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주도 성장’은 시대적 요구다. 교육은 이재명 정부가 온 힘을 다해 추진하는 국가균형발전을 뒷받침할 수 있다. ‘교육 주도 성장’은 창의적인 발상이다. 제주 표선면의 IB(국제바칼로레아) 학교가 몰고 온 지역발전은 교육감이 주도하는 ‘교육 주도 성장’의 본보기다.
하지만 대다수 지역의 현실은 아니다. 교육 정상화에 이은 ‘교육 주도 성장’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교육 개혁에도 과감한 실행력을 발휘한다면 한국 교육은 달라질 수 있는데 문제는 순서와 방법이다.
무엇보다 교육 개혁의 첫걸음은 교육감 선거제도 개편이다. 교육감은 ‘교육 대통령’이라 불릴 만큼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다. 교육감은 인사권, 예산권, 교육 규칙·정책 수립권 등 한국 교육을 근본부터 바꿀 수 있는 힘이 있다. 교육감이 어떤 교육 정책을 펴는가에 따라 유·초중등 교육의 골간이 달라진다.
과제가 적잖다. 2006년 도입된 교육감 직선제는 낮은 투표율과 ‘깜깜이 선거’라는 오명을 쓰고 있다. 교육감 선거가 ‘깜깜이 선거’가 된 것은 정당 추천 배제로 인한 묻지마 투표, 후보자들의 낮은 인지도, 비슷한 정책, 유권자들의 교육에 대한 무관심이 복합된 탓이다. 이 결과 교육감 선거에서는 무효표 비율이 지자체장 선거에 비해 2배에서 6배에 이를 정도로 높게 나오고 있다.
2014년 경기도 교육감 선거에서는 무효표가 전체 투표의 11.5%인 59만 549표가 나왔고, 진보와 보수의 1:1(성기선, 임태희) 구도로 치러진 8회 선거에서도 무효표가 도지사 선거 무효표(5만 7822)의 3.4배인 19만 6761표나 됐다. 2022년 8회 서울시 교육감 선거에서는 서울시장 무효표의 5.7배인 21만 7449표가 나와 전국 최다를 기록했다.
이뿐만 아니다. 6·3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전국 시·도교육감 선거가 이전투구 양상이다. 진보·보수 진영 단일화 과정에서 투표단 참가비 대납 정황이 포착되고, 경선 결과 불복 등의 잡음이 잇따르고 있어서다. 정작 교원이나 학생을 위한 교육정책과 비전은 찾아보기 어렵다. 교육감 선거의 고질적 문제가 올해도 어김없이 되풀이되고 있는 것이다.
서울에서는 정근식 교육감이 진보 진영 단일 후보로 선출됐지만, 시민참여단 구성 과정에서 대리 등록과 참가비 대납을 허용한 것으로 드러나 시끄럽다. 한만중 후보는 “선거인단 상당수가 투표하지 못했다”며 ‘서울 민주진보교육감 단일화위원회’를 고발했다. 특히 1인당 가족 등 6명까지 대리 등록과 참가비 대납을 허용하기로 후보들이 합의한 것은 민주주의 원칙을 훼손한다는 비판이 크다. 보수 진영에서도 윤호상 후보가 선출됐지만 류수노 후보가 여론조사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며 불복 조짐을 보인다.
경기도에선 안민석 후보가 진보 진영 단일 후보가 됐지만 역시 선거인단 참가비 대납 의혹이 불거져 후보 선출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이 제기된 상태다. 전국 곳곳에서 단일화에 따른 경선불복과 법정 다툼이 벌어지고 있다.
교육감 후보 경선이 이 지경에 이른 데는 현행 교육감 선거제도 자체의 결함 탓이 크다. 각 진영 시민단체 인사들이 선거 때 일시적으로 모여 단일 후보를 뽑는 구조라 불공정 논란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오죽하면 교육감 출마자들 사이에서 “차라리 정당 공천이 투명하다”는 말이 나오겠나.
이대로는 안 된다. 국회와 교육계의 무능과 무책임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이미 정치판이 돼 버린 교육감 선거를, 정치 중립이란 형식논리로 ‘눈 가리고 아웅’ 해봐야 부작용만 커질 뿐이다.
시민단체에 맡겨 진행해 온 선거제도를 바꿔야 한다. 국립대 총장 선거처럼 교육감 후보 경선도 선거관리위원회에 위탁하는 것을 검토할 만하다.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국가균형발전은 광역자치단체장+교육감의 시너지가 발휘되는 ‘교육감 러닝메이트제’로 가능하다. 이재명 정부는 마음만 먹으면 새까맣게 탄 불판으로 전락한 한국 교육을 새판으로 갈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