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오픈AI가 미국 정부에 회사 지분 최대 5%를 자발적으로 제공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오픈AI가 창출한 이익을 미국 국민과 나누겠다는 취지다. 오픈AI의 기업 가치가 8500억 달러 이상으로 평가되었으니, 지분 5%는 60조 원이 넘는 규모다. 오픈AI가 제공한 지분으로 정부가 국부 펀드를 조성하고, 그 수익을 국민에게 배당한다는 것이 구상의 핵심이다.
이 파격적인 제안은 오픈AI가 지난 4월 발표한 정책 보고서 ‘지능 시대를 위한 산업 정책(Industrial Policy for the Intelligence Age)’’’과도 맞닿아 있다. 보고서는 AI 경제성장의 혜택을 모두가 직접 누릴 수 있도록 펀드의 수익을 국민에게 배당하는 모델을 제안한 바 있다. 정책 입안자들과 AI 기업은 이 펀드의 초기 자금을 가장 잘 조성할 수 있는 방법을 함께 모색해야 한다고도 언급했다. 지분 5%를 정부에 양도함으로써 국부 펀드를 조성하겠다는 오픈AI의 아이디어는 팔란티어 공동 창업자 알렉스 C. 카프가 주장해온 ‘기술 공화국’ 담론을 떠올리게 한다.
카프의 주장은 실리콘밸리가 길을 잃었다는 한탄에서 출발한다. 과거 인터넷이나 GPS, 우주 개발처럼 인류의 거대한 난제를 해결하고 국가 안보에 기여하던 엔지니어들이 지금은 광고 클릭률을 높이거나 사진 필터와 같은 소비재 개발에만 몰두한다는 것이다. 기업이 상업적 이익만 좇느라 공익과 국가에 대한 책임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며 카프는 정부와 민간 기술 기업이 협력할 것을 촉구한다. 소프트웨어와 인공지능은 냉전 시대 핵무기와 같은 전략 자산이며, 만약 서구 민주주의가 방산 기술 경쟁에서 밀린다면 권위주의 국가가 그 공백을 메워 전 세계의 민주주의와 자유를 위협하리라는 것이다. 기술 공화국은 민간 기술 기업이 국가의 주권 행사 과정에 깊숙이 개입한 결과이며, 이를 통해 기술 기업은 단순한 사업자를 넘어 실질적 주권을 행사하게 된다.
오픈AI의 움직임은 카프가 주장했던 기술 공화국을 꿈꾸는 듯 보인다. 올트먼의 구상은 AI를 단순한 상품이 아니라 국민 모두의 삶의 질을 좌우하는 인프라로 정의하고, 이를 실제 경제적 협력 관계로 확장하려 한다. 구상이 현실화되면 오픈AI는 미국이라는 국가 시스템과 분리할 수 없는 필수 불가결한 존재가 될 것이다.
이것이 진정 국가와 국민을 위한 공화국의 실현인가, 아니면 기업의 이익을 국가가 영구히 보장하도록 만드는 포획인가? 알렉스 카프가 창업한 팔란티어는 미 정보기관과 군대를 고객으로 삼아 국가 안보의 핵심 축을 장악했다. 오픈AI로서는 팔란티어가 걸어간 길이 기업 간 경쟁과 정부 규제를 피할 우회로가 될 수 있다. 오픈AI의 제안이 현실화 된다면 오픈AI는 공적 자금을 통해 국가 경제와 물리적 인프라에 더욱 깊숙이 통합될 것이다.
정부에 지분 5%를 제공하는 것은 순수한 공익적 양도가 아니다. 다가올 독점 규제 리스크를 완화하고, 전력 및 인프라 비용을 납세자의 돈으로 조달하며, 정부 조달 시장을 손쉽게 확보하는 비즈니스 전략이다. 오픈AI의 화려한 제안서 이면에는 국가라는 거대한 시장을 오래도록 독점하려는 상업적 야욕이 숨어 있다. 우리는 이 제안의 이면을 냉정하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