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불법 성매매 방조 랜덤채팅앱 수사 확대해야

2026.08.04 06:00:00 15면

경기남부경찰청, 118만 명 가입 앱 운영진 송치

성매매 방조 등 랜덤채팅앱의 불법행위에 대한 수사를 강화해야 한다는 여론이다. 알바생을 고용해 일반인 여성인 척 남성 회원들을 유인하는 수법 등으로 회원 수를 늘려 불법 성매매를 방조해온 대규모 랜덤채팅앱 운영자가 송치됐다. 특히 랜덤채팅앱이 청소년들에게 무방비로 노출돼 있어서 이대로 계속 방치돼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유사한 형태의 불법·탈법·편법을 일삼는 채팅앱에 대한 엄격한 감시와 적발, 처벌 시스템의 완비가 시급하다.

 

경기남부경찰청은 무려 118만 명 가입자를 보유한 대형 앱 운영진 2명과 알바생 모집책 3명 등을 사기와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송치했다. 이들은 조직적으로 남성 회원들의 유료 결제를 유도하고 성매매를 방조한 혐의다. 이들은 2019년 랜덤채팅앱 운영을 시작한 뒤 대화 시 첫 번째만 포인트가 사용되는 다른 채팅앱과 다르게 매회마다 건당 90포인트(약 100원)가 차감되는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이후 2024년부터 올해 2월까지 약 2년 동안 아르바이트생을 ‘특별회원 채터(chatter)’로 채용한 뒤 일반 여성 회원인 것처럼 위장 활동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고용된 특별회원들은 앱에 여성 사진과 닉네임, 나이, 성별, 거리 등의 정보를 게시하고 실제 만남이 가능한 것처럼 남성 회원들과 대화를 이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채팅앱은 누적 가입자 수가 크게 늘어 100만 명 이상, 하루 이용자는 6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과정에서 남성 회원들이 채팅을 계속하려면 유료 아이템을 결제하도록 유도했다. 일부 특별회원이 성관계나 성매매 의사가 있는 것처럼 대화하며 이용자들의 기대를 부풀렸고, 운영진도 이 같은 수익 발생 방식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특별회원들은 남성들을 속여 포인트를 소모시켰고, 속은 남성들이 실제 만남을 요구하면 채팅방을 탈퇴하는 수법을 썼다. 이렇게 벌어들인 범죄 수익금은 27억 원(약 25억 포인트) 상당으로 파악됐다. 특별회원들에게는 포인트 일부를 성과금으로 지급하는 등 범행을 독려하기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수사 과정에서는 증거 확보가 쉽지 않았다. 해당 앱의 서버에는 대화 내용이 3일 동안만 보관 후 한쪽 이용자가 대화를 삭제하면 상대방의 기록까지 함께 사라지는 구조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특별회원들의 활동 내역을 추적해 아르바이트 모집책의 신원을 특정한 뒤 앱 운영사를 압수수색해 가까스로 관련 증거자료를 확보했다.

 

문제는 현재 사이버상에서 운영되는 랜덤앱 상당수가 휴대전화 인증만 거치면 나이나 성별, 이름 등을 별도로 확인하거나 성인 인증 없이 가입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핵심 프로필 정보를 이용자가 임의로 설정할 수 있도록 돼 있어서 청소년들이 성범죄를 비롯한 각종 범죄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다.

 

일단 가입이 되면 성희롱성 발언, 금전을 대가로 만남을 제안하는 대화가 제재 없이 이뤄진다. 신고와 차단 기능을 마련한 앱도 있지만, 신고 전까지는 음란 사진이나 부적절한 메시지가 그대로 전달돼 피해를 막기가 어렵다. 상대방의 신원을 확인하기 어려워 범죄가 발생해도 가해자 추적이 쉽지 않고 피해 역시 커질 가능성이 크다.

 

또 다른 근본적인 문제는 랜덤채팅앱이 청소년유해매체물로 지정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2020년부터 시행된 ‘청소년유해매체물 결정 고시’에 따르면 실명 또는 휴대전화 인증, 대화 저장, 신고 기능 등 ‘기술적 안전조치’ 세 가지를 갖추면 청소년유해매체물에서 제외한다. 전문가들은 아동·청소년 보호를 위해 익명 채팅 플랫폼의 제도적·기술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기상천외한 수법으로 저지르는 범죄를 제어할 더욱 촘촘한 기법들은 끊임없이 추구돼야 한다. 특히 청소년들에게 위해를 가하기 쉬운 사이버 범죄는 잠시도 방심해서는 안 된다. 단속의 틈바구니에서 독버섯처럼 기생하는 랜덤채팅앱의 불법행위를 더욱 철저하게 통제할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저작권자 © 경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수원본사 :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영일로 8, 814호, 용인본사 :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영덕동 974-14번지 3층 경기신문사, 인천본사 : 인천광역시 남동구 인주대로 545-1, 3층 | 대표전화 : 031) 268-8114 | 팩스 : 031) 268-8393 | 청소년보호책임자 : 엄순엽 법인명 : ㈜경기신문사 | 제호 : 경기신문 | 등록번호 : 경기 가 00006 | 등록일 : 2002-04-06 | 발행일 : 2002-04-06 |인터넷신문 등록번호:경기, 아52557 | 발행인·편집인 : 표명구 | ISSN 2635-9790 경기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2020 경기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kg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