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음식물 쓰레기의 거리' 수원역?…악취 진동하는 로데오

2025.09.09 14:33:14 7면

길가에 봉투 덩그러니…시민들 불편 호소
전용 쓰레기통 없어…봉투만 내놓는 방식
관광객 "간식 먹으러 왔는데 악취 심각해"

 

"냄새가 역겨워서 헛구역질이 나요. 아예 못 지나다닐 수준이에요"


9일 오전 수원역 인근 로데오 거리에는 쓰레기가 널브러져 있어 숨을 쉬기 어려울 정도의 악취가 진동하고 있었다.


어젯밤 각종 점포에서 대량으로 버려진 쓰레기들이다. 대형 종량제 봉투부터 음식물쓰레기 봉투까지 모여 하나의 산을 이루고 있었다. 


쓰레기가 길가에 널브러진 이유는 팔달구청의 쓰레기 처리 지침 때문이다. 


팔달구는 쓰레기를 저녁 8시부터 새벽 5시까지 본인의 집이나 점포 앞에 봉투째로 버리라고 안내하고 있다. 전용 쓰레기통은 별도로 비치하지 않았다.


더 큰 문제는 유동 인구가 가장 많은 밤 시간대에 각종 점포로부터 엄청난 양의 음식물쓰레기가 봉투에 담겨 거리에 쏟아진다는 점이다.


시민들은 코를 틀어막거나, 숨을 참는 듯 인상을 찡그리면서 서둘러 자리를 피했다. 한 남성은 전화 통화를 하다가 헛구역질을 하기도 했다.


비둘기나 고양이가 봉투가 찢어서 찌꺼기가 흘러나오는 봉투도 있었다. 오염물 때문에 가로등 주변 바닥은 이미 새카맣게 변했다.

 


'쓰레기 무단투기 금지' 현수막은 사실상 무용지물이다. 바로 앞에 쓰레기 더미가 쌓여있거나, 현수막 관리가 안 돼 뒤집힌 채로 방치됐다.


버스·택시 정류장이 있는 수원역 문화광장에도 주변 상인들이 쓰레기 때문에 고통받는다는 현수막이 붙어있었지만 여전히 쌓인 쓰레기 때문에 시큼한 악취가 나고 있었다.

 


수원 시민 김주형 씨(23)는 "근처에 자취방이 있어서 매일 이곳을 지나다니는데 악취 때문에 너무 힘겹다"며 "집에서 씻고 나와도 여길 지나가면 온갖 쓰레기 냄새가 몸에 밴다"고 토로했다.

한 외국인 관광객 부부도 "한국 간식을 즐기러 왔는데 냄새가 나서 아쉽고 화도 난다"고 말했다.

 

건물 경비원 남상수(59) 씨는 "냄새가 난다는 민원이 계속 들어와서 창문도 못 열고 있다"며 "직접 쓰레기통을 구매해서 설치했는데, 사람들이 자기들 쓰레기를 버리더라. 이런 건 시가 알아서 처리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이처럼 시민들이 악취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는 가운데, 시가 직접 나서서 문제를 즉각 해결해달라는 목소리는 앞으로 꾸준히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 경기신문 = 안규용 기자 ]

안규용 기자 gyong@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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