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서를 제출한 퇴사자들과 회사 간 분쟁을 심판한 경기지방노동위원회(경기지노위) 심판 과정에서 회사 측이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13일 K사 측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퇴사자들이 자발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한 뒤 회사가 이를 수리했음에도 이후 사직 철회 의사를 밝히면서 노동위원회 판단으로 이어졌다.
K사는 신청인들이 명확하게 사직서를 제출했고, 회사는 면담 등을 거쳐 이를 정상적으로 수리한 만큼 사직 절차에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지난 4일 진행된 경기지방노동위원회 심판 과정에서 절차적 공정성이 훼손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노무사 A씨는 경기지노위 심판에 대해 “퇴사자들이 사직서를 명확히 제출하고 회사가 이를 수리한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심판이 원칙적으로 진행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특히 회사 측은 심판 당일 이틀 전 오후 10시쯤 담당 조사관으로부터 근로계약서 등 입증 서류 제출을 요구받았는데 심판 직전에 신청인 측이 이유서를 제출하겠다고 통보해 회사 측이 충분한 검토와 방어 준비를 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A씨는 “갑자기 이유서를 들이밀면서 노동위가 받아들일지 말지를 물었고, 우리는 방어권 보장을 이유로 거부 의사를 밝혔음에도 결국 채택됐다”며 “충분한 검토 없이 방어권 행사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노동위원회 심판 절차에서는 상대방에게 충분한 검토·방어 기회를 부여해야 하지만, 늦은 자료 요청과 이유서 채택은 방어권 침해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사관이 신청인의 이유서를 피신청인 측에 송달하고 답변서 제출 기회를 충분히 주지 않은 점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당시 경기지노위 심판은 총 5명 위원으로 구성됐다. 근로자위원과 사용자위원은 판단 참여 없이 질문만 하는 구조였다. 실제 심판은 공익위원 3명 중심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A씨는 “신청인들이 처음 주장하지 않았던 민법상 ‘비진의 의사표시’ 등을 공익위원이 직접 언급하며 신청인 측 주장을 보완해주는 듯한 인상을 줬다”고 말했다. 이어 “신청인 측에게만 집중적으로 질문하고 회사 측 항변 기회는 제한하는 등 한쪽으로 치우친 진행”이었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날 사주(회장)에 대한 강한 비난이 이어졌으며, 회사 측이 “회장 관련 건은 검찰에서 불기소 처분이 났다”고 설명했음에도 위원들이 신청인 측 주장을 유도하는 질문을 이어갔다.
노동위원회법 제11조의2 등에 따르면 위원이 한쪽에 치우치거나 유도심문을 통해 특정 주장을 유도하는 것은 공정성과 중립성을 훼손하는 행위다. 노동위원회규칙 제55조, 제56조의3 등은 당사자에게 주장 기회를 충분히 부여하고, 사실조사와 증거 확보를 통해 진실을 객관적으로 규명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회사 측은 “퇴사자들이 정상적인 노조 활동을 할 수 있었음에도 사직서를 제출한 것은 극단적이었다”며 사직을 수리했다고 밝혔다. 사직서 제출 다음 날 수리가 이뤄졌으며, 사전 면담에서도 관련 내용을 확인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신청인들은 사직 철회 의사를 밝히며 경기지노위에 구제 신청을 했고, 이날 심판에서 신청인 측 주장이 대부분 인용되는 결과가 나왔다
회사 측 노무사는 “위원들이 유도 심문을 하고 사전에 정해놓은 답변을 유도하는 듯한 모습이었다”며 “원래 주장에 대해서만 판단해야 하는데, 신청인들이 주장하지 않은 내용까지 위원들이 만들어서 이야기하는 등 심판법에도 맞지 않다”고 했다.
실제 노동위원회 심판은 신청인이 주장한 범위 안에서만 판정이 이뤄져야 한다. 위원이 직권으로 새로운 주장을 창출, 유도한 점은 중대한 절차상 하자로 평가될 수 있다.
방어권 침해, 한쪽 편향 질문 등은 노동위원회규칙상 ‘주장 기회 충분 부여’와 ‘공정 조사’ 원칙에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헌법상 적법절차와 방어권을 침해하지 않아야 하는데, 절차상 중대한 하자가 판정에 영향을 미쳤다면 행정소송에서 판정 취소 사유가 될 수 있다”면서 “행위규범을 위반할 경우 노동위원회법 제13조에 따라 해촉되거나 면직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경기지방노동위원회 관계자는 “사건과 관련된 내용은 답변할 수 없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최화철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