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 공연장이 마주한 과제는 단순히 ‘오래된 시설’만이 아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무대 기계와 음향·조명 설비가 노후화되기도 하지만, 개관 당시 설계에서 비롯된 구조적 한계 역시 운영 과정에서 드러난다. 문제는 노후화든 구조적 결함이든 결국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유지관리와 시설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하지만 시설 개선에는 적지 않은 예산이 투입된다. 모든 공연장이 대규모 리모델링을 선택할 수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수원SK아트리움과 의정부예술의전당은 이러한 문제를 각기 다른 방식으로 관리하고 있는 대표적인 사례다.
◇ 구조적 한계에 따른 운영 제약
수원SK아트리움은 2014년 SK건설(현 SK에코플랜트)이 수원시에 기부채납한 건물로, 현재 수원문화재단이 운영하는 복합공연장이다. 대공연장(950석)과 소공연장(300석)을 갖추고 있지만, 개관 초기부터 구조적인 제약이 지적됐다. 두 공연장이 인접해 있어 공연 중 소리 간섭과 진동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수원문화재단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두 공연장이 동시에 운영된 사례는 단 4일에 불과했다.
수원문화재단 관계자는 “공연장 구조상 소음과 진동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하역장과 창고 등 일부 공간도 함께 사용하는 구조여서 동시 운영에 제약이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대관 안내에도 ‘동일한 날짜에 대공연장과 소공연장 대관을 중복으로 신청할 경우, 대공연장 신청이 우선시 될 수 있습니다’라고 명시돼 있다.
수원문화재단 관계자는 “소공연장은 300석 규모로 대공연장보다 수요가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며 “현재 시설 여건에 맞춰 운영하고 있으며 동시 운영과 관련한 민원이 접수된 적도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은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대규모 공사가 필요하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수십억 원 이상의 예산이 투입되는 데다 공연장 운영 중단도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수원시 역시 현재로서는 별도의 시설 개선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수원시 관계자는 “건립된 지 오래되지 않은 시설인 만큼 현재 리모델링이나 시설 개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결국 수원문화재단은 현재의 여건 안에서 공연장 활용도를 높이는 방향을 선택했다.
실제 지난해 SK아트리움에서는 공연 54건이 진행됐으며, 대관 수입은 1억 2033만 원으로 전년보다 29.2% 증가했다. 기획공연 객석 점유율과 공연장 가동률 역시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 리모델링 이후에도 시설 개선은 계속
반면 의정부예술의전당은 대규모 리모델링을 선택했다.
개관 20년이 넘으면서 무대 기계와 조명 설비, 객석 등 공연장 전반의 노후화가 누적됐고, 수원SK아트리움과 마찬가지로 대공연장과 소공연장의 동시 운영에도 제약이 있었다. 이에 의정부예술의전당은 대규모 리모델링을 통해 시설 개선에 나섰다.
리모델링 과정에서는 노후 시설 교체뿐 아니라 휠체어 전용 엘리베이터 설치와 무대 접근 동선 개선 등 이용 편의성도 함께 강화했다.
그러나 리모델링이 곧 관리의 끝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의정부문화재단은 현재도 무대 와이어와 승강장치, 조명 설비 등에 대한 정기 점검과 부품 교체를 이어가고 있다. 시설 개선의 목적도 있지만, 무엇보다 공연장 안전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의정부문화재단 관계자는 “리모델링 이후에도 무대 시설은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보수하고 있다”며 “무거운 장비를 반복적으로 올리고 내리는 시설인 만큼 와이어 교체 등 유지관리가 지속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20년 전 최신 사양으로 도입한 장비라도 시간이 지나면 내구연한이 지나고 기술적으로도 한계가 생긴다”며 “눈에 보이지 않더라도 예상치 못한 안전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일정 시점에는 전문가 진단을 거쳐 대규모 시설 개선이 필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리모델링도 20년 이상 사용한 공연장의 노후화가 누적되면서 추진된 것”이라며 “앞으로도 건물과 시설이 계속 노후화되는 만큼 지속적인 점검과 관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수원과 의정부의 선택은 달랐지만 공통점은 분명하다.
수원은 구조적 한계를 안고도 운영 효율을 높이는 방향을 모색했고, 의정부는 대규모 리모델링 이후에도 지속적인 유지관리를 이어가고 있다.
결국 공연장이 마주한 문제는 단순한 노후화에만 머물지 않는다. 설계 단계에서 비롯된 구조적 한계, 변화하는 안전기준, 이용 환경 개선 요구 등 새로운 과제가 끊임없이 발생한다.
그러나 그 해법 역시 리모델링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다.
시설 보수와 장비 교체, 안전 점검, 운영 개선은 공연장이 존재하는 한 계속 이어질 수밖에 없다. 결국 공공 공연장의 지속 가능성을 좌우하는 것은 건립 자체가 아니라 이를 뒷받침할 안정적인 유지관리 체계와 지속 가능한 예산 지원이다.
[ 경기신문 = 서혜주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