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환의 노트북] 여행을 떠나요!

2025.09.01 06:00:00 13면

 

여행이란 미지의 세계를 향하여 훌쩍 떠났다가는 자신이 살던 곳이 그리워질 때 다시 찾아드는 과정의 모든 연속이다. 여행은 피곤하면서도 즐겁다. 또 많은 것을 실제의 경험을 통해 보고 듣고 먹으면서 즐기게 된다. 그래서 여행을 통해 만들어진 경험은 책이나 이야기를 통해 만들어진 간접경험에 비해 훨씬 더 오랫동안 뇌리에 남게 된다. 세월이 지난 뒤에는 그때의 모든 과정이 아름답고 소중한 추억으로 남게 되거나 또 진한 향수를 자아내기도 한다.

 

여행을 떠나는 사람의 가슴속에는 새로운 것들에 대한 호기심, 모험심과 개척정신 같은 것이 담겨 있다. 여행을 통해 얻는 새로운 에너지는 우리 삶의 활력소가 된다. 그동안 일상에서 쌓였던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시작할 수가 있다. 다시 말해 힐링이 가능하게 된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여행은 낭비가 아닌 새로운 창조의 과정이라 할 것이다. 이런 이유로 우리는 시간과 비용을 들여가면서 여행을 하는 것이다. 튀르키예의 시인 나짐 히크메트(Nâzım Hikmet)는 「진정한 여행」이라는 시에서 여행을 다음과 같이 노래했다.

 

가장 훌륭한 시는 아직 씌어지지 않았다.

가장 아름다운 노래는 아직 불려지지 않았다.

최고의 날들은 아직 살지 않은 날들.

가장 넓은 바다는 아직 항해되지 않았고,

가장 먼 여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불멸의 춤은 아직 추어지지 않았으며,

가장 빛나는 별은 아직 발견되지 않은 별.

무엇을 해야 할지 더 이상 알 수 없을 때

그때 비로소 진정한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

어느 길로 가야 할지 더 이상 알 수 없을 때

그때가 비로소 진정한 여행의 시작이다.

 

한편,여행의 목적과 유형은 다양하다. 통상 대다수의 사람들은 세상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면서 색다른 문물을 접하고 경험하거나 혹은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구경하기 위해 여행을 한다. 이 경우에도 여행객들은 처음에는 대도시를 중심으로 몰려다니다가 점차 중소도시로 발길을 돌려 세상의 구석구석을 찾아다닌다. 중소도시에서는 사람들이 덜 붐비기에 그만큼 더 많은 자유와 여유를 즐길 수가 있다. 그리고 한곳에 오랫동안 머무르면서 박물관이나 미술관을 찾아 나서거나 여러 가지 공연이나 이벤트를 즐기는 등 현지사람들의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 느낄 수가 있다. 또 그 고장만의 특산물 요리를 맛볼 수도 있다. 한마디로 오감으로 즐기는 여행이 가능하게 된다.

 

다른 하나의 유형은 어느 한 곳에 머무르면서 몸과 마음을 쉬게 하는 여행, 즉 힐링을 위한 여행이다. 날이 갈수록 이 목적의 여행이 더 중시되는 경향을 보인다. 그중에서도 특히 명상여행이 인기를 끌고 있다. ‘산티아고 순례길(Camino de Santiago)’ 여행은 대표적인 예이다. 이는 천년의 세월 동안 무수한 사람들이 배낭을 메고 지팡이를 짚으며 걸어온 길을 직접 체험해보는 것이다. 최종 목적지는 예수의 열두제자 중 하나였던 야고보의 무덤이 있는 스페인 북서쪽의 도시,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Santiago de Compostella)’다.

 

그 길에는 진한 역사의 향기가 배어있으며, 중세에 지어진 오래된 교회와 고색창연한 건물들, 그리고 로마 시대의 돌길까지 아름다운 풍광과 상상력을 자극하는 옛 자취로 가득하다. 치열한 경쟁에서 벗어나 느리게 숨 쉬고 싶을 때, 길 위의 자유가 그리워질 때, 평범한 삶에서의 작은 일탈을 원할 때, 신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고 싶을 때 사람들이 찾는 이 길은 명상과 구도의 길이 되어있다. 지금도 800km 여정의 길을 매년 약 60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걸어가고 있다.

 

그런데 여행을 떠나기 전에는 미리 사전준비를 충실히 해두어야 한다. 그래야만 안전한 여행이 가능하며 여행의 깊고 오묘한 맛도 느낄 수가 있기 때문이다. 또 어디로 가야 그 지방의 특산물과 음식을 맛볼 수 있으며 고유의 풍물과 전통행사를 접할 수 있는지에 대한 정보를 알아두면 여행이 한층 더 풍성해질 것이다. 이제 장거리 여행을 떠날 준비가 다 완료되었나요? 그러면 떠나보시죠! 당신의 호기심을 충족시켜주고 또 새로운 창조적 에너지원이 기다리고 있을 미래의 세계를 향하여...

이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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