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후한 인프라와 노인 인구 증가로 쇠락하던 마을이 주민들의 행복한 삶터로 거듭나고 있다.
수원시가 7년간 도시재생 뉴딜사업으로 새 활력을 불어넣은 장안구 연무동이 그 주인공이다.
마을에 필요한 인프라를 확충하고, 주민들의 공동체 활동을 지원해 건강하고 행복해진 동문 밖 연무마을의 변화를 확인해 본다
◇ '마을 사랑터' 연무마을 어울림터
수원시 장안구 동공원과 퉁소바위공원을 '시옷(ㅅ)'자 모양으로 둘러싼 연무마을 안쪽 모퉁이에 최근 번듯한 4층 건물이 신축됐다.
층마다 다른 크기의 박스를 쌓은 듯한 입체적인 외형과 저층 주택 가운데 우뚝 솟은 높이로 단연 눈에 띄는 새 건물은 '연무마을 어울림터'다.
연무마을 어울림터는 연무동 257-17번지에 지하 1층 지상 4층, 연면적 1496㎡ 규모로 조성됐다. 주민들에게 꼭 필요한 지역사회 서비스를 제공하는 주민체감형 생활 거점이다.
1층에는 마을카페와 마을공방이, 2층에는 스마트 기술이 적용된 스마트팜과 체육엠알(MR, 혼합현실)실이 마련돼 날씨의 영향을 받지 않고 가까운 곳에서 이웃과 소통하고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가장 특별한 공간은 '작은목욕탕'이다.
이 동네에서 유일무이한 목욕탕은 작은 규모지만 깔끔함이 남다르다.
남탕과 여탕 각각 △온탕 △사우나 △샤워시설 △파우더룸 등이 마련돼 있다. 고급 공동주택 커뮤니티시설에 버금가는 시설을 갖췄다는 평가다.
건물 앞쪽으로 진입하면 지하 1층이지만, 단차가 있는 뒤편 출입구를 이용하면 1층처럼 드나들 수 있도록 설계됐다. 입구에 넓은 공용홀은 언제든 쉬어갈 수 있는 사랑방처럼 이용하도록 개방했다.
연무동 주민은 6000원, 노인과 어린이는 3000원, 타지역 주민은 8000원의 이용료를 내면 목욕탕을 마음껏 사용할 수 있다.
같은 건물 3~4층에 문을 연 '어울림 건강생활지원센터'는 연무마을만의 특생이 반영된 주민 거점 시설이다. 노인이 많은 연무동 특성을 반영해 치매 예방과 건강 관리 기능에 초점을 맞춰 장안구보건소가 특화 운영하는 지역보건의료기관이 자리했다.
3층에는 혈압, 혈당 등 기초 건강검사 5종을 통합 검사하는 건강 원스톱 서비스와 함께 스마트 장비를 활용해 체형을 분석한 뒤 맞춤 운동처방을 해주는 바른 자세 체크 등의 서비스가 제공돼 인기를 끌고 있다.
또, 노인 맞춤형 운동 기구들이 자리를 잡은 운동실에서 운동처방사가 지도하는 순환 운동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4층 프로그램실에서는 치매 예방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신체 측정부터 매일 운동, 노래 운동, 인지 개선 등을 게임처럼 즐길 수 있는 특별한 기기가 설치돼 게임처럼 운동을 하거나, 어르신들이 좋아하는 놀이를 차용한 두뇌 훈련 등을 언제든 이용할 수 있다.
◇ 노인과 아이가 함께…세대통합 어울림센터
어울림터 작은목욕탕 입구에서 수원천 방향으로 50m가량 골목을 따라 내려가면 공원 옆에 '세대통합 어울림센터'가 있다.
2~3개 층을 연결한 아치형 창문 덕분에 실제 규모보다 넉넉한 개방감을 자랑하고 있다.
1층과 2층은 노인회관으로, 3층과 4층은 다함께 돌봄센터로 활용해 연무동에 거주하는 노인과 어린이들이 공존하는 곳이다.
하층부에 마련된 노인정은 마을의 숙원이었다. 노인이 많은 동네였지만 원래 있던 노인회관은 개보수가 힘들 정도로 낡아 화장실 이용도 불편했다.
수원시는 노련한 행정력으로 부지 구획 변경 등을 추진, 노인회관의 역사성을 잇고 이용자들의 불편을 덜었다.
