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담배회사는 정직한 기업인가? 담배소송에 국민적 관심이 필요하다

2025.09.12 05:00:00 5면

 

사람들은 담배에 대해 흔히 ‘백해무익(百害無益)’하다고 한다. 해로움이 백 가지고 이익은 하나도 없다는 뜻으로 담배는 대표적 건강 유해물질로 인식되고 있다. 많은 흡연자들은 새해목표로 금연을 결심하기도 하고, “내일부터 담배를 끊겠어”라고 선언하지만 실패해 다시 흡연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금연을 지원하는 갖가지 정부정책과 다양한 금연보조제도 있지만 금연이 어려운 이유는 그만큼 담배가 갖는 강한 중독성 때문일 것이다. 담배는 경제적 지출뿐 아니라 질병의 위협 그리고 가족과 주위의 눈치까지 견뎌가며 흡연을 이어가게 하는 고약한 물건인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 백해무익한 담배를 제조하는 회사는 정직한 기업인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담배 한모금의 유혹을 선택한 개인을 매개로 막대한 수익을 올리면서도 담배가 인체에 유해하며 흡연으로 인한 각종 질병의 원인이라는 것을 인정하지도 않은 채 유해물을 제조하고 수입하여 판매하고 있다.

 

2014년 건강보험공단은 흡연에 기인한 질병치료에 들어간 치료비에 대해 담배회사를 상대로 533억 원의 소송을 제기하였다. 11년간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흡연과 질병의 연관성에 대한 과학적 근거와 자료들은 쏟아져 나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놀라운 것은 담배회사들은 양심과 책임을 저버린채 흡연의 폐해를 인정하지 않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으며 재판부도 과학적 근거와 국민적 법 감정을 무시한 채 건보공단에 1심 패소판결을 결정하였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흡연과 간접흡연 모두 1군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캐나다는 1998년부터 27년간 진행된 담배소송에서 담배회사로부터 약33조원 규모의 배상을 이끌어낸 바 있으며, 미국에서는 담배회사들의 위법행위와 손해배상이 인정된 사례도 있다.

 

질병관리청 담배폐해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기준 흡연으로 인한 건강보험 진료비 지출이 3조 8000억 원이며 흡연으로 인한 사망자는 하루 159명에 달한다고 하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흡연으로 인해 폐암과 후두암으로 고통 받는 국민들이 엄연히 존재하고 있고, 많은 전문가들이 흡연과 질병간의 인과관계가 충분히 입증되고 있음을 주장하고 있으며, 세계적으로도 흡연의 폐해를 인정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에서는 아무도 책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 과연 정상적인 사회인가 의문이 든다.

 

자국 국민들의 건강과 생명을 담보로 담배사업을 하는 기업, 다른 나라의 담배시장을 공략해서 막대한 부를 올리는 외국계 기업들 모두 우리국민의 건강을 외면하고 있는 부도덕함과 그 폐해를 인정하지 않는 기만적 행위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캐나다 법원은 판결문에서 “담배회사 행위는 가장 강력한 방식으로 규탄하고 처벌해야 한다”며 “이들에게 아무런 처벌이 없다면 다른 산업에 잘못된 메시지를 전달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번 건보공단의 담배소송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알 수 없지만 국민이 하나되어 관심과 지지를 보내 담배회사에 확실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담배산업이 더 이상 국민건강과 생명을 담보로 성장하지 못하도록 경종을 울려야 한다.

 

아울러 이번 소송을 통해 담배회사들은 지금이라도 정직한 기업으로 거듭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박일규 능실종합사회복지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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