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경기북도’ 물 건너갔나?

2026.05.20 06:00:00 15면

여야 도지사 후보 모두 경기도 분도에 회의적 시각

대선과 총선, 지방 선거를 막론하고 선거 때마다 쟁점이 되고 있는 주제가 있다. ‘경기도 분도론’이다. 경기도를 북도와 남도로 나눠야 한다는 것이다. 분도론이 수면으로 떠오른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1987년 제13대 대선 때 민정당이 대선 공약으로 제시했고, 5년 뒤인 1992년 대선 때도 김영삼 후보가 분도를 하겠다고 나섰다. 경기도를 둘로 갈라야 한다는 논란은 2000년 총선에도 등장했고, 2004년 총선 때는 여·야를 막론하고 경기도 분도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2014년 지방선거 때는 아예 ‘평화통일특별도’라는 구체적인 경기북부 명칭이 등장했다. 경기북부를 지역구로 한 문희상 당시 국회의장 등 27명은 2018년 ‘평화통일특별도 설치 등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분도는 현실화되지 않았다. 역대 도지사들의 반대 때문이었다.

 

분도 찬성론자들은 “수도권이란 이름으로 과밀화하는 걸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북부지역을 따로 떼어 분도 하고 접경지역에 맞는 발전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는 2021년 10월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오영환 의원이 한 말이다. 그러자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는 “남부 쪽 지원이 없으면 북부 주민의 삶이 어려워질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분리하면 북부의 재정 상태가 매우 취약해질 것”이라면서 “승진이나 정치적 기회가 있는 공무원 외에 지금 상태로는 분도의 혜택이 없다”는 말을 덧붙였다. 분도 반대의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그러나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생각은 역대 도지사들과 달랐다. 김 지사는 “경기북부는 인구·자원·환경 등 대한민국에서 성장 잠재력이 가장 큰 지역이지만 주민 귀책사유가 아닌 정부 정책에 의해 이중·삼중의 규제를 받고 있다”며 임기 내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를 마무리하겠다는 약속까지 했다. 이에 구리시, 연천군, 고양시, 의정부시, 남양주시, 파주시, 포천시, 양주시, 동두천시, 가평군, 김포시 지방의회가 참여하는 ‘경기북도 설치를 위한 추진위원회’가 출범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경기도 분도는 현실화될 것 같지 않다. 이재명 대통령의 뜻도 그렇고 이번에 경기도지사 선거에 출사표를 낸 여·야 후보 모두 미온적이거나 반대의 뜻을 분명하게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후보는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는 “이미 지나간 공약”이라고 했다. “김동연 지사 재임 시절에 이루어지지 않음으로써 우회적으로 철회됐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추 후보는 11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이같이 말하고 “북부에 필요한 것은 일자리이기 때문에 항공우주 MRO(유지·보수·운영) 중심의 첨단산업을 전개하고, 넓은 반환 공유지를 테스트베드나 실증단지로 활용하는 계획”을 밝혔다.

 

국민의힘 양향자 후보도 생각이 같았다. 양 후보는 양 후보는 15일 경인방송 라디오 ‘시선공감 박성용입니다’에 출연해 “경기도 분도는 해결책이 아니다”라고 분명하게 말했다. “세계적인 추세는 메가시티”라며 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경기도를 북부(안보·방산)·동부(문화예술)·남부(반도체 중심 첨단산업 클러스터) 권역별 기능 중심으로 재편하는 ‘균형발전 구상’을 내세웠다.(경기신문 2026년 5월 15일자 인터넷판, ‘양향자 “경기 분도, 해법 아냐”…기능 중심 균형발전 구상 제시’) 조응천 개혁신당 후보도 당장 분도 해야 한다는 주장에 회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상황이 이러니 김동연 지사가 중점과제로 추진해 온 경기도 분도는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국가균형성장 전략인 ‘5극 3특’과 대척점에 서 있다. 즉 현재 상황은 ‘광역단체 분리보다 통합’이 우선이어서 추진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김 지사도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정부의 기조에 맞게 ‘경기북부 대개조’를 북부 발전 방향으로 잡았다.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정책은 용두사미가 되고 있고, 머지않아 폐기될 운명에 처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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