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부터 한은까지”…삼성물산, 정비·관급 수주전서 ‘대세’ 등극

2025.05.29 11:14:32 4면

현대건설과 2파전 구도 속 한남4구역 선점
“래미안, 브랜드·실적 모두 갖춰 흐름 주도”

 

삼성물산이 올해 정비사업 시장의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압구정 2구역과 한국은행 강남본부 신축공사 수주전에 본격 뛰어들며 현대건설과의 정면 승부에 나섰다. 이미 한남4구역을 따낸 삼성물산이 추가 대형 사업까지 연달아 수주할 경우, 올해 정비사업 시장의 흐름을 사실상 주도하게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들어설 예정인 한국은행 강남본부 신축과 압구정동 2구역 재건축 사업의 시공사 선정 절차가 본격화되면서 국내 대형 건설사들의 수주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특히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두 사업 모두에서 정면으로 맞붙고 있어 업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특히 한은 강남본부는 서울 역삼동 테헤란로와 맞닿은 ‘금싸라기’ 부지에 지상 17층 규모로 다시 지어질 예정으로,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포스코이앤씨 등이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상징성과 품질면에서 ‘래미안’을 앞세운 삼성물산이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한국은행 강남사옥은 관심을 갖고 있는 프로젝트로, 구체적인 입찰 조건이 나오면 면밀히 검토할 예정”이라며 “설계의 정밀성과 공사 품질, 시공 신뢰도를 앞세워 경쟁에 나설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건설업계에서는 삼성물산이 관급공사에 다시 눈을 돌린 배경에도 주목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그간 수익성이 낮다는 이유로 관급공사에는 비교적 소극적이었던 삼성물산이 이번 사업에 관심을 보인 것은, 그만큼 브랜드 이미지와 상징성에 의미를 둔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의 맞대결은 압구정 2구역에서도 이어진다. 1982년 준공된 신현대 9·11·12차 아파트를 포함해 약 2500가구 규모로 재건축되는 압구정 2구역은 현재 압구정 정비사업 중 속도와 상징성이 가장 높은 곳으로 평가된다.

 

삼성물산은 최근 조합원 전용 홍보관을 단지 맞은편에 열고, ‘래미안’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우며 본격적인 수주전에 돌입했다. 단순 시공을 넘어 입주 이후 생활 편의성까지 고려한 설계와 서비스 제안을 통해 조합원들의 신뢰를 얻는 데 주력하고 있다.

 

반면 현대건설은 ‘압구정 현대’ 상표권을 출원하며 기존 인지도를 활용하려는 전략이지만, 조합 내부 분위기는 삼성물산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는 평가다. 한 조합 관계자는 “래미안은 이미 입주민 만족도가 높은 브랜드로, 시공 이후 하자나 민원도 적다”며 “삼성물산이 참여한다는 사실 자체가 조합원들의 불안을 크게 덜어준다”고 말했다.

 

또 다른 조합 관계자는 “래미안은 사실상 ‘대장 브랜드’로 자리잡았다”며 “삼성물산이 들어오면 경쟁사들이 섣불리 따라오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 업계에서는 삼성물산이 올해 정비사업 수주 규모 10조원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반기에는 한강변 1조원 규모의 대형 정비사업도 줄줄이 입찰을 앞두고 있어, 삼성물산이 주요 사업을 추가로 따낼 경우 독주 체제를 굳힐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정비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브랜드력과 시공 실적, 입주민 만족도를 모두 갖춘 삼성물산이 하반기 시장을 주도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미 선점한 한남4구역에 이어 압구정과 한은까지 확보하게 되면, 사실상 정비사업 ‘대장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오다경 기자 ]

오다경 기자 omotaan@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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