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 회피 논란' 연천고, 사이클 사망사고 후 규정 개정…"원래 이뤄지던 것 문서화"

2026.04.02 17:25:53 4면

사고 직후 규정 100개로 늘어…유가족 "책임 회피"
훈련 목적·환경 고려×…규정 실효성에는 '물음표'

 

'사이클 유망주' 고(故) 신민철(17)의 사망 사고 이후, 책임을 다해야 할 연천고가 급하게 관련 규정을 새로 만들면서 책임 회피에 급급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게다가 이 규정의 실효성이 크지 않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대해 연천고는 "책임 회피는 아니다. 안타까운 이번 사고를 계기로 원래 이뤄지던 안전 관리 절차와 규정을 문서로, 체계화해가는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미래 한국 사이클을 이끌 재목으로 꼽혔던 신민철은 지난 1월 24일 파주시 37번 국도에서 유도차 훈련에 나섰다가 도로 포트홀(패임)에 의해 목숨을 잃었다. 앞서 가던 유도차 바로 뒤를 따르며 고속으로 사이클링을 하던 중 벌어진 사고였다.


신민철의 아버지 신승혁 씨는 "(사망 사건 이후) 자전거에 전문성이 없는 사람들끼리 모여 메뉴얼을 바꿨다. 원래 20개도 안됐던 규정이 사고난지 일주일 만에 100여 개로 늘어났다"며 "사고의 책임을 져야 할 학교가 곧바로 본인들의 메뉴얼부터 손댔다는 사실을 접하고서는 너무 황당하고 받아드리기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연천고의 2026학년도 사이클부 운영 계획서에는 지난해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도로 훈련 간 안전관리 계획' 규정이 추가돼 있었다.

 

도로 훈련 시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를 예방하고, 학생의 생명과 신체 안전을 최우선으로 보호하기 위해 마련된 규정에는 ▲사고예방 점검 체크리스트 ▲안전 장비 관리 ▲사고 발생 시 대응 체계 등이 적혀 있다.


하지만 심도 있는 논의 없이 규정 개정이 이뤄져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이정운 전국프로경륜선수노동조합 위원장은 "안전 준수에 대해서는 일반적인 것을 집어넣은 것 같다. 하지만 끊임없이 자신의 한계에 도전하고 사이클러(cycler)를 꿈꾸는 학생선수들에게 '대충 훈련 해'라고 하는 것 밖에 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규정에는 '제한 속도 준수'라고 쓰여있는데, 평균적인 도로의 제한속도는 50~60㎞다. 하지만 선수들은 80~90㎞, 빠르면 100㎞의 스피드로 질주하는데, 규정대로 훈련을 실시한다면 스피드 훈련은 아예 못한다. 훈련 효과가 많이 떨어질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도로 중간 지점에 차가 나올 수 있는 곳이 있다. 도로에서 훈련을 하려면 그곳을 다 막아야 하는데, 이런 세세한 부분들이 많이 미숙하다"고 했다.


이와 관련 연천고 교감은 "도로 훈련 규정을 넣은 것은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다. 유사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하게 사고 예방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해서 내용을 추가했다"고 답했다.


경륜선수나 심판위원들을 배제된 채 규정 개정이 이뤄진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전문가 의견 수렴까지는 아니더라도 자전거 코치를 비롯해 학생선수, 학부모의 의견이 반영됐다"고 해명했다.


그는 "사이클부 운영 계획서에 규정이 추가됐다고 해서, 그동안 아무런 안전 조치도 이뤄지지 않은 것은 아니다"라며 "추가된 규정은 원래 다 진행됐던 부분이다. 몇 십년 동안 사이클부를 운영하면서 전혀 사고가 없었다. 안타깝지만 이번에 사고가 발생했고, 규정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더 안전하게 훈련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기 위해 진행됐다"고 전했다.

 

[ 경기신문 = 유창현 기자 ]

유창현 ychangheon@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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