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 깊은 나무의 시간 속 흔들림 없는 몸짓.
인간 본연의 자유로운 움직임과 삶의 원형을 담아낸 무대는 故 이애주 선생의 정신을 다시 무대 위로 불러냈다.
경기아트센터는 19일 대극장에서 소리춤굿 '큰 나무 이야기'를 선보였다.
이번 공연에는 이애주한국전통춤회와 남해안별신굿보존회가 참여해 전통문화의 뿌리를 세운 스승들을 기리는 뜻을 무대에 담아냈다.
'큰 나무'를 중심 이미지로 삼은 공연은 인간과 자연, 삶과 죽음, 과거와 현재를 하나의 흐름으로 엮어내며 다소 영적이고 엄숙한 분위기 속에 막을 올렸다.
공연의 시작을 연 '영가무도'는 고대로부터 이어져 온 전통 수행 방식 가운데 하나다.
이름 그대로 길게 소리를 내고, 노래하고, 춤추고, 뛰는 행위가 이어지며 무대는 강렬한 울림으로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음·아·어·이·우'의 다섯 기본 소리를 인간의 형상에 빗대 표현한 몸짓은 단순한 동작 속에서도 강한 에너지를 드러내며 무대를 가득 채웠다.
이어 남해안별신굿보존회가 선보인 '청신'은 마음의 안녕과 풍어를 기원하며 신을 굿판으로 모시는 의식을 담아냈다.
흰 긴 천과 함께 신을 모신 신광주리가 승방(무녀)의 손끝을 따라 길게 이어지고, 그 위에 악사들의 선율과 춤이 더해지며 신은 마침내 무대 위로 초대된다.
이는 곧 스승의 혼과 정신을 무대 위로 모셔오는 의식처럼 펼쳐졌다.
이어진 '무극살풀이'는 육효와 음양오행의 원리를 바탕으로 故 이애주 선생이 재구성한 작품이다.
정영만 명인의 넋풀이와 완판 승무는 긴 호흡의 장단 속에서 전통춤 특유의 깊은 미학과 에너지를 드러내며 공연장을 묵직하게 채웠다.
공연의 마지막을 장식한 '다시 씨알'에서는 무대를 함께한 이들과 보이지 않는 존재들이 한데 어우러져 장엄한 장면을 완성했다.
신과 사람, 구천을 떠도는 영혼들이 함께한 무대는 평안과 복이 머물기를 기원하며 공연의 끝을 몸짓으로 전했다.
웅장한 북소리와 수려한 춤사위가 어우러진 무대는 영험하면서도 생동감 넘치는 분위기를 이끌어내며 스승의 정신이 다음 세대로 이어질 것임을 예고했다.
이처럼 이번 공연은 전통을 단순히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오늘날의 무대 언어로 새롭게 풀어내며 관객들의 박수갈채 속에 막을 내렸다.
[ 경기신문 = 서혜주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