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과 무기한에 가까운 휴전 연장 발표

2026.04.22 10:02:07

유가 폭등·중간선거 리스크에 결국 '유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기한을 정하지 않은 휴전을 택하며 결국 한 발 물러섰다.

 

'2주 휴전' 만료를 단 하루 앞둔 21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구체적인 시한을 명시하지 않은 채 휴전을 연장한다고 전격 선언했다.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고유가 압박과 선거 리스크를 이기지 못한 사실상의 무기한 후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협상 결렬 시 이란의 핵심 인프라를 타격하겠다고 위협해왔으나, 실제 실행에 옮기기엔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가시화되면서 국제 유가는 이미 통제 불가능한 수준으로 치솟을 조짐을 보였고, 이는 미국 내 물가 상승 압력으로 직결됐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행정부로서는 전쟁 장기화가 타격을 입을 수 있는 시나리오였던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연장의 명분으로 파키스탄의 중재 요청과 이란 내부의 분열을 꼽았다. 그는 "이란이 통일된 협상안을 가져올 때까지 공격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는 역설적으로 이란이 움직이지 않는 한 휴전 상태를 유지하며 시간을 벌겠다는 계산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출구 전략을 찾지 못한 트럼프 행정부가 '결과가 나올 때까지'라는 모호한 표현으로 정책 실패 비판을 피하려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이번 선언이 시장에 실질적인 안정감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이란 해상봉쇄'만큼은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고, 이란 측은 즉각 "일방적인 휴전 선언을 인정하지 않겠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이란 국영방송은 22일(현지시간) 이란이 미국의 휴전 연장을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며 국익에 따라 행동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JD 밴스 부통령이 이끄는 협상단의 파키스탄행이 지연되면서 외교적 돌파구 마련도 불투명해진 상태다. 공급망 안정화가 요원한 상황에서 미국의 전략적 불확실성만 노출되자, 원유 시장과 금융 시장의 변동성은 오히려 확대될 가능성이 커졌다.

 

[ 경기신문 = 정진희 기자 ]

정진희 jinny@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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