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김영준·이준우 교수 연구팀, 당뇨병 환자 척추주사 임상 효과 입증

2025.08.20 14:30:10

분당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김영준·이준우 교수 연구팀은 다리 통증을 호소하는 당뇨병 환자도 비당뇨 환자와 마찬가지로 척추주사 시술을 통해 통증 감소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발표했다. 다만, 통증이 만성적이거나 강도가 약한 경우 치료 효과가 떨어지는 만큼, 전문의의 면밀한 진단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당뇨병은 인슐린 분비나 기능 이상으로 혈당이 비정상적으로 상승하는 질환으로, 심근경색·뇌졸중·녹내장·신부전·신경손상 등 다양한 합병증을 유발한다. 특히 합병증 자체가 치명적일 뿐 아니라, 다른 질환과 증상이 겹쳐 진단을 어렵게 한다는 점이 문제다. 대표적인 것이 하지(다리) 통증이다. 당뇨병성 말초신경병증뿐 아니라 허리디스크나 척추관협착증 역시 다리 통증을 일으켜 원인 구분이 쉽지 않다. 더구나 당뇨병이 척추의 퇴행성 변화를 촉진하기도 해 진단을 한층 복잡하게 만든다.

 

이 같은 이유로 당뇨병 환자의 척추주사 시술에는 오해와 우려가 따라왔다. 척추주사는 경막외 스테로이드 주사라고도 불리는데, 당뇨병성 말초신경병증이 있으면 효과가 떨어질 수 있으며, 스테로이드가 일시적으로 혈당을 높이기 때문이다. 또한, 당뇨병 환자는 드물게 척추감염 위험이 높다는 보고도 있어 안전성 논란이 있었다. 이로 인해 “당뇨병 환자에게는 척추주사가 효과가 없고 위험하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치료를 미루는 환자들이 생겼다.

 

이에 연구팀은 척추주사의 실제 효과와 한계를 검증하기 위해 연구를 진행했다. 하지 통증으로 척추주사를 받은 218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당뇨병 여부에 따른 통증 감소 정도와 부작용 발생률을 비교한 결과, 두 집단 간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 즉, 당뇨병 환자도 비당뇨 환자와 마찬가지로 척추주사 치료를 통해 다리 통증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음이 확인됐다.

 

그러나 모든 환자에게 동일한 효과가 나타난 것은 아니었다. 통증이 6개월 이상 지속되거나 통증 강도가 약한 경우, MRI에서 척추병변이 확인되더라도 척추주사의 효과가 떨어졌다. 연구팀은 이 경우 척추병변보다는 당뇨병성 신경병증이 원인일 가능성이 높으므로, 전문적이고 신중한 감별 진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영준 교수는 “혈당 상승이나 감염 위험 때문에 치료 시기를 놓치는 당뇨병 환자가 많다”며 “통증 양상과 원인을 정확히 평가한다면 척추주사도 중요한 치료 옵션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준우 교수는 “모든 당뇨병 환자가 척추주사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통증 기간·강도·원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당뇨병 합병증과 척추질환을 구분한 후 주사치료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당뇨병 환자의 척추주사 치료에 대한 불필요한 우려를 불식시키고, 임상적 기준을 제시함으로써 보다 안전하고 적극적인 치료 가이드라인 마련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Skeletal Radiology에 게재됐다.

 

[ 경기신문 = 이양범 기자 ]

이양범 기자 ybl0516@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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