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건희 여사에 대한 각종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최근 양평군청 소속 공무원 A씨가 조사를 받은 뒤 숨진 사건과 관련해 "강압적인 분위기가 아니었고 회유하지도 않았다"고 입장을 드러냈다.
반대로 A씨의 자필 메모에는 "강압 수사에 지친다"는 내용이 담겨 양측의 내용이 정반대로 엇갈렸다.
지난 10일 특검팀은 공식 입장에서 "고인이 된 A씨의 명복을 빈다"며 "조사 과정에서 강압적인 분위기도. 회유할 필요도 없었다"고 반박했다.
특검팀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돼 오전 10시 10분부터 오후 10시 40분까지 조사받았다. 앞서 A씨 변호인은 정씨가 생전에 남긴 자필 메모를 토대로 이튿날 오전 1시 15분에 조사가 끝났다고 주장했는데, 사실관계가 다르다고 반박한 것이다.
특검팀은 "조사 중에도 3회에 걸쳐 휴식시간을 보장해 주었고, 조사를 마친 후 담당 경찰관이 건물 바깥까지 배웅하는 방법으로 안전하게 귀가하도록 했다”며 “건물 외부 CCTV에 잡힌 고인의 귀가 장면을 통해 강압적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간접적 정황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A씨 측의 거짓 진술 강요 주장에 대해서는 "이미 다른 공무원 진술을 통해 동일한 내용을 확보한 상태였기에 A씨 진술을 새로 강요할 이유가 없었다"라고도 했다.
이외에도 특검은 고인에 대한 조사가 1회만 진행됐고 압수수색 등 강제 수사가 없었던 점을 들어 강압 수사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앞서 이날 오전 50대 양평군 단월면장 A씨는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외부 침입이나 타살 황은 드러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은 A씨의 자필 메모를 공개하며 "고인의 명복을 빈다.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하겠다"고 했다.
A씨는 메모에서 "특검에 처음 조사받는 날 너무 힘들고 지친다. 이 세상을 등지고 싶다"며 "모른다고, 기억 안 난다고 사실대로 말해도 계속 다그친다. 사실을 말해도 거짓이라 한다. 전날 잠도 못 자고 하루 종일 먹은 것도 없고, 너무 힘들다"고 적었다.
또한 "계속되는 팀장의 회유와 강압에 지치고 힘들다가, 강압적인 10시경 수사관의 회유에 전혀 기억도 없는 진술을 했다"며 "오전부터 그런 일이 없다고 했는데 군수가 시켰느니 등 계속 추궁했다"고 호소했다.
A씨는 "진술서 내용도 임의로 작성해 답을 강요했다. 수사관들이 정한 대로 빨리 도장을 찍으라고 강요했다"며 "집에 와서 보니 한심스럽고 잠도 안 온다. 이렇게 수모와 멸시를 당하니 세상이 싫다. 사람도 싫다"고 마무리했다.
한편 특검은 김건희 여사 가족회사인 ESI&D가 2011~2016년 양평 공흥지구 개발사업을 하며 개발부담금을 면제받는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A씨는 당시 양평군청에서 개발부담금 업무를 담당했던 인물로 알려졌다.
[ 경기신문 = 안규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