 정선 생태관광 1번지, 수도권-광주목포를 잇는 서남해안 고속철도 연결로 다도해 관광물류산업 활성화 등을 공약했다.

 

지난 8일 경제5단체장과 만난 자리에서는 캐시카우 개발안에 대해 “문화산업을 대대적으로 육성할 필요가 있다. 관광산업도 우리에게 강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후보들은 관광객들이 문화생활을 향유하도록 하겠다면서도 내수 방면에 치중한 탓에 정작 문화생활 사각지대인 장애인들의 관광 복지 보완을 위한 노력은 부족한 실정이다.

 

눈에 띄는 점은 장애인편의시설 자체는 많지만 실제 활용해본 경험은 극소수라는 것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2023년 장애인편의시설 설치율은 관광숙박시설 90.7%, 관광휴게시설 94.9%로 적정설치율을 충분히 상회했다.

 

그러나 이용 경험률은 각각 4.8%, 3.9%로 매우 낮았다(한국장애인개발원, 2023).

 

설치만 해놓고 ‘알아서 가세요’가 아니라 이용 보조 서비스나 해당 관광지까지 이동할 수 있는 교통편 등 지원 필요성을 시사한다.

 

실제 2023년 한국장애인개발원 장애인삶패널조사 응답자 18.8%는 시설과 이동의 어려움(도와줄 사람, 교통수단, 이동·편의시설 정보)으로 여행을 다녀오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문화체육관광부는 오는 2027년까지 3년간 국비와 지방비 80억 원을 투입해 파주에서 ‘무장애 관광 연계성 강화 사업’을 추진한다.

 

이는 개별 관광지, 교통, 숙박, 식음·쇼핑시설, 정보 등 분산된 무장애 관광 시설과 서비스를 연결하는 사업으로 1년차 교통, 2년차 시설, 3년차 정보·인적 서비스 순으로 개발하게 된다.

 

사업이 원활하게 추진될 경우 관광객의 방문을 유도, 지역경제에 기여할 전망이지만 사업 성공 여부를 쥐게 될 대선 후보들은 무장애 관광에 대한 언급조차 없다.

 

지난 24일 이 후보 지지선언식에 참석한 남부광역권 관광직능단체는 “이 후보의 ‘잘사니즘’은 지역균형발전과 관광복지 실현이라는 시대적 과제에 맞닿아 있다”며 관광복지국가 체계 구축을 제안했다.

 

[ 경기신문 = 이유림 기자 ]

이유림 기자 leeyl7890@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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