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산업 전반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AI 뉴노멀 시대가 도래했다. 과거 노동집약적이고 보수적인 산업으로 여겨졌던 건설업이 이제 AI와 디지털 기술을 바탕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고 미래 산업의 중심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정일국 스마트건설안전협회장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장기 침체에 빠진 건설산업의 현실적이고 실행 가능한 해법을 제시했다.
정일국 회장은 건설산업에 30년을 몸담아온 베테랑 건설엔지니어다. 2014년 건설사 재직 당시 제조업의 혁신 기술인 컨베이어 시스템을 건설 현장에 적용한 국내 최초의 CPS(Cyber-Physical System) 기반 시공관리 플랫폼을 개발했다.
이 플랫폼을 통해 시공 현장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관리하며, 정보 단절로 원가 관리에 취약했던 건설산업의 변화를 이끌고자 했다.
2017년 국토교통부 스마트건설 기술개발 로드맵 수립에 시공 전문가로 참여해 기술개발 매트릭스 완성에 기여했으며, 2018년부터는 안전사고 감축을 위한 스마트안전기술 개발에 집중했다.
2022년에는 스마트안전기술의 정책·제도·표준화와 생태계 확산을 위해 스마트건설안전협회를 설립해 현재 기술개발 CTO와 협회장을 맡고 있다.
정 회장은 건설산업 침체의 가장 큰 원인으로 생산성 정체, AI 시대 대응 부재, 안전리스크라는 구조적 문제를 지적하면서 대한민국 건국 이후 78년 만에 건설산업 생태계가 바뀌는 대전환의 시기라고 강조했다.
건설산업은 오랫동안 정부 주도의 인프라 건설 중심 정책에 의해 성장해 왔다. 그러나 코로나 팬데믹 이후 산업 구조가 빠르게 바뀌고 있으며, 제조업 중심을 지나 AI·반도체·로봇 산업으로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
정 회장은 “건설산업도 과거처럼 정부 중심 성장 구조에만 의존할 수 없다. 자본과 기술을 가진 민간이 변화의 중심이 되는 시대”라며, 많은 종사자들이 여전히 인력 부족, 생산성 정체, 원가 상승, 안전사고 문제를 정부에만 기대하는 태도가 산업 생존을 위협하는 지연 요인이라고 꼬집었다.
정일국 회장은 AI 뉴노멀 시대 건설산업의 생존과 부활을 위한 현실적이고 실행 가능한 전략으로 세 가지를 제시했다.
건설 생산성 향상을 위한 스마트건설기술의 실용적 적용, 안전혁신을 통한 기술 적용 확산, AI 기반의 건설산업 구조 전환이다.
생산성 향상 전략에 대해 그는 “단순히 BIM, 디지털 트윈, 모듈러, OSC, 자동화장비, AI 기반 공정관리 같은 기술을 나열하는 수준을 넘어야 한다”고 말했다.
중요한 것은 해당 기술을 누가 개발하고, 누구 비용으로 적용하며, 현장에서 실제 어떤 성과를 내는가다.
건설산업 구조상 발주자가 추가 비용을 부담하려 하지 않으면 건설사가 대규모 기술개발에 나서기 어렵다는 점을 지적하며, 가장 현실적인 해법으로 설계·조달·시공·유지관리 전 주기를 아우르는 ERP 기반 스마트건설관리 플랫폼을 강조했다.
특히 그는 “건설사 원가 중 약 60%를 차지하는 하도급 비용 관리가 핵심”이라며, “위치관제 태그와 관제 플랫폼을 활용해 인원, 자재, 장비의 실제 투입과 물량을 공정과 실시간으로 연계 관리하면 허위 작업일보 문제를 해결하고 원가 절감과 생산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민간 주도로 실행 가능한 가장 실용적인 방법이라는 것이다.
안전 문제에 대해서도 정 회장은 날카로운 진단을 내놓았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에도 안전사고가 줄지 않는 이유는 사고 원인을 정확히 파악할 기술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2018년 이동형 CCTV 본격 도입 이후 사고 영상 기록과 과학적 분석 기반이 마련됐고, 실제 현장에서는 사고 감소 효과가 확인됐다.
그러나 CCTV만으로는 모든 안전 사각지대를 커버할 수 없어 근로자 개별 위치관제 기술이 필요하다.
이 기술은 근로자의 작업 위치와 활동을 실시간 파악해 위급 상황 시 즉각 구호를 가능하게 할 뿐 아니라, 이동 경로와 작업 패턴 데이터를 생산성 향상에도 활용할 수 있다.
안전 기술이 생산성까지 높이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스마트현장관리 플랫폼은 생산성 향상과 안전성 확보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스마트건설기술의 출발점”이라며, “최근 AI 기술과 결합하면서 자동 공정 리스크 관리, 사고 예지 경고 등으로 고도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I는 사람을 대체하기 위한 기술이 아니라 사람의 능력을 확장하는 도구다. 건설산업 역시 AI와 인간의 협업을 통해 더 안전하고 효율적이며 지속가능한 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 회장은 기술 개발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역설하기도 했다.
그는 “AI 뉴노멀 시대의 건설산업 부활은 기술 발전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정부, 발주기관, 건설사, 협력업체, 노조를 포함한 모든 이해관계자가 산업 생존을 위한 변화에 함께 동참해야 한다”고 했다.
정 회장은 “건설산업 부활은 실용 가능한 현실적인 기술개발로 사람과 기술, 지속가능성과 혁신이 조화를 이루는 새로운 생태계를 만드는 데서 시작된다. 이 변화는 미래 세대에게 더 안전하고 풍요로운 도시와 삶의 터전을 제공하는 기반이 될 것이며, 건설산업을 다시 대한민국 성장의 핵심 산업으로 자리매김하게 할 것”이라고 미래 비전을 제시했다.
정일국 회장의 메시지는 기술의 실용성과 이해관계자들의 협력을 강조하며, 건설산업이 AI 시대에 맞춰 어떻게 재도약할 수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추상적인 기술 논의가 아닌, 현장 경험에서 우러나온 실용적 전략으로 건설업계에 신선한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는 것인데 AI 시대를 맞아 민간 주도의 혁신이 건설산업의 새로운 도약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 경기신문 = 최화철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