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업종·지역 불문 중동 리스크 줄여야 한다

2026.04.03 06:00:00 15면

석유화학과 건설 현장 등 비상…중소기업 어려움 더욱 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 이란 전 종전 의지를 밝히면서도 ‘유사 시 정밀 타격’ 등을 언급하면서 우리 경제의 그늘이 가시지 않고 있다. 한국 경제에 경고음이 크다.

 

원유, 나프타, 액화천연가스(LNG) 등의 공급 부족으로 산업현장이 서서히 멈춰 서고 있는 것이다. 포장재·합성고무·플라스틱 부품 등의 부족으로 식품·약품 등 생필품은 물론 건설 등 내수산업, 자동차·반도체 등 수출산업까지 전방위적인 생산 차질이 우려된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이어 홍해 위기가 겹치면서 산업계에선 당장 공급 비상사태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원자재 위기는 일차적으로 포장 용기 등 플라스틱 제품 재고 부족으로 나타나고 있다. 과자, 음료, 간편식 등 식품부터 화장품까지 짧게는 1개월 정도의 재고밖에 남지 않았다. 식품업계는 인체에 닿거나 맛과 상품의 변질 우려 등을 고려한 특수 포장이어서 당장 대체 용기를 마련하기 어렵다고 답답해하고 있다. 건설 현장도 비상이다. 골재 작업을 위한 레미콘(시멘트 배합물)을 비롯해 마무리 공정에 쓰이는 창호(새시), 외벽 도장 등이 나프타 수급 차질로 지연이 예상된다. 누구보다 인프라와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의 어려움이 크다.

 

작금 원·달러 환율이 1500 원을 돌파하는 등 고환율·고물가·고금리의 3고(高) 복합 위기로 존폐 위기에 놓인 중소기업들이 늘고 있다. 중동 정세 불안이 해소 조짐을 보이지 않으면서 국내 중소기업의 피해 사례가 점차 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중동전쟁 관련 중소기업 피해·애로(우려 포함)가 모두 500여 건에 이른다. 피해·애로의 유형(중복 응답)을 보면 운송 차질이 64%로 가장 많았고 계약 취소·보류(35%), 물류비 상승(34%), 대금 미지급(27%) 등이다. 국가별로는 이란이 19.6%, 이스라엘이 15.0%로 각각 집계됐으며 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아라비아 등 다른 중동 국가가 71.8%로 나타났다.

 

정부는 정책 금융기관을 통한 24조 2000억 원 규모의 긴급 유동성 지원을 신속히 집행한다는 방침이다. 무역보험(무보)을 통한 중동 수출기업 대상 제작 자금 보증 한도 2배 우대 등 자금 지원을 강화한다는 것이다. 무역보험은 수출자가 대금을 받지 못하거나(수출보험), 은행이 수출금융을 제공할 때 발생하는 위험을 보장하는 제도다. 수입자의 지급불능과 정치적 위험 등을 담보해 대금을 회수하게 하거나 대출을 보증해, 수출 중소·중견기업의 안전한 해외 진출과 대외 거래를 돕는 필수적인 수출 지원 안전망이다. 석유화학 등 원자재 수급이 시급한 업종을 위한 수입 보험 지원 규모를 작년보다 6000억 원 증액하는 등 공급망 안정성을 뒷받침한다.

 

금융위원회는 중동전쟁 피해 기업 지원을 위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을 통해 약 20조 3000억 원 규모의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중동 수출기업 애로에 신속 대응하기 위한 '원스톱 대응' 지원도 강화한다. 중동 고(高) 의존 품목과 연쇄 영향이 우려되는 전방산업 관련 품목의 해결에 총력체제로 힘쓰길 바란다.

 

관건은 신속한 대책 마련 못지않게 현장의 원활한 집행이 중요하다. 범정부 지원책이 수출기업에 실질적 혜택으로 이어지도록 집행 전 과정을 재점검하고 보완해 나가길 바란다. 중소기업을 회생시키기 위한 정책적 뒷받침을 꼼꼼히 수립하길 당부한다. 경제의 실핏줄 같은 중소기업을 위기에서 구해야 한다. 글로벌시대에 경쟁력을 갖춘 강한 중소기업 육성이야말로 한국 경제의 활로를 여는 길이다.

 

차제에 각종 규제와 노동 리스크를 줄이고, 중소기업이 신산업 분야의 중추 기능을 담당케 하는 정책 패러다임 전환이 요청되고 있다. 정책 당국은 산업수요에 부응하는 중소기업 인력 양성, 시장 친화적 기술이전·사업화 활성화 등에 힘쓰길 바란다. 국난의 시기다.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기업과 소비자 등이 한뜻으로 이 어려움을 이겨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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