또 상층부에는 다함께돌봄센터 13호점이 운영 중이다. 인근 연무초와 창용초 학생 20여명이 방과후 시간을 안전하게 보낼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책걸상과 놀이공간, 조리실 등이 마련돼 있다.
이밖에 연무마을 곳곳에서는 생활편의를 증진하는 인프라 개선이 이뤄졌다.
어울림센터 바로 옆 쪽박산 어린이공원은 지난 2022년 최신식으로 리모델링됐다. 새로운 시설물은 물론 공원 안에 새로 마련한 휴게쉼터는 스마트파고라로 조성돼 무선 충전기 등을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마을 중심부인 퉁소바위공원 둘레에는 마을주차장이 생겼다. 원래 지형을 그대로 살리면서 기존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고자 수평 주차를 수직 주차로 변경했다.
이로써 주차면수는 기존(21면)보다 2배(41면)로 늘었다. 공원 주변으로 데크보행로를 설치해 불법주차로 인한 불편과 안전 문제를 해소하는 일석이조 효과도 노렸다.
구불구불한 마을 골목들도 깨끗하게 정비됐다. 보행 안전을 위협하던 경사로에는 미끄럼방지 포장을 하고, 담장과 가로등을 정비해 미관도 개선했다.
마을 외곽에 맞닿은 수원천변은 녹지공간과 진출입구를 개선해 이전보다 깔끔하고 안전해졌다. 주민들이 쉴 수 있는 데크와 벤치, 쉼터를 곳곳에 마련하면서 수변공간 활용이 용이해졌다.
◇쇠퇴하는 마을 터닝포인트, 연무동 도시재생 뉴딜사업
연무마을 변화의 출발점은 수원시 연무동 도시재생 뉴딜사업이 시작된 201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수원화성 동문 밖 자연취락지구였던 연무동은 1980년대 경수대로가 개설되면서 남쪽과 북쪽으로 분절됐었다.
히 북쪽 마을은 노인인구 비율이 매우 높았다. 2018년 기준 인구 5179명 중 65세 이상 노인이 182명으로 20.9%에 달했다.
이는 당시 수원시 노인인구 비율 9.3%를 2배 이상 웃도는 수준이다.
마을의 쇠퇴 양상도 급격했다. 인구와 사업체 감소세가 도시재생기본방침의 쇠퇴 기준을 충족했다.
다세대와 단독 주택이 75%를 넘고, 건축물 10곳 중 6곳은 지어진지 30년이 지나 노후한 상태였다.
게다가 기초생활인프라시설(생활SOC) 중 초등학교와 노인교실, 공영주차장은 최저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
수원시는 쇠퇴하는 연무동의 재도약을 위해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추진했다. 연무동 일원 9만 7000㎡에 407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동문 밖 행복삶터, 연무동’을 만들기 위해서다.
수원시는 연무동 어르신을 지역사회가 함께 돌보는 연무마을 통합돌봄과 주민 기반의 스마트한 도시재생을 두 축으로 도시재생 사업을 가동했다.
특히 주민설명회와 공청회, 설문조사, 도시재생대학 등에서 주민 의견을 종합해 주민들이 원하는 대로 주거지를 개선하고, 지역성을 특화하고, 공동체를 육성했다.
이를 발전시켜 10여명의 주민이 참여하는 마을 경제공동체가 발족해 현재 마을카페와 공방, 작은목욕탕을 운영하며 자생력을 키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도시재생 뉴딜사업으로 다시 살아난 연무동
연무동 도시재생 뉴딜사업은 낙후한 동네의 외형적 개선을 넘어 첨단 시스템을 구축하는 전환점을 마련했다.
덕분에 연무마을 곳곳은 눈을 두는 곳과 발이 닿는 곳마다 스마트 시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신기술 집약형 마을이 됐다.
수원시는 연무마을에 스마트 시설과 시스템을 집약했다.
지난 2021년 상수도 계량기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분석하는 원격검침시스템을 구축한 것을 시작으로 무단투기를 감시하는 이동식 폐쇄회로 텔레비전(CCTV)를 설치했다.
이밖에 교차로알림이, 커넥티드 가로등, 하천 출입 차단기, 고보조명, 스마트 횡단보도, 공공와이파이, 인공지능 교통안전시스템 등 지능형 인프라를 구축했다.
수원시 관계자는 “마을 목욕탕과 돌봄센터, 건강생활지원센터가 마련된 연무동에서 따뜻한 복지 공동체가 완성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주민 누구나 안전하고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마무리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유창현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