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지냐 유치냐…경마공원 이전 놓고 지방선거판 ‘신경전’ 격화

2026.05.18 17:05:04 2면

과천 “추가 개발 불가” 반발 속 화성·양평·경기북부는 유치 경쟁
후보들 “관광·세수 효과” vs “1조 2000억 이전비·졸속 추진”

 

정부의 과천 경마공원 이전 검토가 지방선거 핵심 이슈로 떠오르면서 경기 지역 곳곳에서 후보자 간 공약 경쟁과 신경전이 달아오르고 있다.

 

과천에서는 추가 주택 공급과 기반시설 부담을 이유로 반대 목소리가 커지는 반면, 일부 지자체들은 세수 확대와 관광산업 활성화를 내세우며 유치전에 뛰어드는 등 지역별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리는 모습이다.

 

정부는 지난 1월 29일 과천 방첩사와 경마공원 부지를 활용해 약 9800가구를 공급하는 내용을 담은 수도권 주택 공급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과천시는 현재 4곳에서 공공주택지구 개발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추가 개발은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부 시민들 역시 도시 기반시설 부담과 교통 혼잡 등을 우려하며 경마공원 이전과 주택 공급 계획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 일부 지역에서는 경마공원을 세수와 관광 수요를 끌어들일 수 있는 시설로 판단하고 유치 경쟁에 나서는 분위기다.

 

정명근 더불어민주당 화성특례시장 후보는 경마공원의 화옹지구 이전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정 후보는 경주마 조련단지 27만 평 등 말산업 클러스터 조성에 필요한 기반시설을 갖춘 화옹지구에 경마공원을 유치하고, 이를 화성국제테마파크·해양테마파크 관광단지 조성, 제부도 관광명소화 사업과 연계해 관광특구로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전진선 국민의힘 양평군수 후보도 양평읍 신애리 용문산 군 사격장 부지에 경마공원을 유치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전 후보는 국방부 소유 국공유지인 만큼 사유지 보상 문제가 없어 속도와 비용 측면에서 경쟁력이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KTX와 서울양평고속도로,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 등 광역 교통망을 기반으로 접근성 역시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경마공원 유치를 통해 세수 연간 1000억 원, 직접 고용 4000여 명 등 지역경제 체질 개선 효과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경기북부에서도 공동 대응 움직임이 이어졌다.

 

지난 3월 의정부·양주·포천·동두천·연천 등 경기북부 경원권 5개 시·군은 공동선언을 통해 경마장 이전과 방산 클러스터 유치에 협력하겠다고 발표했다.

 

당시 김동근 의정부시장, 강수현 양주시장, 김종훈 포천부시장, 박형덕 동두천시장, 김덕현 연천군수는 지역 균형 발전을 명분으로 경마공원 이전 추진에 힘을 모으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경마공원 이전을 전제로 한 주택 공급 계획 자체를 둘러싼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김현석(국민의힘·과천) 경기도의원은 지난 12일 제390회 도의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 5분 자유발언에서 “지방선거를 앞두고 손익 계산도 없는 무책임한 정치”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김 의원은 이전 비용과 경제성 문제를 핵심 쟁점으로 꼽았다. 그는 “마사회 분석에 따르면 이전 비용만 최소 1조 2000억 원에 달하고, 수도권 거점 기능 상실로 인한 영업손실은 연간 2400억 원 규모로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책 추진 과정의 절차 문제도 언급했다. 김 의원은 “정부가 마사회 노동자들과 한차례의 협의도 없이 정책을 발표했다”며 “2만 4000명 종사자의 생존권이 걸린 사안을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교육 인프라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그는 “9800세대 주택 공급이 발표됐지만 학교 설립 등에 대한 협의는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며 “생활 기반 계획 없이 공급부터 내세운 것은 무책임한 행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경기신문 = 이순민 기자 ]

이순민 leesm517@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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