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친환경차 지원 정책이 최근 ‘확대’에서 ‘축소·조정’ 국면으로 전환되면서 기존 전기차 차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구매 초기 강력한 인센티브로 전기차 보급을 견인했던 정책이 보급 목표가 달성된 후 점진적으로 혜택을 줄여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정책 배신감’과 소비자 반발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정부 입장에서는 재정 부담 완화와 정책의 지속 가능성을 고려한 불가피한 선택일 수 있지만, 이미 차를 구매한 소비자들에게는 초기 투자 판단의 근거가 무너지는 상황으로 비쳐지고 있다. 이에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정책을 집중 조명해본다. 편집자 주
최근 5년간 정부가 전기차 구매를 적극 장려하며 구매 보조금, 세금 감면, 주차비 할인, 고속도로 통행료 감면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해왔지만, 보조금 규모가 점차 축소되고 운영 혜택마저 단계적으로 줄어들면서 기존 전기차 차주들 사이에서 강한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11일 기후에너지환경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탄소중립 목표와 미세먼지 저감을 명분으로 전기차 보급을 확대해왔다.
그 결과 전기차는 2024년 14만6902대, 2025년 22만919대로 증가했고, 지난 4월 기준 전기차 보급 대수는 총 100만 대를 돌파했다.
구매 초기에는 국고 보조금이 승용차 기준 최대 500만~600만 원대까지 지원됐고, 취득세·개별소비세 감면, 공영주차장 주차비 50% 할인, 고속도로 통행료 50% 감면 등 실질적인 운영 비용 절감 혜택이 뒤따랐다.
하지만 최근 정책 방향은 달라졌다. 전기차는 증가하고 있는데 구매 보조금은 2024~2025년 연속 축소 추세를 보였으며, 2026년에는 기본 단가를 2025년 수준으로 유지하되 조건이 강화됐다.
취득세 감면 혜택은 140만 원에서 100만 원으로 축소되며, 개별소비세 감면은 2026년 12월31일 종료된다.
차주들이 실질적으로 체감하는 운영 혜택인 고속도로 통행료 할인율은 2025년 40%로 줄었고, 2026년 30%, 2027년에는 20%로 단계적으로 감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50% 할인 시절 장거리 운행 비용이 크게 절감됐던 차주들은 “전기차 사라고 밀어붙이더니 이제 와서 혜택을 깎아 내리느냐”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주차비 혜택도 지자체별로 축소되거나 불확실해지는 추세다. 일부 공영주차장에서의 50% 할인이 유지되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친환경차 인센티브가 점차 내연기관차 수준으로 수렴되는 분위기다. 여기에 충전 요금 인상 우려까지 더해지고 있다.
전기차 커뮤니티와 카페 등에서는 “정부가 친환경차 전환을 독려하며 각종 혜택을 앞세웠는데, 보급이 어느 정도 이뤄지자마자 혜택을 줄이는 건 배신”이라는 의견이 상당수에 달한다.
특히 초기 구매자일수록 상대적 박탈감이 크다. A씨는 “구매 당시 보조금과 통행료 50% 할인을 계산해 내연차보다 경제적이라고 판단했는데, 이제 할인율이 매년 깎이니 총 소유비용이 올라간다”면서 “세금 감면은 2026년 말까지 연장됐지만 장기적으로는 사라질 기미가 보인다. 유지비용이 점점 내연차와 비슷해지면 전기차 매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보조금 정책을 ‘양적 확대’에서 ‘질적 전환’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내연기관차 실제 폐차를 유도하는 전환지원금 신설과 산업 기여도 평가 강화가 그 예시다.
기후에너지환경부 관계자는 “매년 100만 원씩 인하하던 보조금 단가를 2025년 수준으로 유지했다”면서 “보조금 축소가 아니라 내연차 전환 촉진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실제 2026년 구매 보조금 예산은 일부 확대됐다. 하지만 조건이 까다로워졌고, 운영 혜택은 명확히 축소 국면이다.
전기차 보급 초기에는 강력한 인센티브가 필요했지만, 보급 대수가 증가하고 예산 부담이 커지면서 점진적 축소는 불가피한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정책의 일관성 부족이 소비자 신뢰를 떨어뜨리고 전기차 시장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정부가 탄소중립 로드맵을 유지하면서도 재정 효율성을 강조하는 가운데 전기차 차주들의 불만은 지속될 전망이다.
[ 경기신문 = 최화철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