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연안선사 고유가 직격탄... '유류할증료 폭등'

2026.08.09 10:24:25 10면

정부 유가정책 바다 대중교통 외면 우려
면세유 유가연동보조금 지원 대상 제외

 

중동 사태 장기화로 국제유가가 치솟으면서 '바다의 대중교통' 여객선 유료할증료도 줄줄이 인상되고 있다. 정부가 민생 안정을 명목으로 육상 교통에는 유류비 지원 카드를 꺼내 든 것과 달리, 여객선은 사각지대에 방치돼 있어 형평성 논란과 함께 생존마저 위협을 받고 있다.

 

◇유류할증료 폭등…주요 항로 '직격탄' 

한국해운조합 및 인천해수청에 따르면, 최근 급등한 국제유가 여파로 연안여객선 유류할증료가 최고 수준인 12단계까지 치솟는 등 올해 1월 823원에서 4월 1351원, 기존 6% 수준이던 유류할증료는 18%로 급등했고, 8월 기준 현재 1215원으로 하향된 상태다.

 

따라서 인천지역 선사들은 공공요금 성격을 띤 연안여객선 운임 특성상 유가 상승분을 임의로 전가할 수 없어, 한계에 달한 유류할증료 상한선 적용만으로도 경영불안은 극에 달하고 있다.

 

정부의 정책적 외면도 문제를 키우고 있다. 화물차, 버스, 택시 등 육상 사업용 차량은 면세유의 일정 가격 초과분의 일부를 지원하는 ‘유가연동보조금’ 제도를 가동 중이지만 연안여객선과 어선은 지원 대상에서 전면 배제되어 치솟는 유가 상승분을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인천의 여객선사 관계자는 "육상 대중교통은 세금으로 보호받으면서, 바다를 건너야만 살 수 있는 도서민과 바다를 터전으로 삼은 업계는 정부 정책의 사각지대에 내팽개쳐진 꼴"이라며 불만을 토했다.

 

◇재정 한계 인천시, 'i 바다패스' 타시도민 지원 중단

지자체 역시 치솟는 유가와 늘어나는 재정 부담의 직격탄을 맞았다. 

 

인천시는 그동안 섬 관광 활성화와 교통복지 차원에서 인천 시민뿐만 아니라 타 시·도민 방문객에게도 연안여객선 운임의 일부를 지원하는 ‘인천 i 바다패스’ 정책을 펼쳐왔다.그러나 유가 폭등으로 유류할증료가 치솟고 이용객까지 급증하면서 재정 부족 사태가 발생했다. 

 

결국 시는 지방재정 건전성 악화를 방어하고 필수 예산을 지키기 위해 타 시·도민 대상 운임 지원 사업을 불가피하게 조기 중단했다. 다만, 도서 지역 주민, 인천 시민, 군 장병 면회객 등 시민들의 기본적인 삶과 직결된 최소한의 필수 지원 대상을 유지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선사들의 경영난이나 관광객의 비용 부담을 넘어, 도서 지역 주민들의 생존권 자체를 위협하고 있다. 의료, 교육, 행정 서비스 이용을 위해 육지를 오가야 하는 도서민들에게 여객선 요금 인상은 곧 일상생활의 마비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업계는 지방정부의 예산 투입만으로 한계가 있는만큼, 중앙정부가 나서서 연안여객선을 유가연동보조금 지급 대상에 즉각 포함시켜야 한다며, 고유가의 파고 속에서 붕괴하지 않도록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배를 띄울수록 적자"… 고유가 어민·섬 주민 생존권

해운·수산업계와 함께 도서 지역 주민들도 사상 최악의 이중고를 겪고 있다. 정부와 국회가 민생 안정을 위해 한시적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으나, 현장에서는 반복되는 일몰 제도의 대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국회에서 농어업·도서지역용 석유류 부가가치세 면제 과세특례의 일몰 기한 연장 발의안이 통과되면서 어민들은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다. 어선 조업 비용 중 연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30%를 웃도는 상황에서 면세 혜택마저 종료됐다면 줄도산이 불가피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장의 반응은 씁쓸하다. 1986년 제도 도입 이수 수십 년째 2~3년 주기로 일몰 연장이 반복되면서 어민들은 매번 생존의 기로에서 심리적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기후변화와 수입 개방 압박 속에서 '땜질식 단기 연장'이 아닌 완전한 제도 상시화가 절실하다는 지적이 거세다.

 

한 해운업계 관계자는 "지자체 재정에만 의존하는 사후약방문 식의 지원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연안 여객선과 어업을 철도나 시내버스처럼 국가 필수 공공 인프라로 격상시키고, 유가 폭등 시 정부가 충격을 직접 흡수할 수 있는 상시적이고 탄력적인 제도적 안전망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경기신문 / 인천 = 박영재 기자 ]

박영재 pak@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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