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이즈 사업 시행이 본격화되었다. ‘라이즈(RISE)’는 2023년 교육부에 의해 발표된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를 의미한다. 대학 재정 지원을 위한 예산 집행 권한을 중앙정부가 아닌 지방자치단체로 이양함으로써 지역 특성과 발전 전략에 기반해 대학혁신을 도모하도록 하는 새로운 체계이다. 저출생으로 인한 학령인구 및 노동인구 감소, 과학기술 발달로 인한 고등교육 및 산업구조 혁신 요구 등 지역과 대학이 당면한 공동위기를 극복하고 동반성장을 도모하도록 하는 대전환 계획이다.
지난 2년간 시범운영을 거쳐 기본계획과 대표 과제 및 추진 전략이 마련되었으며, 전국 각 시도별 행정부서 정비가 완료되었다. 지난해 12월에는 지역별 라이즈 사업 추진을 위한 2025년 국고 예산 총 2조 10억 원이 최종 확정되었다. 지방비 편성까지 포함하면 최종 사업비 규모는 2조 4천억 원에 달한다. 서울시도 지난 5월 라이즈 사업 추진 대학으로 35개 대학을 선정 발표하였고, 각 대학은 현재 지역-대학 간 동반성장을 위한 기반 구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라이즈 사업의 성패를 가르는 요소는 여러 측면에서 면밀히 다루어져야 하겠지만, 결국 지역 내 대학과 기업 간의 산학협력, 인재 유치 및 정주를 통한 취·창업 활성화, 지역 산업 특성화 및 경제 발전, 공교육 및 문화 발전을 통한 지역 정주 인구 증가 등이 주요 과제가 될 것이다. 이에 각 대학은 글로벌 인재 확보를 위해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 힘을 쏟고 있고, 지역의 기업들 역시 산업 인력 유치를 위해 외국인 근로자 유입을 도모하고 있다.
해외에서 유입된 우수 인재가 학업을 마친 후에도 한국에 머물며 직업을 갖고 삶의 터전을 구축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언어·문화적 지원이 필수적으로 수반되어야 한다. 외국인을 위한 언어교육은 일반적인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일반목적 언어교육과 직업이나 학문 등 특수한 상황에서 필요한 언어능력을 갖추게 하는 특수목적 언어교육으로 크게 나뉜다. 대학의 유학생이나 이주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한국어교육은 후자에 속한다.
현재 각 대학은 언어교육센터, 한국어학당 등의 이름으로 어학연수생 대상 한국어교육을 확대하고 있고, 최근에는 외국인 전담학부나 특수대학원을 통해 유학생 유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산업체에서는 조선업, 건설업, 관광업, 농업, 제조업, 서비스업, IT, 의료·보건 분야의 외국인 근로자 유입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이들의 학업 수행 능력과 산업 현장에서의 업무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한국어 능력 신장이 필수적이다. 일반적인 의사소통능력뿐 아니라 전공 분야 및 직업 영역에 특화된 언어능력 향상을 위한 특수목적 교육이어야 한다.
한국의 대학이나 대학원에 입학하기 위해서는 한국어능력시험(TOPIK)의 일정 수준을 취득해야 하지만 최근에는 이를 요구하지 않는 대학도 늘고 있다. 2005년부터 시행 중인 고용허가제에 따른 한국어능력시험(EPS-TOPIK)은 제조업 및 어업 등 특수한 분야의 산업 인력을 대상으로 한 장치이지만 이것만으로 이들의 언어능력을 담보할 수는 없다. 진입 이후의 맞춤형 교육이 더 중요하다. 지속가능한 동반성장을 위해서는 거시적인 비전도 중요하지만, 그 안의 구성원을 놓치지 않는 세심한 정책적 지원과 구체적 계획이 수반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