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에 살다 보면 위층에서 들려오는 발소리나 물건 떨어지는 소리에 시달린 경험이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이러한 층간소음이 단순한 이웃 간 갈등을 넘어 사회적 문제로까지 대두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층간소음과 관련해 아파트를 지어 분양한 건설사에 ‘하자소송’을 제기하는 근거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알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법원은 건축물의 ‘하자’를 완성된 건물에 계약 내용과 다른 기능적 결함이 있거나, 거래 관념상 통상 갖추어야 할 품질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경우로 정의한다(대법원 2015. 10. 29. 선고 2012다23764, 2012다23771 판결, 대법원 2008. 6. 26. 선고 2005다56193, 2005다56209 판결). 층간소음 차단 성능이 이 기준에 미치지 못하면 하자로 볼 수 있다는 것이 법원의 입장이다.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은 세대 내 층간바닥이 경량충격음(숟가락 등이 떨어지는 소리)과 중량충격음(발걸음·뛰는 소리) 모두 49dB 이하가 되도록 규정하고 있다. 나아가 2022. 8. 4.부터는 시공 이후 실제 차단성능을 검증하는 바닥충격음 성능검사제(사후확인제)가 도입되어, 성능 미달 시 보완시공을 권고할 수 있게 되었다. 다만 법원은 강화된 기준을 그 이전에 사업승인을 받은 아파트에 그대로 소급 적용할 수는 없으며, 건축 당시의 기술 수준과 시공 현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판단한 바 있다(대법원 2008. 6. 26. 선고 2005다56193, 2005다56209 판결).
최근 법원은 특정 아파트 단지에 시공된 강화마루에서 입주자가 걸어 다닐 때마다 ‘찌그덕’ 소리가 반복·지속적으로 발생하고, 하자심사위원회에서도 일반하자로 판정한 경우 “거래관념상 통상 갖춰야 할 품질을 충족하지 못한 하자”로 보아 시공사에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 바 있고(서울고등법원 2020. 8. 20. 선고 2018나2017745 판결), 다가구주택 신축 시 설계도면에 완충재(층간소음재) 시공이 명시돼 있었음에도 이를 생략하고 전체 두께만 맞춰 시공한 경우, 이는 명백한 설계도면 위반의 하자로서 하자보수비 상당의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판단한 바 있다(수원지방법원 2023. 11. 23. 선고 2021나106989 판결).
반면 대법원은, 2000년대 초반 이전 사업승인을 받은 아파트에서 현행 기준을 초과하는 소음이 측정되더라도 당시 일반적인 바닥 시공 수준과 별다른 차이가 없었고, 완충재 사용이 법적으로 강제되지 않았던 점 등을 근거로 하자를 인정하지 않은 사례도 있다(대법원 2015. 10. 29. 선고 2012다23764, 2012다23771 판결). 건설사가 당시 기준과 기술 수준에 맞게 시공하였다면 책임을 묻기 어렵다는 취지다.
이처럼 층간소음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분양 계약 내용과 설계도면에 완충재 등 소음 차단 시공이 명시돼 있었는지, 실제 시공이 이와 일치하는지, 그리고 소음 측정값이 법령 기준을 얼마나 초과하는지를 반드시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고, 이러한 사실관계들에 따라 하자소송의 승패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